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찬 고기압과 서해 다습 수증기 만나 결빙노령산맥에 막혀 정읍 일대에 눈 쏟아
주말을 포함해 지난주 나흘간 고창, 정읍, 부안등 전북 서해안지역에 30cm가 넘는 큰 눈이 내려 비닐하우스와 축사 붕괴 등으로 5억원이 넘는 피해를 봤다.
22일 정읍기상대와 고창기상대에 따르면 17-20일 고창에 44.9cm의 눈이 쏟아졌고 인근 정읍, 부안도 30cm 이상이 내렸다.
같은 기간 도내 타 지역은 5-10cm가 내렸다.
최근 10년 새 가장 큰 눈은 2005년 정읍, 고창에 내린 150여cm로, 정읍은 특히12월21일 하루 강설량이 무려 45.6cm을 기록하기도 했다.
2006년 72cm, 2008년 67cm가 내려 확실한 '눈의 고장'으로 자리잡았다.
부안도 2005년 182cm, 2006년 40cm을기록했다.
그렇다면, 매년 서해안지역에 폭설이 내리는 까닭은 뭘까?정읍기상대 김용범 대장은 "차고 건조한 시베리아 대륙 고기압이 북서풍을 타고한반도 쪽으로 내려오다 상대적으로 고온 다습한 서해의 수증기를 머금은 뒤 공중으로 더 높이 올라가면서 결빙돼 눈이 된다"며 "이 눈은 내륙으로 이동하다 노령산맥이라는 '병풍'에 막혀 더 진행하지 못하고 정읍 일대에 광범위하게 내린다"고 분석했다.
김 대장은 "찬 대륙 고기압이 서해상에서 해수면 온도차에 의해 거대한 눈구름대를 형성한 후 산악지형을 넘지 못하면서 서해안 내륙에 장시간 눈을 뿌린다"며 고기압, 바다, 지형을 폭설 요인으로 꼽았다.
또 시베리아 고기압이 동해로 내려올 경우, 태백산맥 동쪽의 영동지방에 큰 눈을 쏟아내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즉 찬 공기가 동해 수증기를 머금어 눈을 만들어 나아가다 태백산맥에 막혀 강릉 일대에 폭설을 뿌린다는 것이다.
30년 기상 경력의 고창기상대 이강호 부대장도 "서해가 없으면 수증기가 부족해큰 눈이 못 된다"며 "서해에서 증발된 수증기를 영하 40도를 밑도는 찬 시베리아 공기가 얼려 내리는 게 바로 '눈'"이라고 말했다.
이 부대장은 "이 눈이 겨울에 (통상적으로)불어오는 북서풍을 타고 멀리 가지못하면서 서해안 내륙에 많은 눈을 내린다"고 덧붙였다.
김 대장과 이 부대장은 "매년 겨울 수차례 폭설이 내린 점을 감안하면 올 겨울서해안지역은 이 같은 폭설이 몇 차례 더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며 폭설과 한파 피해를 입지 않도록 기상예보에 늘 관심을 기울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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