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6-05-28 06:29 (목)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의정단상

[의정단상] 초심은 항심(恒心)으로 증명된다

Second alt text
윤준병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정읍시고창군)

최근 온라인에서 곤충학계를 놀라게 한 초등학생의 연구를 접했다. 일본의 한 초등학생이 “나비가 애벌레 시절의 기억을 가지고 있을까?”라는 호기심으로 직접 실험에 나선 것이다. 이 학생은 미국 곤충학자의 연구를 참고해 애벌레에게 라벤더 향과 함께 약한 자극을 반복적으로 주었고, 시간이 지나 나비가 된 뒤에도 라벤더 향을 피하는 행동을 보였다고 한다. 나비가 애벌레 시절을 기억한다는 것이다.

나비가 애벌레 시절을 기억하듯, 정치인에게도 끝까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초심’이다. 선거철이 되면 후보자들은 시민 앞에서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더 나은 지역을 만들겠다는 다짐과 시민을 위한 헌신도 함께 약속한다. 그러나 초심을 끝까지 지킨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이번 지방선거에 앞서 필자의 초심은 ‘원칙’과 ‘공정함’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으로서 특정인을 위한 공천이 아니라, 당원과 시민의 선택이 최대한 공정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원칙과 기준을 지키고자 했다. 이번 경선은 그 어느 때보다 엄격한 기준과 검증 속에서 진행됐고, 후보자들 역시 치열한 경쟁과 평가를 거쳐야 했다. 경선 기간 동안 도지사 후보가 제명되고, 선거구가 변동되는 등 적지 않은 혼란도 있었다. 그러나 그럴수록 흔들리지 말아야 할 것은 결국 원칙과 공정함이었다.

이제 선택과 책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선거는 결국 시민의 심판대에 서는 일이다. 유권자들은 언제나 냉정하고 준엄하다. 그렇기에 마지막 순간까지 가장 중요하게 지켜야 할 것은 처음 시민 앞에서 했던 약속이다.

그러나 초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선거 때의 다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시간이 지나도 처음의 약속을 잊지 않는 일이다. 초심이 출발의 마음이라면, 항심(恒心)은 그 마음을 끝까지 지켜내는 힘이다. 권한이 커질수록 긴장감은 무뎌지고, 익숙함은 처음의 절실함을 잊게 만든다. 그래서 정치에서 더 중요한 것은 초심을 말하는 일이 아니라 끝까지 실천하는 항심이다.

지금 전북 앞에는 결코 가볍지 않은 과제들이 놓여 있다. 지방소멸과 인구감소, 청년 유출, 지역경제 침체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선거가 상대를 향한 비방과 갈등으로만 흐른다면 도민들의 피로감과 정치 혐오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제는 소모적인 대립과 정쟁을 넘어 지역의 미래와 도민의 삶을 위한 해법을 함께 고민해야 할 때다.

도민들이 정치에 바라는 것은 거창하지 않다. 선거 때와 당선 이후가 다르지 않은 정치, 약속했던 것을 잊지 않고 끝까지 실천하는 정치다. 시민은 결국 말보다 행동을 통해 정치의 진정성을 판단한다. 처음 시민 앞에서 했던 약속을 꾸준히 지켜낼 때 비로소 정치에 대한 신뢰도 회복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SNS에 올린 글에서 “권한을 가진다는 것은 동일한 양의 책임을 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시민이 맡겨준 자리는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지역의 변화와 시민의 삶을 위해 헌신해야 하는 자리라는 의미다.

 

얼마 남지 않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후보자들은 처음 시민 앞에 섰던 마음 그대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유권자들 역시 소중한 한 표로 지역의 미래를 선택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결국 시민의 참여를 통해 완성된다. 서로를 존중하는 성숙한 경쟁 속에서 이번 지방선거가 지역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마무리되길 기대한다.

윤준병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정읍시고창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