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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벅뚜벅 전북여행] 김제 심포항에서 망해사까지 뚜벅이 여행

한적하고 조용히 걸음하면 좋을 장소를 소개해 드릴 텐데요. 바로 새만금바람길의 한 코스중 하나를 추천해드리려고 합니다. 바다와 대면하면서 가볍게 걸으며 새소리 바람소리 들을 수 있는 곳. 오솔길을 걸으며 가슴 트이는 전망대에 올라 시원스런 풍경을 품어볼 수 있는 곳.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절`로 알려진 고즈넉한 사찰까지 한나절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심포항에서 두곡서원과 망해사까지 `나 홀로 전북투어` 이제 시작합니다.​ 오늘의 나 홀로 전북투어 코스는 심포항에서 시작하려 합니다. 심포항까지 개통된 새만금 동서도로를 달려 심포항에 도착하여 도보로 출발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새만금 서쪽 신항만과 동쪽 새만금에서 전주 고속도로를 잇는 새만금 동서도로 신시도에서 심포항 구간까지 개통되어 교통이 더욱 편리해졌는데요. 바다를 가르는 도로를 달리는 기분은 시원스럽고 상쾌한 기분까지 들게합니다. 공사 중인 곳도 있어 앞으로는 공원 등 조성된 쉼터에서 주변 경관을 보며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것 같아 정말 기대가 됩니다. ​ 심포항은 만경강 하구에서 유입되는 퇴적물이 축척되면서 백합의 주생산지였었다고 하는데 그만큼 조개구이집이 즐비했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새만금방조제로 백합은 사라지고 자연산 재첩 생산지로 변모하여 어민들의 새로운 소득원이 되었다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심포항의 식당가에는 재첩이 재료가 되는 칼국수, 비빔밥 등의 메뉴가 등장했더라고요.​ 조용하면서 작은 포구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주변에 휴식의 공간이 넉넉하게 마련되어 있어 쉼터의 역할까지도 해 내는 곳이었는데요. 잔잔한 물위에 휴식을 취하고 있는 배의 조용한 흔들림과 반영 또한 멋스런 하나의 풍경이 됩니다. 넓은 공원에는 쉼터가 잘 조성이 되어 있어서 바다를 바라보며 여유를 갖고 산책을 즐기듯 걷다가 휴식을 취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바다를 향해 앉아 한 눈에 바다와 하늘을 담아보아요. 바다와 하늘이 주는 여백은 편안함을 안겨주는 시간이 되더라고요.​ 새로 조성된 넓은 공원과 한가로이 떠 있는 배들도 구경하고 운치 있는 풍경과 더불어 봄의 초입에는 겨울철새들의 비상도 조망해 볼 수 있습니다.​ 서해의 풍광과 함께 붉게 물들어 심포항과 어우러진 낙조는 장관이라고 알려져 있는데요. 여행길의 한 장소에서 하루를 마감하며 맞는 해넘이의 멋진 풍경까지 맛 볼 수 있는 심포항입니다. ​ 심포항 입구에 있는 새만금 바람길 안내도를 보고 나무계단을 오르며 망해사쪽으로 새만금 바람길을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이름도 예쁜 바람길은 왠지 기분 좋게 온 몸을 건드리는 봄바람과 함께 걷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되는데요. 봄이 깊어가는 한적한 길을 걷는 시간이 기대가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겨울의 흔적이 남아있긴 하지만 길가에는 파릇한 새싹이 돋아나고 나무사이로 보이는 푸른 들녘의 풍경이 봄의 기운을 느끼게 해 주고 있었습니다. 고요할 것만 같았던 길을 한걸음 내 딛을 때마다 들리는 새소리는 일상생활에서는 접하기 힘든 자연의 소리였습니다.​ 나무사이로 파고드는 햇살이 발걸음을 더욱 기분 좋게 해 주었는데요. 혼자라도 누군가 동해하고 있는 듯 즐거운 산책길이었습니다.​ 지루함이 뭐지 싶게 평지를 걷다가 약간의 오르막길을 만나기도 했던 길에서 만난 전망대를 올라가 보기로 했습니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김제의 들녘, 새만금의 풍경과 심포항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오는데요. 추억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입니다. 시원한 봄바람과 360도로 탁 트인 시야에 들어오는 풍경에 매료되는 곳입니다. 다음 목적지가 가까워지고 있는데도 주변 풍경도 보고 새소리도 들으며 걷는 발걸음은 결코 서두를 필요가 없더라고요. 햇살이 내려앉는 의자에서 잠시 쉬어가도 좋을만큼 여행자에게 힐링의 시간이 주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살랑거리는 봄바람에 일부러 나른해져 보며 벤치에 앉아보면 어떨까요? 그러면 어느새 귓가에 봄을 노래하는 소리도 흥겹게 들려올 것 같네요. ​ 두곡서원은 정몽주, 강원기, 함부림의 충절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창건하여 위패를 모신 곳이라 하는데요. 건물의 규모는 3칸의 사우, 신물, 4칸의 영모재, 숭의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흥선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1972에 훼철되었다가 1901년 유림에 의해 제단을 마련하여 향사를 지내오다 1970년에 복원하였다 하네요. 현재 경내출입은 할 수 없어 외부에서 두곡서원의 그 의미와 모습만 보고 다음 코스인 망해사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 망해사는 두곡서원에서 도보로 그리 먼 거리는 아니었는데요. 입구에는 승려의 사리나 유골을 안치한 부도가 모여 있는 부도전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사찰에 가면 흔히 입구 쪽에 위치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망해사에 들어서기전 전통 기와가 얹어진 울타리 건너편의 풍경이 눈에 들어와 잠시 걸음을 멈추게 하는데요. 소나무와 어우러진 만경강 줄기의 풍경이 저를 압도했습니다. 망해사는 만경강 하류 진봉산 기슭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듯 자리하고 있는데 오랜역사에 비하면 작고 소박한 모습이라 할 수 있는 사찰입니다. 백제 642년에 부설거사가 이곳에 사찰을 지어 수도한 것이 시초라 합니다. 중국 당나라 승려가 중창하였지만 절터가 무너져 바다에 잠겨 조선시대때 진문대사가 망해사 낙서전(전라북도문화재자료 제128호)을 세웠고 1933년 김정희 화상이 보광전과 칠성각을 중수했다고 합니다.​ 망해사에 들어서면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오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팽나무입니다. 망해사의 중심이라 말하는 듯 바로앞에 흐르는 만경강과 마주하는 모습이 위엄있게 느껴졌습니다. 과거 서해바다와 벗삼 으며 지금까지 긴긴 시간을 함께 해 왔겠지요. 봄이 완연해지고 여름이 오면 초록색 잎들이 우거지면 더 멋진 풍경을 만날 볼 수 있을것 같아 기대가 되었습니다.​ 망해사의 이름은 기암괴석 벼랑위에서 망망대해를 바라본다는 의미가 있다고 하는데요. 이름에서 짐작했던 제 생각과 일치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러나 새만금이 들어서고 세월의 흐름에 망망대해의 뜻이 무색하게 느껴지겠지만 지금의 풍경이 주는 평온함과 안락함이 감동의 시간이었습니다.​ 종각은 바다와 가깝게 위치해 있어 특별한 풍경을 연출해 내고 있었는데요. 종각에서 울리는 종소리는 너른 서해바다 끝까지 잔잔하게 메아리로 전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곳은 전라북도 문화재 제128호로 지정된 낙서전입니다. 낙서전은 평면이 `ㄱ`자 형태로 건물 한 켠에는 마루를 놓고 그 위에 근래에 만든 종을 걸었고 다른 켠에는 방과 부엌이 딸려있어 건물이 법당겸 스님의 거처를 사용되었을 거라 합니다. 나무기둥의 모양이 불규칙하여 자연미가 느껴지는 건물입니다.​ 망해사의 낙서전 앞마당에서 자라는 팽나무는 수령이 약 400년이 된 보호수로 전라북도 기념물 제114호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습니다. 팽나무 두 그루는 낙서전을 창건할 당시 그 기념으로 심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팽나무는 낙서전과 서해의 아름다운 낙조와 함께 망해사의 명물로 알려져 있다고 하니 다음에는 그 풍경을 직접 꼭 봐야겠습니다. 삼성각은 경내에서 운치 있는 돌계단으로 이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데 사찰에서 산신, 칠성, 독성을 함께 모시는 건물로 보통 전각은 사찰 뒤쪽에 위치한 게 일반적인데 각 신앙의 존상과 탱화를 모시는 곳입니다. ​ 낙서전과 울타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위치한 극락전은 망해사의 중심이 되는 건물이었는데요. 극락전 현판 양쪽에는 용맹스러움이 느껴지는 청룡과 황룡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극락전 옆쪽에는 소원이 적힌 기와들이 있었는데 각자의 바램들이 다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바람이 불면 처마끝 작은 종이 은은하게 울려오고 만경강을 바라보며 울타리를 따라 천천히 걸으면 세상에 이런 호사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코로나의 시름도 잊고 도심에서의 바빴던 일상을 뒤로 하며 자연과 벗 삼는 일이야말로 일상으로 돌아가기전 방전되었던 몸과 맘을 완충하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망해사는 작은 규모의 사찰이지만 그래서인지 천천히 여유 있는 발걸음으로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 둘러보게 되었습니다. 충분하게 보고 느끼고 그랬다고 생각했는데도 여행을 마치고 나면 뒤돌아서 나오는 발걸음에 아쉬움이 묻어왔기에 그래서 또 다시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다녀본 비대면의 나홀로 여행코스 어떠셨어요? ​ 심포항과 망해사의 노을은 알려진 것처럼 빼 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라고 하는데 조용하고 한적한 이곳에서 보는 해넘이 풍경을 보며 하루를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지는 건 특별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비대면으로 즐기는 자연과의 조우는 코로나로 지친일상의 잔잔한 활력을 선사해 주었는데요.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게 되어도 여행의 여운은 오랜 시간 기억에 남아 있을듯 합니다. ​ 지도검색 : 심포항, 망해사, 두곡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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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07 17:38

[문화&공감 2021 시민기자가 뛴다] 로컬과 문화유산 담론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 ‘창작과 향유의 직조’

로컬과 문화유산은 어디를 향해 가는가. 전주의 문학인, 예술가, 운동가들의 사랑방이며 요즘 청춘들도 방문하는 곳이 있다. 맛있고 멋있는 전주 각계 사람들이 2차로 모여 이야기를 나누다 신명난 가락이 펼쳐지는 곳. 전주 다가동의 새벽강이다. 30년이 흘렀다. 둥지를 옮기기도 했다. 그 강은 한옥거리, 동문거리, 서점거리, 차이나타운, 웨리단길 등 다양한 이름들이 흘러있다. 2019년, 내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되었다. 새벽강의 장면, 소리, 맛이 좋아 문득 문득 그곳을 찾아간다. 단촐한 식탁, 주인과 손님 구별이 없는 서빙 체제, 지역 예술인들의 손때 묻은 작품, 기타와 이런 저런 악기들. - 海霧, 전주 새벽강, 다음 블로그 <봐라, 달이 뒤를 쫓는다.>, 2009.02.13. 새벽강을 로컬크리에이터라 할 수 있을까. 무형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을까. 제도적 정의를 살피면 두 가지 모두 해당하지 않는다. 반면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가 새벽강에 없는가? 그렇게 물어본다면 어느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 중소벤처기업부는 로컬크리에이터란 지역의 자연환경, 문화적 자산을 소재로 창의성과 혁신을 통해 사업적 가치를 창출하는 창업가라고 정의한다. 유네스코에서는 무형문화유산이라 함은 공동체, 집단 및 개인들이 그들의 문화유산의 일부분으로 인식하는 실행, 표출, 표현, 지식 및 기술뿐 아니라 이와 관련된 전달 도구, 사물, 유물 및 문화 공간 모두라고 정의한다. 공통점은 분명하다. 현대사회 획일화에 관한 대안이지만 개념과 영역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출발은 같았다. 1920년대부터 근대(modern)의 반대 의미로 전통(tradition), 향토(local), 민속(folk)이 취급되었다. 일제 강점기라는 시기적 의도가 다분히 첨가되었다. 1894년 갑오개혁 이후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은 과거의 끈을 삭제하였다. 1970년대 초부터 시행된 새마을 운동을 필두로 새로운 문화와 산업, 이데올로기가 삽입되었다. 우린 더 이상 한복 입은 할머니의 모습이나 초가집의 풍경을 추억하지 못하며, 그리워하지 못한다. 현대사회의 키워드인 경쟁과 비교, 성장의 지향점에서 지방, 향토, 문화유산은 항상 열위를 차지한다. 「문화재보호법」은 문화재 보존 및 활용으로 국민의 문화적 향상 도모와 인류문화 발전 기여를 목적하며 1962년에 제정되었다. 이른 제도화는 무형문화재 지정에서 문제가 일어났다. 무형문화재 개념을 채 정립하기 전에 무형문화재를 지정되면서 일부 오류가 생겼다. 역량 있는 장인이 있더라도 마땅한 심사위원이 부족하거나, 충분한 검증이 안 된 채 지정하였다. 고령의 실기자임에도 종목의 역사적 타당성을 기술하지 못하면 탈락하기도 했다. 소목장(小木匠)은 목조건축물을 제외한 목가구를 제작하는 장인이다. 단연 소목장의 영역에는 우리의 밥상이었던 소반도 포함된다. 그러나 종목상에는 소목장과 소반장이 별도로 지정되어 있다. 또는 조선시대에는 활을 만드는 궁인(弓人)과 화살을 제작하는 시인(矢人)이 있다. 현재 무형문화재로는 궁시장(弓矢匠)이라 하여 통합 지정하였다. 변수들은 왜 나타날까. 바로 제도화로 인한 지정 때문이다. 전통사회의 장인들은 당시 기술직들이었다. 지금 우리 곳곳에 볼 수 있는 엔지니어, 제조업자, 공예가의 과거 버전이다. 그들은 직업으로서 일상 속에 살았다. 직업을 바꾸거나 직장을 옮기기도 새로운 기술을 배우기도 했다. 그런 유연한 삶 속에 존재하던 일이 제도와 지정을 거치며 고정되었다. 무형문화재 제도의 시작은 삶 속에서 시들지 말고 더욱 힘찬 날개를 펼치라는 조력이었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제도가 설립하고 사라지지 않도록 빠른 속도로 지정이 이뤄졌다. 씨실과 날줄로 엮어있던 생태계는 사라졌고 무형문화재 종목만 남았고 바라만 보았다. 지정 이후에는 무형문화재에 관한 보도와 기록화에 열을 쏟는다. 그 사이 향유했던 문화는 잊혀져갔다. 활성화는 사회문화적 맥락과 함께 고민해야 한다. 가령 전북 선자장들이 여럿 존재하는 것은 전북 선비와 예인들이 있었던 과거와 국악인과 한학자들의 오늘 덕분이다. 만신들이 건재한 이유는 여전히 가정의 안녕을 위해 굿판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창작자와 향유자, 그 궤도에 어느 하나 빠지면 우리는 영영 이 멋진 풍경들을 마주할 수 없다. 제도화는 누구에게 향해 있는가? 무엇을 위해 그들을 지정하는가? 그 답은 우리 모두가 꿈꾸는 건강한 생태계가 아닐지 생각해 본다. 로컬과 문화유산의 담론은 포스트모더니즘의 흐름과 함께한다. 일반(一般)에 반하는 도전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윗세대가 성취한 모더니즘의 결과에 이면을 찾는 중이다. 인생의 정답이 정해져 있고, 한 우물만 파는 것이 옳다고 천명하는 부모님께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다. 그러나 일반이 말하는 정답. 그 바깥에서 새로운 답을 찾는 여정이기에 모호함을 동반자로 둘 수밖에 없다. 코스가 정해진 깃발여행이 아닌 우연한 즐거움이 있는 배낭여행이기 때문이다. 로컬크리에이터과 문화유산에 관해 계속해서 새로운 대답들이 쏟아질 것이다. 축적의 시간이다. 우리는 그 시간을 즐겨야 한다. 더욱 질문해야 한다. 터전과 제도 사이에 끊임없이 짚어봐야 한다. 우리가 꿈꾸는 생태계 속에 누가 향유하고 즐기고 있는지 끊임없이 상상하자. 그렇게 正과 反이 충분히 소화되어 다시 合이 되는 어느 날을 기약한다. /설지희 썰지연구소 소장 설지희 썰지연구소 소장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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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06 17:50

[참여&소통 2021 시민기자가 뛴다] (1) 노인일자리 사업

집에만 있을 때는 건강이 안 좋고 힘들었는데 일을 하게 되니까 몸도 좋아지고 사람들하고 함께 있으니 마음도 편하죠. 자식들한테 용돈 달라고 손 벌리지 않아서 좋고 3년째 전주천변 하천정화사업에 나가고 있는 김순희 어르신(78가명)은 일주일에 23번씩 아침 일찍 전주 한옥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전주천변에 나가 폐지를 줍고 쓰레기 치우는 일을 한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중간에 일을 쉴 때는 마음도 불안하고 언제 다시 시작하나 기다려졌다고 한다. 김 할머니가 참여하고 있는 노인일자리 사업은 노인의 사회활동 참여를 높이고 노인빈곤을 완화하기 위한 대표적인 노인복지사업이다. 이 사업은 일부 세금 살포하기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차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낳고 있다. 7080대 노인 참여자의 빈곤 개선 효과 뿐만 아니라 우울과 고독, 상실감 등을 낮추고 삶의 만족도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시절인 2004년 시작된 이 사업은 전국적으로 3만5000개에서 2021년 현재 80만개에 이르고 있다. 투입된 예산은 292억원에서 1조3000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현재 정부가 시행하는 노인일자리 사업은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크게 공공형과 사회서비스형, 민간형 등 세부분으로 나뉜다. 한국노인력개발원(2020)에 따르면 이 사업을 위한 수행기관은 지역내 노인복지관, 대한노인회, 시니어클럽 등 전국적으로 1291개에 이르며 전담인력은 4383명이다. 이중 노인일자리 사업의 73.8%를 차지하는 공익활동은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가 대상이며 1년 중 11개월 동안 일한다. 하루 3시간씩 한 달 30시간 일하고 27만원을 받는다. 프로그램 유형은 노노케어를 비롯해 취약계층 지원, 공공시설 봉사, 경륜전수활동, 지역상생활동 등이다. 참가자의 평균연령은 76.3세며 여성노인 참여자가 남성노인 참여자보다 2.4배 많다. 사회서비스형은 사회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지역사회 돌봄, 안전과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자리로 만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다. 주 15시간, 월 60시간을 근무하며 주휴수당을 포함해 70여만 원이 지급된다, 2019년 2만개에서 2021년 4만5000개로 대폭 확대되었다. 정부에서 베이비부머 등 신노년층을 겨냥해 마련했다. 교육시설 학습보조, 시니어컨설턴트, 시니어 안전모니터링 등 4개 분야 13개 유형에 종사하게 된다. 민간형에는 시장형사업단, 취업알선형, 시니어인턴십, 고령자친화기업 등 4가지 유형이 있다. 이중 시장형사업단은 대개 공익활동에 비해 노동강도가 높지만 참여자의 44%가 평균 27만원 미만으로 임금이 낮은 편이다. 시니어인턴십은 기업이 60세 이상 노인을 3개월간의 인턴십 참여후 계속 근로계약을 체결하면 월 37만원씩 최대 222만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또 고령자친화기업은 다수의 고령자를 고용하고 있거나 추가 고용하는 기업에 개소당 3년에 걸쳐 25억원의 사업비 등을 지원한다. 2011년에 시작해 2020년까지 전국적으로 253개가 설립됐다. 전북에는 카페 우정(전주효자시니어클럽), 새참수레(완주시니어클럽), 전주 또바기협동조합(전주시니어클럽) 등 10여개가 운영되고 있으나 몇몇을 제외하고 어려운 형편이다. 그러면 노인일자리 사업의 개선점은 뭘까. 이화여대 산학협력단(2020)은 일자리 미스매치가 심하고, 불합리한 체계로 일자리 개발에 제약이 있으며 수행기관 간 칸막이로 인해 서비스가 분절되어 있다고 평가했다. 결과적으로 일자리 수만 늘렸을 뿐 노인의 빈곤율 감소에는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일자리 개발과 함께 사업참여 노인수를 확대해야 한다. 나아가 활동비도 인상해야 한다. 문제는 재정인데 문재인 대통령도 당초 국정과제로 노인의 공익활동 참여수당을 2020년까지 40만원으로 인상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더불어 베이비붐 세대가 2020년부터 노인층으로 진입하면서 노인일자리의 세대교체 준비도 필요하다. 가령 드론 전문가나 유튜브 영상 제작자, 코딩 교육자 등 새로운 노인세대를 위한 다양한 일자리 유형이 운영되어야 한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김수린 박사는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비대면 형태의 노인일자리를 적극 개발해야 한다.면서 식자재 배달, 시니어북 딜리버리, ICT 스마트 돌봄케어 시범사업, 건강파트너(코로나 블루 예방) 등과 환경개선 관련사업이나 공영시설관리 등 실외활동 노인일자리 발굴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노인 노동 및 일자리와 관련된 법률은 노인복지법과 저출산고령화사회기본법,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법률, 고용정책기본법 등 4가지다. 하지만 이들 법률은 노인에 대한 정의에서부터 노인일자리와 노인일자리 사업 등에 대한 내용 규정이 명확하지 못한 한계를 지니고 있다. 노인복지법은 제23조 제1항에서 노인일자리에 대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노력하여야 한다고 임의규정으로 하고 있으나 이를 하여야 한다로 강제규정화 해야 한다. 또 제23조의2에서 노인일자리 전담기관을 규정하고 있으나 내용이 추상적이고 명료하지 못하다. 다른 법률 역시 각각 다른 목적으로 제정돼 노인일자리 사업만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 노인복지법상에서 노인일자리 부분을 분리하여 노인일자리 사업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노인일자리지원 기본계획 수립, 지원체계 구축, 실태조사, 노인일자리 유형에 따른 지원, 지원에 대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의무, 지역사회 내 사회참여 활성화, 노인자원봉사활동, 노인여가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 노인참여종합지원시스템 구축 등 노인일자리와 관련된 내용을 구체적으로 규정한 단독법률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20대 국회에서 김광수, 인재근, 천정배 의원 등이 노인일자리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제출한 바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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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05 20:04

[뉴스와 인물] 윤종호 전북지방환경청장 “새만금 수질개선, 지역사회 소통 강화할 것”

지난 2월 8일 취임한 윤종호(54) 제22대 전북지방환경청장. 그간 윤 청장은 지역 환경문제를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현장행보를 이어왔다. 새만금 해수유통 문제, 고농도 미세먼지 문제 등 윤 청장 앞에 놓인 과제도 만만치 않다. 윤 청장을 만나 지역 환경 현안과 이에 대한 대응책을 들어봤다. 윤종호 전북지방환경청장이 전북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환경대책에 대해 말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 취임 두 달이 다 되어갑니다. 그동안 많이 바쁘셨을 것 같습니다. 아름답고 청정한 전북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지역사회와 함께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맑고 깨끗한 전북 환경을 만드는데 일조해야겠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부임 후 약 두달 동안 지역사회와 소통협력 강화를 위해 여러 지자체장과 유관 기관장들을 만났고, 전북지역의 환경현안 해결을 위한 현장점검에 집중했습니다. 우선,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총력대응을 위해 지자체장님과 면담을 통해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인 협조와 이행을 요청했고, 소각시설 등 미세먼지 배출 사업장을 점검했습니다. 또한, 미래차 보급을 위한 핵심사업인 수소충전소 구축 현장을 확인하고, 새만금 사업지역, 왕궁 현업축사 매입 지역 및 새만금유역 환경기초시설 등을 방문해 새만금 수질개선 사업에 대한 추진상황을 점검했습니다. - 청장님께서 추진하고자 하는 환경대책에 대해 말씀해주시지요. 녹색사회 전환을 위한 지역사회 기반 마련을 목표로 금년도 업무계획을 수립했으며, 이에 맞춰 주요 4대 과제를 선정했습니다. 첫 번째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지역기반 강화입니다. 친환경에너지 보급 및 온실가스 발생 저감에 앞장서겠으며, 전북지역 생태복원을 통한 탄소흡수 강화, 녹색전환 가속화를 위한 지역사회의 참여 유도를 위해 다양한 교육홍보를 추진합니다. 두 번째는 실질적 통합물관리 실현으로 유역관리체계 확립입니다. 하천관리 일원화 정착의 원활한 준비 및 관계기관 협업으로 홍수기 대비에 만전을 기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아름다운 강산이 공존하는 지역 고유의 생태계 보전과 서비스 강화입니다. 고창 운곡습지 및 정읍 월영습지 등 생태계 우수지역 보전관리를 강화할 것이며, 환경영향평가 협의 및 사후관리 내실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개발과 보전에 힘쓰겠습니다. - 그린뉴딜, 탄소중립 실현 등을 약속하셨습니다. 현재까지 어디까지 진행됐나요. 환경부는 지난해 7월 경제사회의 과감한 녹색전환을 위한 그린뉴딜 방안 발표와 12월에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추진전략 및 비전을 발표하고, 올해 3월 2일에는 2021년 탄소중립 이행계획을 수립했습니다. 녹색전환을 위한 지역기반 강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탄소배출 및 온실가스 발생 감축을 위해 수소충전소 설치사업, 환경기초시설 내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사업 등 친환경에너지 보급 확대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5년부터 새만금 생태의 자연성 회복 및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추진중인 환경생태용지 1단계(부안군 하서면 장신리 일원) 조성사업은 올해 3월 준공했습니다. 환경생태용지내 야생동식물 서식을 위한 습지 등을 조성하고, 수목 식재(69ha) 및 태양광 발전시설(100kw),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했습니다. - 전북은 지역특성과 맞지 않게 미세 먼지가 높은 수준입니다. 대응책을 들려주시죠. 전북지역은 초미세먼지(PM2.5) 배출량이 국내 총 배출량 대비 3.9%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초미세먼지 평균농도는 전국 평균(18㎍/㎥) 보다 높게(전북 20㎍/㎥) 나타났습니다. 전북지역이 동고서저와 거대산맥으로 둘러싸여 있는 분지형태로 서쪽에서 유입된 먼지가 산을 넘지 못해 정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전북지방환경청은 전북지역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생활산업수송 등 분야별로 미세먼지 발생원과 배출량 저감대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도로에서 재비산되는 먼지를 저감하기 위해 전북도 및 14개 시군과 함께 31개 도로에 대해 노면 청소차 운영을 확대하는 등 관리를 강화했습니다. 이와 함께, 올해 국비 502억 원을 지원해 LPG 신차 구입, 노후 경유차량 조기폐차 및 DPF 부착 지원, 건설기계 엔진교체 등 자동차배출가스 저감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 최근 새만금호 해수유통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먼저 새만금호의 해수 유통에 대해서는 수질 전망과 농업용수 공급계획, 내부개발사업 계획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새만금위원회에서 해수 유통 여부를 결정할 사항입니다. 지난해 11월에 개최된 제24차 새만금 위원회에서 배수갑문 확대 운영(일 1회2회)이 결정됐고, 올해 2월 제25차 새만금 위원회에서는 후속 수질관리대책 중 단기대책 종료 시기인 2023년 이후 종합평가를 통해 목표수질을 재검토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월 1회 추진하던 새만금호 수질분석을 월 2회로 확대해 배수갑문 운영 확대에 따른 수질개선 효과를 지속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2020년 마무리된 새만금유역 2단계 환경개선 종합대책의 후속대책을 수립하는 해로, 향후 후속대책이 충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과제관리를 강화할 계획입니다. 또 새만금 상류 수질오염원 저감을 위해 익산 왕궁 현업축사 매입사업을 지속 추진하고, 공공하폐수처리시설 설치 등 환경기초시설 투자도 차질없이 추진할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새만금위원회에서 해수 유통에 대한 합리적인 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과학적 기초자료를 확보제공할 계획이며, 지역사회와의 소통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 끝으로 전북도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환경보전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계속 높아지고 있으나, 반면 실천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경보전을 위해 일회용품 사용하지 않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쓰레기 분리배출하기, 에너지 절약 등 생활 속 작은 실천에 적극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 현재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탄소중립은 반드시 실현돼야 할 핵심과제입니다. 정부는 수소차충전소 확충, 미래차 보급 확대, 생태 복원 등 다양한 탄소중립 실현 방안을 추진중에 있으며, 충분한 소통과 공감을 통해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니, 도민 여러분의 지지와 협조를 부탁합니다. 1993년 제37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윤 청장은 해양환경 전문 행정가로 통한다. 그는 해양수산부 법무담당관실 근무를 시작으로 해양정책과, 부산지방청 환경안전과장, 국토해양부 국가건축정책기획단, 해수부 해양보전과장해양개발과장유통정책과장, 여수지방해양수산청장, 해수부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수석조사관 등 해수부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2012년 해수부 해양보전과장 재임 당시 육상폐기물 해양배출 제로화에 앞장, 입법화 등 제도 선진화를 주도했다. 하수오니와 가축분뇨, 음식물류 폐기물 폐수의 해양배출을 점차 감축하고, 예외 없이 금지하는 등 런던의정서에 따른 육상폐기물의 육상처리 원칙을 이행을 위한 정책 수립과 실행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지난 2월 전북지방환경청장으로 자리를 옮긴 윤 청장은 해양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고농도 폐기물을 바다에 버리지 못하게 하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보람이 컸다며 해수부 근무 경험을 토대로 전북 환경문제 해결하는 데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들려줬다. 전북지역 지역 환경 현안인 새만금 수질개선 등 환경정책이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힘을 쏟겠다는 의지다. 윤 청장은 전남 구례 출신으로 경희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주리대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 기획
  • 최정규
  • 2021.04.04 17:23

[카드뉴스] 전라북도 코로나19 현황

  • 기획
  • 신재용
  • 2021.03.31 18:16

[윤주 한국지역문화생태연구소장의 사연 있는 지역이야기] (94) 봄날의 꽃놀이, 화전놀이

어화 우리 벗님네야 화전놀이 가자스라 봄날, 꽃놀이를 청하는 정겨운 문장이다. 소설가 최명희(1947-1998)는 《혼불》에 <어느 봄날의 꽃놀이, 화전가>라는 부제를 달아 삼월 삼짇날의 풍습을 자세히 묘사했다. 비단같은 골짜기에 우리들도 꽃이 되어 별유천지 하루놀음, 화전말고 무었있소. 화전놀이 하러가세 겨우내 웅크리다 봄을 맞아 기쁜 마음으로 들뜬 여인들이 꽃놀이하는 장면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는 날이자 뱀도 동면에서 깨어나 나오기 시작한다는 음력 3월 3일을 삼월 삼짇날이라고 한다. 삼일이 삼짇으로 변형되어 불린 삼짇날은 봄이 왔음을 알리는 날이다. 삼짇날 봄을 즐기는 꽃놀이를 화전놀이라 하는데 야외에 나가 꽃을 보며 거닐다 화전(花煎, 꽃지짐)을 만들어서 먹으며 즐긴 세시풍속을 말한다. 《혼불》에서도 화전놀이가 오랜 전통인지라 조선사람들이 떼로 모이는 것을 끔찍하게 싫어했던 일본 경찰들도 어쩌지 못했다고 소개했다. 우리 선조들은 계절에 따라 노는 시기를 두어 즐겼는데, 유교적 가부장제하에서 조선 시대 여성들은 여럿이 모여 놀이를 즐기기는커녕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도 없었다. 궁중이나 양반가도, 일반 백성 층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일 년에 단 하루 진달래꽃이 화사하게 핀 삼짇날의 화전놀이는 야외로 나가 즐길 수 있는 여성들의 놀이였다. 화전놀이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에 관한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신라 시대 봄놀이를 하면서 꽃을 꺾은 곳이라 하여 이름 붙은 경주의 화절현(花折峴)이라는 지명이 전해지고, 김유신 딸인 재매부인이 묻혀 재매곡이라 불린 계곡에 매년 봄꽃이 필 때 여인들이 그 골짜기의 물가에서 잔치를 가진 『삼국유사』 기록을 꽃놀이의 유래로 보기도 한다. 또한, 고려 시대에는 음력 3월 3일 즈음 들녘에 나가 봄날을 즐긴 답청(踏靑)의 풍속과 봄날 시냇가에 모여 잔치를 베풀고 노래를 불렀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3월 3일 즐기는 것이 어찌 사치함이겠는가라는 것과, 남녀가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큰 소리로 떠드는 것은 태평 시대의 즐거운 일이라는 기록이 남겨져 있다. 궁에서는 화사하게 진달래가 피면 곱게 차려입은 왕비가 궁녀들과 함께 진달래꽃을 따다가 화전놀이를 즐겼으며, 세도가의 부인들도 이를 따라 장막을 크게 드리우고는 며느리들도 다 모아 정성 들여 준비하고는 호세와 사치를 다투었다고 전해진다. 당시 삼짇날 화전놀이가 여성들에겐 유일한 단체 놀이이자 집단 나들이였지만, 선비들은 여성과 달리 매화를 감상하며 술을 마시는 매화음(梅花飮)을 주로 즐겼으며 풍류의 일환으로 일상에서 화류(花流)를 즐겼다. 그 중, 조선의 문인 임제(1549-1587)는 작은 개울가에 돌을 고여 솥뚜껑 걸고 / 기름 두르고 쌀가루 얹어 참꽃을 지졌네 / 젓가락 집어 맛을 보니 향기가 입에 가득 / 한 해 봄빛이 배속에 전해지네.라는 맛깔나는 시로 남성들도 봄철 음식인 화전을 별미로 즐겼음을 남겨놓았다. 진달래는 화전으로 부치고 나물로 무쳐 먹기도 하고 술을 빚었는데 진달래 꽃잎은 먹을 수 있어 참꽃, 꽃잎에 독성이 있어 먹을 수 없는 철쭉은 개꽃이라고 한다. 비슷한 모습이지만, 진달래는 꽃이 먼저 피고 난 뒤에 잎이 나오고 철쭉은 잎이 나오고 꽃이 피며 솜털이 난 잎에 반점이 있다. 또한, 진달래를 두견화라고도 하는데, 나라를 빼앗긴 중국 촉나라의 망제(望帝) 두우의 넋이 두견새가 되어 피눈물을 흘리면서 날아다녀 그 흘린 눈물로 산에 붉은 꽃이 피어 두견화라 불린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 이름 따라 진달래술을 두견주라 하고 봄날 화전을 안주 삼아 두견주를 마시는 것을 선비들은 호사라 여겼다 한다. 두견주는 가람 이병기(1891-1968)의 가문에서 즐긴 계절주로도 유명한데, 전수자인 이연호(1946년) 명인에 따르면 두견주는 집안의 진달래가 활짝 핀 것을 이용해 꽃술을 따 깨끗이 다듬어 해마다 거르지 않고 담고 있다고 하며 가을 국화주와 대표적인 계절주라 했다. 삼짇날을 즈음하여 즐긴 시절 음식으로 조선 후기 《동국세시기》에서는 화전과 붉은색 물을 들여 꿀물에 띄운 수면(水麵)을 소개했으며 각종 문헌 속의 시문이나 조리법에 삼짇날 즐긴 음식이 등장한다. 화전을 부쳐 먹으며 즐긴 놀이로는 꽃쌈(花戰) 놀이가 있다. 꽃쌈은 여러 가지 꽃을 꺾어서 꽃의 수가 많고 적음을 겨루기도 하고 꽃이나 꽃술을 맞걸고 당겨 끊어지는 쪽이 지는 내기 놀이이다. 또한, 화전놀이를 하면서 자신의 심정을 담은 화전가(花煎歌)를 지어 발표하며 문장을 뽐내기도 했다. 혼불에서 등장하는 <화전가>를 살펴보면, 너의 꽃은 무엇인가...홀로피는 국화꽃은 절개있다 대실댁 우리종부 꽃이로다 며 집안 여인들의 특징을 꽃에 빗대고는, 남편의 이야기에서는 우리 낭군은 유식하지만 가난하고 돈 없으니 허사라고 한탄하는 깊은 속내를 말하고, 널뛰기 그네뛰기 다리밟기 화장하는 즐거움은 남모를 여자의 기쁨이라 표현했다. 단 하루, 해방의 날이었지만, 풀어내고는 다시 일 년을 견뎌낸 그녀들의 동력이 화전놀이에 담겨있다. 봄날 꽃놀이에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 늙어지면 못 노나니 / 화무는 십일홍이요 달도 차면 기우나니 / 얼씨구 절씨구 차차차!라는 노래는 그야말로 떼창을 부르며 어깨춤을 추던 화전가이다.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그 차차차!가 건네는 맛을 알 리가 없고, 꽃놀이로 당시 시간을 즐길 줄 알았던 선조들이야말로 진정한 흥과 멋을 알던 멋쟁이였던 것 같다. 봄은 마음에 먼저 든다했다. 봄꽃이 화사한데도 코로나19로 만끽하지 못하는 우리의 봄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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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3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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