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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무상급식은 사회정의의 실현

성지연(군산서초 영양교사)

밥은 사랑을 교감하고 소통하는 매체이다. 음식에는 사랑과 정성이 담겨야 하며 이는 먹는 이에게 곧바로 전달된다. 학교급식 또한 아이들에게 안정감과 즐거움을 제공하는 매체로서의 역할과 배려와 사랑과 감사의 교육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맞벌이로 인한 가족식사의 붕괴, 고열량 간편식품 등 식품산업의 비약적인 발달은 오히려 풍요속 빈곤을 연상케 한다. 먹거리의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은 영양불균형으로 인한 저혈당증과 비만에 시달릴 수 있다. 특히 저소득층 아이들은 신선하고 영양 많은 먹거리로부터 배제되고 더욱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는 식탁의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돈과 물질에 앞서 인간의 존엄성은 존중되어야 한다. 먹거리가 상업화 되고 이윤을 창출하는 급식이 도입되면서 우리 아이들이 행복해야 할 밥상에서 좌절과 불안감을 느끼며, 건강에 위협을 받고 있다. 밥은 생명의 근원이며 내 몸을 만드는 일이기에 인간의 가장 기본적 권리인 먹거리에 대한 권리는 존중되어야 한다.

 

불가능할 정도로 낮은 가격으로 양질의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우리는 매일 작은 기적을 행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그렇지만 열정만 가지고 마법을 부릴 수도 없으며, 엄마의 밥상에 대한 불만까지도 분출시키는 아이들을 일일이 충족시켜 줄 수도 없다. 4인 가족이 한 끼 저렴한 외식을 겨우 할 수 있는 수준의 비용으로 우리 아이들은 학교에서 한 달을 먹고 있다. 말도 안되게 낮은 학교급식의 예산 수준에 대해 이제 우리 어른들은 정치적 의식과 수준을 높여야 한다.

 

건강과 교육을 증진하는 힘은 밥상에서부터 시작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자체와 교육청은 학교급식의 무상지원과 급식품의 운송거리와 가공에 드는 단계적 비용 절감 및 인건비 등 급식예산을 절감 할 수 있는 노력들을 정치적 행위를 통해 적극 해결해 주어야 하며 아이들의 미래에 대해 인색하지 않아야 한다. 오늘의 학교급식에 대한 투자는 내일의 시민들의 건강과 복지에 대한 투자이며, 사회정의의 실현이기 때문이다.

 

/ 성지연 (군산서초등학교 영양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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