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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겨울 바닷바람이 차다. 고군산 선유도 초분공원(草墳公園)이 있는 이곳은 더욱 쓸쓸하다. 이즈음의 계절은 사람의 생을 돌아보며 스러지는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하기에 적기인 듯싶다. 삶은 어쩌면 바람처럼 스치듯 지나며 연을 잇는 것일 수도 있으니 땅 위 자연의 바람을 맞으며 육탈을 한 풍장(風葬)의 풍습과 초분의 흔적이 있는 곳에 마음과 발길이 간다. 바람의 장례를 치루고 자연에 소멸을 시키는 풍장과 임시 무덤의 개념인 초분은 분명 다르지만, 초분은 땅에 묻히지 않고 육탈을 하는 풍장의 한 방식이다. 그러다 보니 초분이 있던 고군산 섬들의 풍경이 황동규 시인의 연작시 『풍장』에 등장한다. 내 세상 뜨면 풍장시켜다오 / 섭섭하지 않게 옷은 입은 채로 전자시계는 가는 채로 손목에 달아 놓고 아주 춥지는 않게. 선유도 지나 무인도 지나 통통 소리 지나 배가 육지에 허리 대는 기척에 잠시 정신을 잃고 가방 벗기우고 옷 벗기우고. 안보이듯 바라보며 살을 말리게 해다오 어금니에 박혀 녹스는 백금 조각도 바람 속에 빛나게 해다오 / 바람을 이불처럼 덮고 화장도 해탈도 없이 이불 여미듯 바람을 여미고 마지막으로 몸의 피가 마를 때까지 바람과 놀게 해다오 실제 바닷가 섬인 고군산도와 부안의 위도와 계화도, 해안 인근인 고창의 월성리와 죽림리 등에 초분이 최근까지 있었다. 대부분 초분을 만든 이유도 여럿인데, 정월에 돌아가셨기 때문에 이 달에 땅을 파면 땅신이 노한다는 설, 출어시기 땅을 파면 해가 되기 때문이거나 망인의 유언을 따른 경우도 있고, 시신의 육탈 후 명당이나 선산에 모시기 위해 초분을 쓰기도 했으며, 후손이 타 지역에 있어 임시 초분을 쓰고 이장을 못한 경우도 있었다. 우리지역에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초분들 중에는 도로공사나 방조제의 공사로 인해 이장을 했다가 산운이 맞지 않거나 액을 피하고 후손이 잘된다는 믿음에 따라 초분을 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초분의 풍습이 주로 섬과 해안지역에 남아 있어 섬을 중심으로 행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초분과 풍장은 오랜 세월동안 우리 땅 여러 지역에서 행해졌던 장례의 한 방식이다. 초분은 시신을 바로 땅에 묻지 않은 채 돌이나 나무 위에 관을 얹어 놓고 짚으로 엮은 이엉과 용마름으로 덮은 임시 무덤을 말한다. 초분의 모습도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데, 대부분의 초분은 돌을 깔아 덕대를 만들어 그 위에 관을 놓으므로 그 크기는 관의 길이에 비례한다. 그리고 파분하였다가 다시 만들어진 초분은 크기가 작고 정방형의 상자에 모신 경우엔 원뿔 형태이다. 초분의 이엉교체는 지역이나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아직 살아있는 사람이라 여겨 새옷을 입힌다라고 하며 가을 초가지붕 이엉을 교체하기 전에 초분의 이엉을 먼저 교체하거나 섣달그믐날 혹은 고인의 기일 등에 후손들이 제작하여 교체했다. 탈육 될 때가지 대략 2-3년 정도 초분에 안치했다가 분을 해체하여 뼈를 추스려 씻골(뼈를 씻는)한 후 땅에 묻기 때문에 두 번의 장례를 치루는 셈이라 2차장 혹은 복장이라고 하였다. 이렇게 초분을 만들고 해체하며 죽음을 최종적으로 재확인 하고 뼈를 깨끗하게 씻어 묻음으로써 다음 생에 다시 잘 태어나기를 기원하는 의미도 깃들어 있다고 한다. 그러한 연유로 본장(本葬)을 할 때까지 초분에 임시로 시신을 모셔두는 것으로 여겨 초빈(草殯), 출빈, 외빈, 고빈이라 불렸지만 빈소의 개념으로 상중의 의례를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역사적으로 초분과 이중 장례에 관한 기록과 사연들은 많이 있다. 초분은 장례풍속의 하나인 빈(殯)에서 유래하는데 백제 무령왕릉의 지석에는 왕이 사후 2년 3개월이 지난 뒤에야 3년상을 치루고 왕릉에 묻혔다는 장례의 기록이 조각되어 있다. 또한, 『삼국지』 위서 동이전에는 사자(死者)가 있으면 모두 가매장한다. 겨우 열수 있도록 하여 피육이 다하면 뼈를 취하여 그 곽(槨) 안에 두는데, 온 가족이 그 곽을 함께 사용한다했으며, 『삼국사기』 고구려편에는 발기(發岐)의 시체를 거두어 초장을 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조선왕조실록』과 『일성록』에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를 합장하려할 때, 객사했을 때, 집이 가난해서 장지를 구하지 못할 경우나 어린아이가 죽거나 전염병이 걸릴 경우 이장을 하다가 사고가 났을 경우에 초빈했던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신재효(1812-1884)의 《흥부전》엔 놀보의 심보를 말하며 사람마다 오장육부였지만 놀보는 오장칠부인 것이 심술보가 왼편 갈비 밑에 달려있어 심사가 말할 것이 없는데...새 초빈(草殯)에 불지르기, 이장할 때 뼈 감추기라는 초분과 관련 있는 내용이 등장한다. 마른 짚으로 이엉을 엮어 주로 만들기 때문에 불이나 짐승의 접근으로 인한 훼손의 위험에 후손들은 늘 노심초사였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왕조실록』에도 초빈에 불을 지른 죄로 벌을 받은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이렇듯 초분은 여러 이름으로 지칭되며 선조들의 오랜 풍습으로 이어온 장례의 형식이었다가 일제강점기에 위생법을 제정하면서 초분을 금지시키고 화장을 권장했고, 1970년대에 이르러 새마을운동의 생활개선 일환으로 정부가 법적으로 초분을 금지하며 점차 그 흔적이 사라졌다. 고군산내 선유도와 무녀도의 초분들도 마찬가지였다. 가장 최근까지 초분이 있었던 무녀도에서도 이젠 그 흔적이 주민들의 기억과 떠도는 말로만 남아있다. 맨 마지막까지 있던 초분엔 부안 위도 사람이 모셔졌지 8년인가 10년인가 된 것 같소. 그 양반은 처가가 무녀도라 여그서 살다 갔재. 저그 무녀봉 기슭에 있었어. 그 초분은 우리도 봤재 그러다 고향으로 모셨는지 근처 묘를 썼는지 어느새 없어져 버렸어 그리고 어릴 적이지만, 아직도 기억나요. 아버지를 바닥 판판한 돌 위에 모셨고 위엔 짚풀로 이엉을 엮어서 초가집마냥 초분을 썻어요. 그러다 나라에서 금지해서 초분을 없애고 아버지를 모시고 산소를 쓰려고 올라갔던 그 산길이 아직도 생생혀요 무녀도에서 오랜 세월을 거치며 지내온 어르신들의 초분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제 초분의 토속 장례풍습은 사라졌고 그 흔적은 선유도에 재현한 초분공원에서나 만나 볼 수 있다. 초겨울 그 언덕에서 황동규의 『풍장』을 읊조리다 조용필의 노래 <바람이 전하는 말>을 들어본다. 같은 시선으로 바다를 담담하게 바라보며 저 바람소리가 그저 바람소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는 노랫말에 쓸쓸한 안부를 흘려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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