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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문 잠긴 ‘무더위 쉼터’는 취약계층 방치다

고령층과 취약계층에게 초여름 폭염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생명까지 위협하는 재난이다. 지자체마다 폭염대책기간을 선포하고 ‘무더위 쉼터’ 지정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기요금 부담 탓에 집에서 마음 놓고 에어컨 한번 켜지 못하는 홀몸 어르신들에게 무더위 쉼터는 가뭄의 단비 같은 안식처다. 하지만 정작 폭염을 피해 쉼터를 찾은 어르신들이 굳게 잠긴 문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하는 황당한 현실 앞에서 보건·안전행정의 허술한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실제 전주시가 지정해 운영 중인 무더위 쉼터는 총 369곳에 달하지만,  본보의 취재 결과 도심 속 무더위 쉼터 8곳 중 무려 3곳이 대낮 운영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문이 잠겨 있었다. 이는 지정 시설의 상당수가 유명무실하게 방치되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뙤약볕을 뚫고 힘들게 걸어온 80~90대 고령의 어르신들이 잠긴 문 앞에서 느꼈을 좌절감과 건강상의 위험을 생각하면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문 잠긴 쉼터는 취약계층의 생명줄을 방치한 것이나 다름없다.

상황이 이런데도 지자체는 “인력이 부족하지만 구청 담당자를 통해 현장을 점검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에 그치고 있다. 인력부족이라는 핑계는 도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재난대비 행정에서 결코 면죄부가 될 수 없다. 무더위 쉼터의 본질을 생각하면 이렇듯 안이한 태도로 대처해서는 안된다. 기온이 급등하는 시간대에 실제로 문이 열려있는지, 냉방기는 고장 없이 작동하는지, 관리주체는 명확한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실질적 관리’가 필수적이다. 지정에만 급급한 채 사후관리를 민간자율이나 노인회장 등 개인의 봉사에만 맡겨두니 이 같은 공백이 발생하는 것이다.

지자체는 당장 관내 모든 무더위 쉼터에 대한 전수 점검에 착수해야 한다. 운영시간 준수 여부를 상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관리책임자가 자리를 비울 경우를 대비해 대체 관리 인력을 매칭하는 등 구체적인 보완책을 마련하라. 아울러 야간이나 주말 등 폭염 사각지대 시간대에도 개방할 수 있는 거점형 쉼터의 확대도 시급하다. 폭염은 행정의 사정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생색내기식 행정에서 벗어나 도민의 삶을 촘촘히 챙기는 책임 있는 ‘밀착행정’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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