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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 배우 윤여정이 세계에 보여준 희망의 힘”

강동화 전주시의회 의장 저를 일하게 해준 두 아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네요. 한국 배우 최초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거머쥔 배우 윤여정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 수상소감이다. 그녀는 항상 입버릇처럼살기 위해 연기했다고 말했다. 국내외 언론은 이 수상을 그녀의 생애와 연결하여 그야말로 인간승리로, 심지어생존자라 칭하며 찬사를 보냈다. 그도 그럴 것이, 천재 배우로 조명받으며 각종 여우주연상을 휩쓸던 여배우가 은퇴했다가, 이혼 후 복귀하여 40여년에 걸쳐 최고의 배우로 우뚝 서기까지는 그야말로 생계가 아니었다면 포기할 만큼 어려운 길이었다. 까랑까랑한 목소리, 거친 피부, 할 말 다 하는 드센 여자 캐릭터. 배우 윤여정이 브라운관에 다시 나타났을 때, 시청자들은 그녀의 모습을 불편하게 여겼다. 심지어 배우 교체를 요구하는 전화까지 빗발쳤다고 하니, 마음에 큰 상처가 됐을 것이다. 그래도 견뎠다. 그녀의 수상소감처럼, 두 아들을 위해서다. 내 새끼 둘을 먹여 살려야 했다는 담담한 회고가 슬프게 들리지 않는 것은, 그 맹목적인 목표가 그녀를 강인하게 했기 때문이다. 보통의 여배우라면 꺼려했을 술집 작부, 바람난 엄마, 매 맞는 아내 역할도 걱실걱실 해냈고, 까다로운 며느리, 딴지 거는 친구, 돈만 좇는 부호, 매춘여성 등에도 과감히 도전하더니, 끝내는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독립영화 <미나리>로 전세계에서 총 42개의 트로피를 휩쓸었다. 대본을 성경처럼 여겼던 정성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기적 같은 성과에 우리 사회가 열광하는 것은, 단순히 결과에 대한 찬사가 아니다. 윤여정이라는 한 인간이 자신의 생애에 닥쳐온 고난과 상처에도 굴하지 않고,그럼에도 불구하고앞으로 나아갔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실업난, 부동산 블루 등 사회적 우울감이 깊어지는 시대에, 그녀가 걸어 나간 길은 우리의 깊숙한 바람과 희망을 정곡으로 찌른 것이나 다름없다. 어떤 절망이나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는 희망을 꿈꾼다. 그것이 절실할수록 어쩌면 짐짓 포기하는 것처럼 구는 것이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는 삼포세대를 넘어 이제는 인간관계와 주택구입까지 포기한 오포세대라는 말이, 그래서 더 아프다. 많은 것들이 더욱더 혼란하고 복잡해지는 다양성의 시대다. 경제적 빈곤은 더이상 절대적이지 않고 상대적이며, 사회적 이념이나 사상 또한 어제와 오늘의 반향이 전혀 다르다. 작은 뉴스 하나가 SNS를 통해 확대되기도 하고 코로나19처럼 뜻밖의 사회재난이 세계를 마비시키기도 한다. 이런 시대에 무언가를 확실하게 예측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희망도 좌절도 쉽게 말하기 어렵다. 다만 분명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자만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배우 윤여정의 유명한 어록이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처음 살아보는 거잖아. 나도 67살이 처음이야. 누구나 자기의 생 앞에서 처음이며, 두려운 것도 당연하다. 상처도 실패도 생의 일부다.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이 암울한 시대도 결국 지나간다. 처음이니까 힘든 것이 당연하겠지만, 배우 윤여정 식으로 생존하겠다는 단순한 명제로 놓고 보면 우리는 결국 희망의 승리자가 될 것이다. 오늘 하루의 최선이 찬란한 미래를 앞당길 것을 믿으며, 봄빛 같은 희망으로 한걸음 나아가는 오월이 되기를 소망한다. /강동화 전주시의회 의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1.05.11 17:40

동학농민혁명 독립유공자 서훈 전무하다니

봉건체제의 모순과 일제의 국권침탈에 맞서 싸운 동학농민혁명이 127주년을 맞았다. 민중들이 지배 권력과 외세에 맞서 분연히 일어난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은 3.1 운동과 4.19 혁명, 5.18 민주화 운동, 6.10 민주항쟁, 광화문 촛불 등으로 면면히 이어져 왔다. 시민운동과 항일 의병운동의 시발점인 동학농민혁명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아야 한다는 요구까지 제기되고 있지만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들의 명예는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국가보훈처와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등에 따르면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가운데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동학농민혁명을 이끈 지도자인 녹두장군 전봉준 조차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지 못하고 있다. 매년 5월 11일이 동학농민혁명 법정 기념일로 정해진 지 3년이 지났지만 정부가 동학농민혁명 정신의 계승과 선양을 위한 사업에 얼마나 무관심한 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들이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 정부는 1894년 갑오의병과 1895년 을미의병 참여자 2000여 명을 독립유공자로 서훈했지만 갑오의병과 을미의병 사이에 있는 2차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들만 서훈 대상에서 누락시키고 있다. 국가보훈처의 독립유공 서훈 내규에 독립운동의 기점을 을미의병으로 정해 심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전문가의 지적도 있다.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을미의병 이전의 갑오의병 참여자들은 서훈 대상에 포함시키고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들만 배제하는 것은 문제다. 지난 2019년 12월 전북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전북에서 시작된 동학농민혁명 정신이 3.1독립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민주공화국의 근간이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동안 국무총리와 장관들도 동학농민혁명의 자주독립 정신이 항일무장 독립투쟁의 뿌리가 됐다고 평가해 왔다. 국가보훈처는 각종 학술대회 등을 통해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들의 독립유공자 서훈 대상 포함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한다. 동학농민혁명 기념일 즈음에만 나오는 립서비스에 그쳐서는 안된다. 전북도와 정치권도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들이 명예를 회복하고 독립유공자로서 합당한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5.11 17:40

용담댐 홍수 피해 주민 보상 속도 내야

지난해 8월 갑작스러운 용담댐 방류로 인해 발생한 수해가 10개월이 지났지만 피해 보상은 지지부진한 가운데 정부가 댐 홍수관리 강화를 위해 주민 소통에 나선 것은 앞뒤가 뒤바뀐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수해 주민들은 아직도 용담댐 방류 피해로 애써 기른 농작물과 전답을 망친 악몽에 시달리고 있지만 피해 보상은 더디기만 한 실정이어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피해 보상이 먼저 이뤄져야 농사 준비에도 나설 수 있지만 여전히 수해조사가 진행 중이고 연내 보상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농민들의 영농의욕을 꺾고 있다. 지난해 댐 관리 미흡으로 인해 수해를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아 온 환경부는 올해부터 댐 홍수관리 강화를 위해 지역주민과의 소통에 나섰다. 환경부는 지난달 13일부터 23일까지 열흘간 전국 다목적댐 20곳에서 자치단체와 지역주민 등이 참여한 가운데 댐 홍수관리 소통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소통회의는 댐 운영에 직접 영향을 받는 댐 상하류 자치단체와 지역주민 등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제기된 의견과 내용을 향후 댐 홍수관리 정책에 적극 반영하기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수해 주민들에게 가장 시급한 현안은 방류 피해 보상이지만 아직도 피해조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8월 폭우 속에 용담댐 방류로 인해 무주지역은 277가구에서 98만1039㎡의 인삼밭과 과수원, 주택 등이 침수되거나 유실되는 피해를 입었다. 이에 수해 주민들은 생존권 보장을 위한 선보상후정산과 댐 방류로 인한 피해 보상 및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 용담댐~대청댐 영향 지역 상생발전협의회 구성 등을 요구했다. 그렇지만 주민 요구사항과 후속 조치는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현재 수해원인 조사도 마무리가 안된 상태다. 지난 7일 열린 4차 용담대청댐 댐하류 수해원인조사협의회 정기회의에서는 조사 용역 중인 수해 현황 설명과 질의응답 및 전문가 의견 청취를 가졌다. 피해조사 결과가 도출되어야만 환경부 분쟁조정위원회에 보상근거로 제시된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주민들은 피해 보상이 너무 더디고 힘들다고 한목소리로 토로했다. 정부는 댐 홍수관리 강화도 중요하지만 피해 주민 보상도 신속히 이뤄지도록 속도를 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5.11 17:40

권리당원 많이 모집하는 사람이 단체장(?)

백성일 부사장 주필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도내 입지자들이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유리하므로 권리당원 모집에 혈안이다. 일부공직자 중에는 단체장 선거에 나설 사람을 돕기 위해 노골적으로 권리당원 모집을 하고 다녀 빈축을 사고 있다. 주민들은 시도 때도 없이 친인척이나 선후배들로부터 권리당원 모집에 응해줄 것을 권유받고 있다. 한 두사람 한테 받는 것이 아니어서 짜증날 정도라는 것이다. 입지자들이 내년 지방선거를 1년 가량 남겨둔 시점에서 권리당원 모집에 혈안이 돼 있는 이유는 권리당원들이 공천자를 결정짓기 때문에 더 극성스럽다. 월1천원씩 6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하면 권리당원이 된다. 민주당은 시장 군수 공천후보자를 권리당원 시민 등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실시해서 결정하므로 절반을 차지한 권리당원이 중요하다. 다른 지방의원 후보도 거의 같은 방식으로 결정하므로 한 명이라도 더 권리당원을 확보하려고 절치부심한다. 이 같은 공천자 결정 방식 때문에 현역을 포함 입지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첫관문 통과를 위해 사활을 건다. 누가 더 많이 권리당원을 모집했느냐 그 여부가 사실상 공천자로 결정되기 때문에 권리당원 모집에 목숨 건다. 민주당 정서가 강한 전북에서 민주당 공천이 당선으로 연결되는식이라서 권리당원 모집에 안간 힘을 쏟는다. 특이점은 도지사를 꿈꿔온 김승수 전주시장이 기존에 당원을 모집해 놓아서인지 최근에는 권리당원 모집에 나서지 않고 있다. 무소속으로 옮겨간 이상직의원의 사법적 판단 여부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는 쪽으로 보고 있다. 그간 시군마다 선거기술자가 생겨 이들이 선거판을 좌지우지 한다. 이들은 법망을 피해가며 점조직 내지는 피라미드방식으로 권리당원을 모집하면서 정치적 흥정거리로 만들기 때문에 위험성이 크다. 당비 1천원을 전화비에 붙여서 징수하지만 알게 모르게 자신들이 대납하는 경우가 많다. 개별적으로 당비 6천원은 적지만 오히려 술 밥을 사는 등 관리하는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주위 감시의 눈을 피해가며 권리당원 신청서를 받지만 그냥 지나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애경사때 경조사금을 챙겨 준다. 5만원짜리 고액권이 나오면서 애경사비가 천차만별로 들어가 자연히 한강투석식의 돈선거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입지자 중 아무리 능력이 출중해도 물 먹는 하마처럼 움직일때마다 돈이 들어가므로 공직자들이 주저 앉기 일쑤다. 특히 권리당원 모집과정에서 선거브로커들의 농락도 만만치 않아 출마를 접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주위에서 고위공직자한테 출마를 권유하지만 막상 부닥치면 돈 아니면 안되기 때문에 포기한다. 유권자들은 선거 때 알게 모르게 꿀맛을 본 그 달콤함 때문에 돈의 유혹에 빠진다. 아무리 단속을 강화해도 은밀하게 거래가 이뤄져 적발을 못한다. 출마자한테는 당원 모집을 많이 해준 사람이 가장 고맙다. 그 사람이 벼슬을 갖다준 사람이나 다름 없어 누가 뭐래도 일등공신이다. 사업하는 사람은 사업가대로 공직자는 공직자대로 현직단체장과 좋은 관계를 맺어야 후일에 사적이익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에 권리당원을 모집해준다. 결국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공생적 관계가 형성되므로 죽기살기식으로 당원모집에 매달린다. 주로 당원 모집할 때는 연고주의를 우선시 한다. 초중고 동창관계나 씨족 그리고 향우회 등을 뻔질나게 찾아 나선다. 선거를 자주 치르다 보니까 그들이 쳐 놓은 작은 그물망에 안걸릴 수가 없다. 지방의원 입지자들은 메뚜기도 한철인양 표밭을 누비지만 정작 하루 2~3명 만나기도 힘들다고 토로한다. 농촌은 그 집 숟가락수마저도 알 정도로 밀착돼 현직이 유리하다. 그들은 임기동안 이해관계를 통한 인간관계를 형성해 놓아 거의 콘크리트 표나 다름 없다. 조선조 말때 가렴주구한 탐관오리로 나라가 썩어 문드러진 것처럼 지금 이해관계로 권리당원 모집을 하기 때문에 보이지 않게 지역이 말라 비틀어져 간다. 단체장의 3연임관계로 공직자들이 줄서고 매달리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행정도 더 전문화가 필요한 마당에 권리당원 모집을 잘한 사람이 능력 있다고 지사나 시장 군수가 되는 구조가 맞는 것인지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1.05.11 17:40

검역 국방에 휴일 멈춤이 있어선 안된다

안봉호 선임기자 검역은 국외 유해한 전염병과 병해충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여객이나 화물 등을 검사 및 소독, 폐기 반송하는 일을 말한다. 국내에 외국 전염병이 들어와 나돌고, 병해충이 유입돼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면 국가적으로 위기를 맞게 된다. 때문에 검역을 제 2의 국방이라고 한다. 검역은 국민의 건강과 재산은 물론 사회 안정을 지키는 중요한 일이다 그런만큼 검역은 외항선이 국내 무역항에 입항하게 되면 가장 먼저 진행된다. 검역행정은 외항선에 한국에 대한 첫 이미지를 심어주는 얼굴 행정이라고 할 수 있다. 철저한 검역과 함께 신속한 행정서비스가 이뤄져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검역이 늦어지면 어떨까.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구겨짐은 말할 것도 없고 국내 기업들에 대한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검역이 신속히 이뤄지지 않으면 수입 화물의 하역이나 통관 등이 잇달아 지연된다. 기업들은 제때 원자재를 조달치 못해 원활한 생산활동에도 차질을 빚게 된다. 또한 화주들은 선박의 톤수에 따라 소정의 정박료를 부담해야 한다. 요즘같이 선임이 비싼 때에는 약정에 따라 하루에 수만달러의 선임을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상황을 맞기도 한다. 이는 고스란히 제품의 원가상승으로 이어져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토사매몰현상이 심해 물 때에 맞춰 선박이 입출항하는 특수성을 가진 군산항에서 신속한 검역행정서비스는 매우 중요하다. 검역이 하역작업을 하기 좋은 물 때와 조화롭게 진행되지 않으면 자칫 선박이 뻘에 얹혀 안전이 위협받는 일이 야기되기 때문이다. 즉 검역의 지연은 항만의 발전을 저해하고 국가경쟁력 저하뿐만 아니라 외국선사에 국부(國富)를 유출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지난해 군산항에서는 총 3903건의 식물검역이 이뤄졌다. 철저하게 식물검역이 이뤄졌다는 게 항만현장의 평가다. 그러나 휴일에는 검역행정이 멈춰 신속성에 대한 평가점수는 낮다. 금요일 늦게 입항하는 외항선은 토요일, 일요일에 부두나 해상에서 정박한 후 월요일에야 검역행정서비스를 받는다. 개선 요구가 제기됨은 물론이다. 휴일검역멈춤은 비단 군산항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적인 현상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검역을 주어진 여건내에서 하면 그만이다라는 단편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민의 세금으로 녹(祿)을 먹는 공무원으로서 검역이 지연됐을 때 예상되는 부작용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만큼 항만에서의 검역 행정은 선박 입출항의 특수성과 조화가 이뤄져야 한다. 시도때도 없이 외항선이 드나드는 점을 고려, 휴일에도 검역이 이뤄지도록 당직 검역관 제도를 도입해 운영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신속하고 철저한 검역행정은 항만의 발전은 물론 기업과 국가경쟁력 제고에 중요하다. 검역행정의 수요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군산항 식물 검역관은 6명으로 2011년이후 제자리 걸음이다. 휴일에도 검역이 이뤄질수 있도록 농림축산식품부는 검역관의 확충 등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제 2의 국방이라는 식물 검역에 휴일 멈춤이 있어서는 안된다!

  • 오피니언
  • 안봉호
  • 2021.05.11 17:40

동학농민군 편지

삽화=권휘원 말없이 건네주고 달아난 차가운 손 가슴속 울려주는 눈물 젖은 편지 1973년 발표된 노래 편지는 임창제이수영 씨의 2인조 통기타 그룹 어니언스를 인기 포크 듀오로 자리잡게 했고 지금도 7080 가요중 사랑받는 노래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휴대전화와 메신저 등 편리한 대화 수단이 등장하면서 손편지를 접하기 힘들어졌지만 정성이 가득 담긴 편지는 여전히 받는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수단이다. 최근 호주에서는 체외수정을 통해 얻게 된 딸이 태어나기 불과 4주 전 병마와 싸우다 세상을 떠난 30대 아버지가 생전에 딸에게 남긴 편지 내용이 공개돼 감동을 주고 있다. 뇌종양으로 3년 동안 투병하다 병세가 급격히 악화돼 지난 3월 31일 세상을 떠난 스콧 퍼거슨(33)의 얘기다. 그는 편지에서 아빠는 이 병과의 싸움을 단 한 번도 포기한 적이 없다. 꿈을 꾸며 자라고 너의 꿈을 따르길 바란다며 태어날 딸을 향한 무한한 사랑의 메시지를 남겼다. 바람둥이로 알려진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이 결혼 후 부인이 아닌 다른 여성에게 보낸 연애 편지는 색다른 관심을 끌었다. 1953년 재클린 부비에와 결혼하기 몇 주 전 프랑스에서 만난 스웨덴 귀족 폰 포스트에게 보낸 구구절절한 사랑 표현이 담긴 이 편지는 보스턴 경매장에 매물로 나와 12일까지 온라인 경매가 진행되는데 3만 달러(약 3300여만 원) 이상을 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전경목 교수가 최근 펴낸 책 옛 편지로 읽는 조선 사람의 감정에 담긴 조선시대 사대부들의 감정과 생활상도 눈길을 끈다. 부안 김씨 우반종가에서 16세기부터 20세기까지 500여 년 동안 대를 이어가며 주고받은 수백 여 편의 편지에는 욕망, 슬픔, 억울, 짜증, 공포, 불안, 뻔뻔함 등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은 사람 사는 모습이 담겨있다고 한다. 11일 제127주년을 맞는 동학농민혁명 기념일을 앞두고 지난 6일 동학농민군 편지의 국가문화재 등록이 예고됐다. 나라가 환난에 처하면 백성도 근심해야 한다네. 내가 집을 나와 수년을 떠돌아다니며 집안일을 돌보지 않았으니 자식된 도리를 다하지 못한 것이네. 광팔이 자네가 형 대신 집안을 돌보고 있으니 다행이라 하겠네. 우리가 왜군과 함께 오랫동안 싸운 것은 나라의 은혜에 보답하는 의(義) 때문이네. 양반가 자제로 동학농민군 지도부에서 활동하던 유광화(1858~1894)는 1894년 11월 동생 광팔에게 보낸 편지에서 왜군과의 전투과정을 알리고 긴급히 군자금을 보내달라고 요청한다. 문화재청은 이 편지가 동학농민혁명이 농민뿐 아니라 양반층도 참여한 범민족적 혁명이었다는 점을 밝혀주는 중요한 사료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유광화의 동학농민군 편지가 동학농민혁명 정신 계승에 의미와 성과를 더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 오피니언
  • 강인석
  • 2021.05.10 17:49

[최영호의 변호사처럼 생각하기] 임대차, 임차인이 임대료를 연체한다면

의뢰인은 상가 건물 임대인인데, 임차인이 현재 두 달째 월세를 내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의뢰인은 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되어 10년 동안 임차인을 내보낼 수 없는데, 임차인이 월세를 내지 않아 불안하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 물어왔다. 임대차계약은 임대인은 건물 사용과 점유 권한을 주고, 임차인은 임대료를 주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계약이다. 임대인은 건물이 사용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때, 임차인은 임대료를 안 낸 때, 자기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으로 치명적인 채무불이행이 된다. 임대료 연체는 치명적인 채무불이행이기에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임대차보호법도 임차인이 임대료를 연체하면 보호하지 못 할 수도 있다. 먼저 임대료 연체에 대한 법률 규정을 살펴보면, 2기의 차임액을 연체한 경우 민법은 임대인의 계약 해지권,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의 갱신청구권 제외를 규정하고 있다. 상가임대차보호법은 3기의 차임액을 연체한 경우 임대인의 계약 해지권, 임차인에게 10년의 갱신청구권과 권리금 회수 기회 보호에서 제외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월세가 100만원이라고 가정하고, 월세 미납액이 주택은 200만원, 상가는 300만원이 될 경우, 임대인은 임대차 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임차인의 계약 갱신청구를 거절할 수 있다. 과거 상가임대차보호법은 계약해지권을 규정하지 않아 민법에 따라 2기 미납 시 임대인에게 계약 해지권이 주어졌다. 하지만 2015년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계약해지 조항이 들어와 상가는 3기의 임대료를 연체한 경우 계약 해지가 가능하다. 의뢰인의 경우 상가이므로 월세 미납액이 3기에 이르러야 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므로 임차인이 추가로 월세를 미납한다면 임차인은 임대차 계약 갱신을 청구할 수 없고,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특히 임차인의 경우 임대료를 미납할 경우 임대차보호법에 따른 보호를 받지 못할 수 있음에 주의해야 한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1.05.10 17:49

구호보다 중요한 것

이지선 전주동네책방네트워크 회장 다음 카카오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100이 있다. 당신의 습관이 되다라는 캐치프레이즈로 100일 동안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자유로이 선택한 다음 꾸준히 그것을 해나가는 것을 함께 체크하고 100일까지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젝트다. 책방 손님들과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매일 한 문장 쓰기라는 것을 3월 20일경부터 시작했다. 매일 책에서 발견한 마음에 드는 문장을 노트에 적어 사진을 찍어 올려야 한다.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책을 뒤적이며 문장을 골라 쓰는 일이 처음엔 꽤 즐겁고 보람 있었다. 문제는 주말이었다. 평소와는 다르게 늦잠을 자고 일어나 아침을 차리다보면 어느새 잊고 있어서 놓칠 뻔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이제 겨우 반 지나왔는데, 딱 하루를 빠트려서 나는 98%의 실천율을 갖고 있다. 100일간 완벽하게 하려던 실천에 차질이 생겼지만 남은 기간 동안 만큼은 지키기 위해 노력중이다.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깨달은 점이 있다면 상투적으로 쓰는 100일이라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다는 것이다. 백일기도의 정성이 그저 허투루 하는 기도가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실천이라는 것은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니며, 뭐든 해보지 않고서는 이 또한 모를 일이니 쉬이 어떤 것을 하겠다고 말을 못하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5월이 되고부터는 여기저기에 실천 없는 구호들이 떠다니는 것을 보고 있다. 갑자기 거리에 화려한 현수막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지방선거는 내년이라 아직 멀었지만 물밑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5월은 특히나 첫날부터 노동절로 시작해서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518 민주화기념일까지 의미 있는 날로 가득하다. 이런 날들은 구호를 만들기에 좋은 기회를 주기 때문에 현수막은 사람들이 붐비는 거리에는 어김없이 하나씩 걸려있었다. 구호들을 살펴보니 속이 빤하다. 개인적으로 들어본 이름도 있고 모르는 사람들도 있다. 언제까지 이런 뻔한 구호들로 선거경쟁을 해야 하는지 나는 시민의 입장으로서 아쉬움이 많다. 누구 하나 어떤 실천을 통해 감동을 주었다든지 어떤 행동에 노력을 기울였다라든지의 소식을 들을 수 없다. 물론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시점에는 분명히 움직임이 클 것이다. 그러나 구호를 기획하고 외치기 전에 진정으로 도움이 필요한 곳은 없는지,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실천하는 목소리가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시민들은 이제 휘날리는 현수막의 문구보다 진짜 그 사람의 됨됨이를 파악하려 한다. 그러기 위해선 남은 기간 동안이라도 어떤 구체적인 실천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100일이 생각보다 짧지 않다. 100일 동안이라도 어린이를 위해, 또는 청소년을 위해, 또는 노동자를 위해 무언가 프로젝트를 해보는 일은 어떨까. 큰 실천이 아니라 아주 작은 실천도 생각보다 쉽지 않음을 알게 될 것이다. 늘 말은 쉽다. 정치인들이 그래서 입으로 정치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이제는 움직이는 정치인을 보고 싶다.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정치인을 보고 싶다. 선한 움직임을 준비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의 구호는 헛되지만은 않을 것이다. 신념을 실천하는 것, 나의 전문 분야는 행동이다라고 말했던 마하트마 간디의 말을 되새기며, 반짝이는 구호보다 단 한 번의 실천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이제는 만나고 싶다. /이지선 전주동네책방네트워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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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10 17:49

공직자들 ‘나이 줄이기 꼼수’ 바로 잡아야

공직자들이 정년퇴임을 앞두고 나이 줄이기를 통해 정년을 연장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리를 계속 지키며 급여를 받으려는 꼼수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해도 도덕적으로는 지탄받아 마땅한 행태다. 도내의 경우 2016년부터 현재 까지 전북도와 14개 시군, 경찰청, 교육청 소속 공무원 중 호적정정을 통해 정년을 연장한 사례는 모두 2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북교육청이 9명으로 가장 많고, 경찰청 2명, 기타 지자체 순이다. 이들은 최소 6개월에서 길게는 2년 넘게 정년 연장 혜택을 보았다. 이들 가운데 정년을 3년여 앞두고 호적을 고친 사례가 10명으로, 퇴직 임박해 호적을 정정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같은 나이줄이기 행태는 높은 급여를 보다 더 오래 받고, 또 퇴직시점을 늦추려는 의도로 볼 수 밖에 없다. 실제 나이와 틀려 사실대로 줄였다 할지라도 오랜 재직기간 동안 공신력을 갖고 유지해왔던 나이를 퇴직을 눈 앞에 두고서야 고치려는 진정성을 의심받기에 충분하다. 호적정정을 통한 정년연장은 본인의 사안으로만 그치지 않는다. 공조직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얌체 공무원들의 행태는 후배 공무원들의 승진 기회를 박탈하고, 조직의 안정성을 해치며, 인사행정에 차질을 빚게 한다. 또한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윤리의식을 갖고 성실하게 근무하는 다른 직원들에게 사기저하와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주기도 한다. 현행 호적상 나이 수정절차는 비교적 간단하다. 관할 법원에 신청서를 제출해 허가를 받으면 된다. 단 호적상 착오가 있다는 것을 소명해 줄 수 있는 족보나 출생증명서, 백일 사진 등 객관적 자료가 필요하다. 지난 2010년 무렵 까지만 해도 호적이 변경되어도 공무원의 정년연장을 인정해주지 않았으나, 그뒤 법원이 바뀐 생년월일 대로 정년을 연장해줘야 한다고 판결하면서 호적정정을 통한 나이 줄이기가 공무원 정년 연장의 수단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비교적 수월한 나이 정정 절차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공무원들의 신청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한 심사기준으로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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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10 17:49

코로나 방역 집중력 결핍에 백신 수급 차질

윤석 (주)삼부종합건설 대표 1969년, 군산 난민촌에 콜레라가 발생했다. 전염병은 순식간에 전국으로 번졌다. 당시 박정희 정부는 방역에 집중할 여력이 없었다. 삼선개헌이 촉발한 정치적 혼란에 정신없었기 때문이다. 계속되는 정쟁과 갈등. 그사이 바이러스는 1500명 이상을 공격했다. 그 중 25%가 사망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박 정부는 출범초기부터 국민건강에 상당한 공을 들였던 터다. 1963년 의료보험법을 제정했고, 전 국민가입을 밀어붙였다. 당시 정착된 한국 국민건강보험제도는 40년 후 오바마 대통령이 벤치마킹 할 정도였다. 제도가 좋으면 뭐하나, 정치가 흔들리기 시작하니 기본방역도 실패했다. 바이러스 번식력은 우리 의사결정보다 늘 빠르다. 전염병이 돌고 있다면, 정부는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1990년 이라크에 도착한 전염병도 혼란을 먹이삼아 중동 전역으로 퍼진 경우다. 독재자 사담 후세인은 정치적 판단미스로 패권국 미국과 대치했다. 궁지에 몰린 지도자가 허둥대니 급박히 집행돼야할 방역행정이 터덕거렸다. 마실 물을 정화하는 염소조차 제대로 수입하지 못했다. 장티푸스, 콜레라균으로 오염된 물을 국민들이 마셨다. 노인과 아이들부터 죽었다. 전쟁사망자와 별개다. 5년 만에 5세 어린이 32%가 만성 설사로 영양실조에 걸렸다. 1980년대 이라크는 중산층이 두터운 잘사는 나라였다. 병원, 보건소 등 의료 인프라도 중동 최고였다. 그러나 정치력에 문제가 생기니, 국민들이 죽어나갔다. 현재 한국은 어떤가. 코로나 19바이러스는 전례 없이 강력하다. 치료약을 구하는 게 핵심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부작용 적은 백신(화이자, 모더나)을 들여올 적기는 지난해 7월이었다. 공교롭게도 당시 한국은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웠던 시기다. 임대차3법 시행을 강행해 부동산 정책 논란이 커졌다. 검찰개혁 잡음도 컸다. 추미애 전 장관과 야당의원들은 늘 화가 나있고,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대권론이 처음 등장했다. 청와대 분위기는 뒤숭숭해졌고, 정치권의 수군거림이 시작됐다. 백신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희미하게나마 들리긴 했다. 그러나 그마저 K방역 성공이라는 자화자찬과 백신자국화라는 낙관론에 묻혔다. 결국 OECD 37개국 중 한국이 꼴찌로 백신접종을 시작했다. 현재 한국 백신 수급률은 아프리카 르완다 수준이다.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와 체계적인 감염진단 프로세스는 K방역의 자랑거리다. 그러나 뜯어보면 이는 한국인의 집단주의 특성과 기존 인프라에 힘입은 게 크다. 일상적 보건행정과 비일상적 역병을 막는 일(防疫)은 차원이 다르다. 긴박한 상황에 부족한 치료약을 재빨리 들여오는 건 고도의 정치행위가 필요한 일이라는 것. 기민한 외교, 영리한 행정, 총체적 상황판단이 필요하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현 정부에 남은 건 레임덕과,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생할 정치권의 합종연횡 등 혼란밖에 없다. 전염병이 증식하기 딱 좋은 환경이다. 현대국가의 특징은 우리 몸에 대한 권한은 물론 의무도 진다는 것이다. 이른바 생체권력. 국민을 살아있게(faire vivre)하려고 적극 노력하지 않으면, 죽게 내버려 두는(laisser mourir) 것과 마찬가지다. 철학자 미셸푸코의 말이다. 전례없는 전염병이 국민생명을 위협한다. 이보다 더 긴급한 일이 어디 있는가. 철학적 비유긴 하지만, 국민을 죽게 내버려두는 나라가 돼서는 안 될 일이다. 현재 한국은, 전염병 극복이 아닌 어떤 일들에 마음을 쏟고 있는가. /윤석 (주)삼부종합건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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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10 17:49

상습 정체 겪는 전주북부권 교통대책 서둘러라

전주 에코시티 개발로 정주 인구가 급증하면서 전주북부권 일대 교통체증이 심각함에 따라 차량소통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지난 2016년부터 조성된 전주 에코시티는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속속 들어서면서 1만8000여 가구에 정주 인구가 3만6000여 명에 달한다. 게다가 에코시티 개발로 인해 전주 송천동 일대 개발도 촉진되면서 전주북부권 거주 인구가 15만 명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불과 6년 새 에코시티를 비롯해 송천동 등 전주북부권 인구가 폭증함에 따라 아침과 저녁 출퇴근 시간대에 극심한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에코시티 입주자들이 시내로 진입하는 유일한 도로인 전주 과학로에서 동부우회도로로 진입하기 위해선 최소 세 차례 이상 신호대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고 동부우회도로 역시 밀려드는 차량들로 가다 서기를 반복하며 정체현상을 빚고 있다. 현재 송천역 일대 출퇴근길 시간당 교통량은 5300여 대이며 차량 정체수준은 가장 심각한 E~F 등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주북부권 교통소통 대책은 에코시티 개발 이전과 달라진 게 전혀 없다. 도시팽창 여건에 따라 도로망도 함께 구축되어야 하지만 수십 년 전 개설된 도로를 그대로 이용하다 보니 상습 교통체증을 빚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더욱이 에코시티 2단계 개발로 아파트 1700여 세대가 추가로 들어서게 되고 송천동 천마지구 개발로 3100여 세대, 에코시티 맞은편 옛 공동묘지 부지에 400세대 등 총 5200여 세대가 추가 입주할 예정이다. 여기에 동부대로를 함께 이용하는 전주역세권에도 6600여 세대에 달하는 공동주택 개발이 예정돼 있어 앞으로 전주북부권 일대 유동 차량이 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전주시에서는 개발계획이 구체화되면 교통영향평가를 통해 교통소통 대책을 세우겠다는 입장이다. 행정에서 너무 느긋한 자세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현재도 출퇴근길 극심한 교통체증으로 인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데도 앞으로 상황을 봐서 교통대책을 세우겠다는 것은 직무유기나 마찬가지다. 전주북부권뿐만 아니라 주말과 휴일마다 상습 체증을 겪는 전주 평화동과 효자동 등 외곽도로 교통대책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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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10 17:49

좋은 일자리 조건

유용우 전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 「오늘날 시민의 전형은 피고용인이다. 그들은 조직 내에서 일하고 조직에 생계자금을 의존하며 동시에 조직에 기회를 요구한다. 자기실현과 함께 사회에서의 위치와 역할까지도 조직에서 찾으려 한다. 현대사회는 이렇게 피고용인 사회다. 예전에는 무슨 일을 하십니까?라고 물었지만 오늘날에는 어떤 회사에서 일하십니까?" 라고 묻는다.」 이상의 내용은 어느 책의 프롤로그에서 발췌한 것이다. 실제 우리 주위를 둘러보아도 독립적으로 모든 일을 혼자 해결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심지어 1인 기업마저도 외부와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된 조직 간 교류의 협력을 받지 않고는 계속기업으로서 존재해 나갈 수 없다. 선진국으로 나아갈수록 이 현상은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 조직은 사회의 기관으로서 각자의 역할을 하면서 자기 위치를 확인하고 더욱 발전해 나가기 위해 다른 조직과 치열한 경쟁을 통해 생존한다. 사회에 영향력이 큰 일 일수록, 보유자원이 우월 할수록 그 조직의 생존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누구나 그런 조직에서 일하고 싶어 한다. 모두 좋은 일자리를 원한다. 좋은 일자리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혼자만의 힘으로는 더구나 불가능한 일이다. 조직 내 협업이든, 조직간 협업이든 다양한 형태의 협업은 필수적이다. 특히 요즘의 제조업은 국가 간의 협업까지도 요구한다. 세상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종류의 물건이 있다. 무엇을 만드느냐에 따라 더욱 심화된 상호의존적 현상을 보인다. 제조업은 모든 산업의 핵심이다. 설계-생산-유통-서비스업으로 연결되면서 광범위한 전후방 산업효과를 유발한다. 제조 기반이 앞선 국가가 세계를 제패하게 된다. 최근 G2 간 무역전쟁의 본질도 제조 기반을 지키기 위한 기 싸움이다. 지방소멸 론이 대두되고 있는 요즘이다. 시장에 맡겨두면 틀림없이 우려가 현실이 될 것이다.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냄으로써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세를 불리고 더 큰 영향력을 갖고 싶은 욕망은 개인이나 조직이나 국가나 다를 게 없다. 국가차원 이든 지역차원이든 제조기업 투자유치에 발 벗고 나서는 배경일 것이다. 우리지역 내 인적물적 자원을 동원하여 많은 기업이 설립되도록 정책을 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겠지만 그런 자원은 언제나 부족하기 마련이다. 짧은 시간동안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핵심 기업은 외부에서 유치하더라도 연관기업은 지역 내에서 육성하는 중장기 전략을 병행함으로써 연관 자원능력을 축적할 기회를 만들어 내야한다. 거기에 더해 연관기업의 기술개발 노력 등 자원능력이 약탈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정책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수평적 협업이 상시적으로 기능하는 구조를 만들어 내야한다. 연관효과가 큰 산업일수록 수직적 계열화가 진행되고, 부품생산 기업은 결국에 종속화 되어 은밀하게 약탈적 피해를 입게 된다. 종속기업은 퇴출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는 투자를 지속해야 하고 그에 비례해 부채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가 고착화된다. 우리의 산업화 과정을 뒤돌아 볼 때 산업 곳곳을 지배해 온 이런 은밀한 현상은 어두운 과거 그림자로 그쳐야 한다.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 수준이 대기업 종사자 임금의 60%대 수준이라고 한다. 그 격차는 시간이 흐를수록 커져왔다고 한다. 작은 기업이 노력한 만큼 대우를 받는다면 그 격차는 훨씬 줄어들 것이다. 좋은 일자리는 임금의 높고 낮음이 아니라 합당한 보상에서 시작된다. /유용우 전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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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10 17:49

국립대 총장의 허와 실

서거석 세계잼버리 정부지원위원전 전북대 총장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대학의 형태도 다양해졌다. 전국의 360개가 넘는 대학 중 국립대는 43개에 달한다. 그 국립대를 이끄는 최고 수장이 총장이다. 국립대 총장은 장관급이다. 민선으로 자치단체장을 선출하면서 국립대 총장의 위상이 격하되었지만, 여전히 정부 직제상으로는 도지사나 교육감이 차관급이니 전북에서는 전북대 총장의 지위가 제일 높은 셈이다. 국립대학교 총장이 되기는 매우 어렵다. 국립대 총장은 대학 구성원(교수, 교직원, 조교, 학생)들이 직접 선출한 후 교육부 장관의 제청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공무원이다. 정치인인 도지사나 교육감, 시장, 군수처럼 선거에 의해 당선되면 별도의 임용절차 없이 바로 취임하는 것과 사뭇 다르다. 국립대 총장이 대통령의 임명을 받으려면 반드시 청와대의 철저한 인사(도덕성) 검증을 거쳐야 한다. 인사검증에는 위법 부당한 일은 물론, 부동산 투기, 위장전입, 음주운전 등 도덕성 문제와 학문적 성과까지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그래서 총장선거에 당선되었지만 청와대의 인사검증을 통과하지 못해 총장 발령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가끔 생긴다. 그렇기에 혹독한 청와대 인사검증을 통과한 사람에 대해서는 도덕성 시비를 걸기 어렵다. 나는 처음 총장이 될 때, 노무현정부 청와대의 이른바 386 보좌관들의 엄격한 도덕성 검증을 통과했다. 그리고 4년 후 재선 때, 다시 청와대의 인사검증을 통과한 바 있다. 일반인들은 이처럼 지위가 높고, 까다로운 청와대 인사 검증까지 거친 만큼 국립대 총장의 권한이 매우 클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국립대 총장은 자치단체장이나 교육감처럼 조직을 장악하고 통솔할 수 있는 가장 막강한 권한인 인사권을 갖고 있지 않다. 국립대 행정직원의 경우, 5급 사무관 이상의 공무원승진은 교육부에서 전권을 행사하고 교수의 신규채용은 100% 각 학과에서 주관하기 때문이다. 결국 국립대 총장이 조직을 이끌 수 있는 수단은 기본적으로 총장의 헌신과 희생이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과의 진정성 있는 소통과 화합이다. 나는 취임 첫학기부터 임기 만료때까지 8년간 매년 두차례 14개 단과 대학을 순회하면서 교수들과 직접 대화에 나섰을 뿐만 아니라 직원, 학생대표들과도 매년 두차례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대학 구성원과 정기적으로 소통의 장을 마련한 것은 당시로서는 대학사상 최초의 일이었다. 어느 조직이든 조직내외의 소통이 원활한 경우에는 그 조직이 발전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그 조직이 결코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총장 재임 기간동안 대학 구성원간의 긴밀하고 원활한 소통을 토대로 대학을 변화와 혁신으로 이끈 결과, 전북대가 한국 대학혁신의 아이콘으로 전국 대학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었다. 그에 따라 부산대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대학의 위상이 높아져 명문 국립대로 발돋움 할 수 있었다. 그 덕택에 나는 구성원으로부터 한 번도 어려운 총장에 연이어 두 번 선택 받았다. 실제로 전북대에서 직선으로 연임한 총장은 전무후무할 뿐만 아니라 전국 국립대에서도 매우 드문 예이다. 되돌아보면 국립대 총장은 희생하고 헌신하는 자리이지, 군림하며 권한을 행사하는 자리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립대 총장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처럼 오해하는 분들을 만나면 솔직히 억울한 심정이다. 큰 조직을 움직이는 원동력은 권력이나 권한이 아닌 리더의 소통과 헌신을 기반으로 한 구성원들의 의지와 열정이기 때문이다. /서거석 세계잼버리 정부지원위원전 전북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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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09 17:50

포화된 혐오

이주경 (전주문화재단 문예진흥팀 주임) 의미 포화라는 말이 있다. 특정 대상에 과도하게 몰입할 경우 그 대상의 정의나 개념이 희박하게 느껴지는 현상을 이야기한다. 일종의 미시감처럼 같은 단어를 반복해서 말하다 보면 그 의미가 어색하게 느껴지는 현상을 말한다. 최근 각종 매체에서 혐오라는 단어를 자주 접하다 보니 단어 자체가 너무나 어색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얼마나 내가 그 단어에 노출이 많이 되었으면 이런 느낌이 들었는지 궁금해졌고 그래서 나는 지난 한주 동안 혐오라는 단어가 들어간 인터넷 기사가 얼마나 되는지 검색 해보았다. 검색결과 약 3만 여개. 물론 중복되는 기사도 있고 객관적인 지표로서 활용 할 수 있는 자료는 아니지만 혐오라는 단어에 얼마나 많이 노출 되고 있는지 단편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수치였다. 혐오라는 단어는 언제부터 우리 곁에 이렇게 존재감을 드러냈을까? 내 기억에 처음으로 혐오의 시대라는 표현을 인식한 것은 2016년 즈음이었던 것 같다. 당시 우리 사회는 대다수 사회 구성원들이 분노할 수 있는 이슈가 있었고 또 그에 따른 진영 간 갈등 또한 최고조에 이르렀다. 자신이 속해있는 진영을 지키기 위해 상대방을 끌어내리는 혐오의 양상은 당연하게 나타났으며 바로 이듬해 새롭게 선출된 미국의 대통령이 더 강한 미국을 외치며 주변국과 이민자에 대한 다소 강압적인 정책들을 꺼내 놓으며 혐오의 시대라는 표현을 매체를 통해 더 자주 접하게 되었다. 정치적인 이슈로 예를 들어 이야기 했지만, 나 또한 지난 몇 년간 여러 계층사이에서 존재하는 혐오를 목격 할 수 있었고 또 경험할 수 있었다. 과거 우리사회에서 혐오는 국가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재단되고 폐기되어야 할 것들을 정리하기 위해 사용되는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민주화가 이루어지고 수면 아래 있던 소수자인권들이 하나 둘씩 이슈가 되면서 성소수자 인권, 양성평등, 이민자들의 인권들이 논의가 되고 서로 다른 것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계층 간의 갈등은 혐오라는 감정과 함께 하게 되었다. 그리고 현재 혐오라는 정서는 안타깝게도 인터넷이라는 익명의 장과 전염병과 같은 공통의 불안정성, 그리고 경제적인 양극화를 바탕으로 더 널리 퍼지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본인이 선택하지 않은 성별, 장애, 정체성과 관련된 멸칭을 하나씩은 들으며 사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삶이 되어버렸다. 자신을 지키려는 본능에서 바탕을 두고 있는 감정이지만 그로 말미암아 생기는 사회 전반에 스며드는 무신경한 폭력성을 어떤 식으로 마주해야 할까. 나는 개개인의 비극을 용기 있게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계층 간에 혐오에 따른 폭력은 언제나 우리주변에 산재하고 그것은 상투적인 보도의 형태로 가공되어 일종의 정보의 형태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우리는 정보로서 다가오는 타인의 비극에 둔감해 질 수 밖에 없다. 개개인의 비극이 가지는 단독성을 마주하고 그들이 차별 받게 되는 이유가 온당한지 그들이 속해있는 공동체에서 개인의 존엄성이 무시되는 과정을 면밀히 살피고 평범한 정보로 추락 할 수 있는 개인의 비극에 공감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한명의 개인으로 당장의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혐오의 시대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이주경 (전주문화재단 문예진흥팀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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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09 17:50

방안퉁수 전북의원

삽화=권휘원 화백 지난 415 총선 결과를 놓고 염려했던 것들이 하나둘씩 맞아 들어간다. 초재선들로 구성된 전북정치권의 존재감이 중앙 정치무대에서 타 지역에 비해 너무 약체인 것으로 밝혀졌다. 8명의 민주당 국회의원 중 한명도 52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출마를 안 했다. 서울 경기에 이어 전북의 권리당원이 25만여명으로 전국 3위를 기록, 1인 2표를 행사한 이번 선거에서 웬만하면 당선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지만 모두가 포기했다. 그 복잡한 속내를 알 길이 없지만, 무슨 이유로 출마를 안 한 건지 못한 건지 답답해 보인다. 국회의원은 중앙정치무대에서 큰 정치를 해야 비로소 존재감이 생긴다. 정치력은 그냥 길러지는 게 아니다. 거대 행정부의 비리를 밝히고 대안을 제시하면서 절차탁마해야 길러지는 법이다.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지금 같은 단순한 정치구도하에서는 온실 속의 화초나 다를바 없어 정치력이 생기지 않는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출마해서 당선되어야 금배지의 값어치가 제대로 나온다. 연고 없이 허허벌판 같은 곳에서 여야가 치열하게 다퉈서 승리해야 진정한 민의의 대변자가 된다. 도내는 운동권 출신이 6명이나 되지만 성징이 비교적 유순해 정치적 컬러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이들은 지역정서에 의존해서 쉽게 금배지를 단 사람들이라서 전문성과 인적네트워크가 많이 부족하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배지를 달지 않아서인지 당내 입지도 좁다. 결국 상임위에 속한 부처에서도 정치적 영향력이 약해 말발이 서지 않아 전북현안 해결에 큰 도움이 안된다. 최근 국가중장기계획에 전북현안이 제대로 반영 안돼 도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만봐도 얼마나 전북 국회의원들이 무능한가를 단적으로 알 수 있다. 국회의원은 통상 선수(選數)를 존중해가며 의정활동을 하고 있지만 초선도 정치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행정부를 상대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4차국가철도망건설사업에 국가식품클러스터 산업선 정도는 경제성이 충분하므로 얼마든지 반영시킬 수 있는 것이다. 문파인 초선인 김용민 의원이 최고위원 선거에서 17.73%를 획득해 1등으로 당선됐다. 다행히 고창 출신인 재선의 강병원 의원이 17.28%로 2위를 기록해 그나마 전북의 자존심을 세웠다. 문제는 수도권 출신의원들이 최고위원을 싹쓸이 한 반면 호남 출신 서삼석 의원과 황명선 논산시장이 6. 7위로 탈락해 허탈감을 갖게 했다. 계파주의로 당이 움직이는 상황에서 전북 출신의원들의 정치력이 약해 도민들이 바라는 만큼 전북발전을 기대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당선될 때만 해도 지역발전을 위해 물불을 안 가릴 것 같이 다짐했던 사람들이 지금 와서는 유구무언으로 일관, 도민들만 좌절감에 빠져 있다. 전북의원들은 존재감이 약하다보니까 자신의 입지강화를 위해 시도의원 등 지방의원들만 줄 세우는데 골몰한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중앙언론에 한 줄도 제대로 안 나는 전북의원들의 방안퉁수 역할이 언제나 끝날까.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1.05.09 17:50

전북도 재난지원금, 지역경제 활력소 되길

전북도가 모든 도민에게 1인당 10만원 씩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송하진 지사는 지난 주 기자회견을 갖고 1812억원이 소요되는 긴급 재난지원금이 포함된 추경 예산안을 도의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재난자원금은 전액 도비로 편성됐다. 광역 지자체가 모든 주민에게 재난자원금을 지급하는 것은 올해 초 경기도 시행에 이어 전국에서 전북이 두 번째 사례다. 전북도는 5월 도의회 임시회(13 24일)에서 통과되면 선불카드 형태로 지급해 6월 하순부터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 선별적 지원을 강조해 온 전북도가 이번에는 보편적 지원으로 지급 방식을 바꾼 것은 이례적이다. 보편적 지원의 경우 복지 사각지대가 없고, 일정기간 내에 지급 금액을 모두 써야 하는 소멸성 이기에 지급된 뒤 바로 쓰여지면서 시장에 활력이 올 수 있게 기능한다는 유리한 점이 있다. 실제 지난 해 5월 전 국민 보편적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도내 카드 매출액이 18% 가량 상승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전북도가 이번 재난지원금 지급을 통한 지원액의 약 1.8배인 3263억원 대에 달하는 생산 유발효과를 기대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전북도는 이번 재난지원금 지급에 소요되는 예산을 전년도 순세계 잉여금 800억원과 지역개발기금 1000억원 등을 통해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재정 건전성이 우려된다는 일부의 지적에 현재 전북의 경우 외부 채무가 없고, 내부 차입 또한 행안부가 정한 주의기준(12% 이상) 보다 낮은 수준(5%)으로 관리하는 상태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열악한 지역경제와 전북도의 재정여건을 감안할 때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경계를 결코 늦춰서는 안 될 일이다. 재난지원금 지급이 취지대로 지역경기 활성화에 활력소가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1년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집행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 게 사실이다,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재난지원금의 실효성을 극대화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지역경제의 침체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도민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에 고루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는 현명한 소비가 필요하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5.09 17:50

충청권은 더 이상 용담댐에 빨대 꽂지 말라

충청권 4개 자치단체(충남충북대전세종)가 공동으로 최근 국가물관리위원회 소속 금강물관리위원회에 진안군 용담댐 물 공급량을 늘려달라며 재조정 논의를 요구한 모양이다. 전북은 해마다 인구가 줄어 물 사용량이 줄어드는 반면 충청권은 인구가 증가해 물 사용량이 늘어난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전북도는 전북에서 향후 용담댐 물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하고 충청권 요구를 일축하고 있으나 충청권과 힘겨루기로 치닫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충청권의 용담댐 물 공급량 확대 요구는 전북의 희생으로 조성된 수자원을 그저 쉽게 이용하겠다는 이기적 발상이다. 용담댐은 진안군 6개 읍면 70개 마을 8.22㎢ 부지가 물에 잠겼고, 당시 진안군민의 40%에 이르는 2864세대 1만2616명이 집과 농경지를 물에 묻고 고향을 떠났다. 1990년대 초 용담댐 조성 당시 대청호로 흐르는 물길이 막혔다는 이유로 충청권에 1일 43만톤의 물 배분이 이뤄졌다. 용담댐 완공 후 충청권의 재분배 요구로 2002년 32만톤 용수공급이 추가돼 현재 75만톤이 공급되고 있다. 이후에도 충청권은 기회만 되면 용담댐에 눈독을 들였다. 충남 청양의 지천댐 건설계획이 무산된 후 2015년에도 용담댐 물 공급 확대를 요구해 전북과 갈등을 빚었다. 충청권은 2002년도 고시가 올해까지로 한시적인 만큼 현재의 물 수요 상황을 반영해야 한다며 다시 용담댐 카드를 꺼냈다. 전북의 미래 인구가 과다 추계되면서 기존 고시량 135만톤도 다 쓰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수자원이 풍부하고 미래 수요도 없는 상황에서 충청권 요구를 무작정 묵살한다면 지역 이기주의다. 그러나 댐 건설지역인 진안에서조차 현재 절반 가까운 주민이 용담댐 물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새만금 개발, 완주 테크노밸리, 전주 탄소 산업단지 조성 등 대규모 산단 개발에 따른 전북지역 미래 물 수요를 감안할 때 전북에 배분된 135만톤 물이 결코 넉넉하지 않다는 게 전북도의 판단이다. 장기적으로도 물은 중요한 자원이다. 생태계 보전 등의 차원에서도 과거와 같이 대규모 댐을 만들기 어렵다. 전북의 희생과 땀으로 조성된 용담댐 물은 곧 전북 미래의 젖줄이다. 충청권이 용담댐에 더 이상 미련을 갖지 않도록 확실한 방어 논리를 세워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5.09 17:50

보이스피싱, 조심하세요

김재호 선임기자 살인, 강도, 성범죄, 절도, 폭력은 5대 강력 범죄다. 그러나 5대 범죄에 포함되지 않지만, 그 이상의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끼치는 잔인한 범죄가 있다. 바로 사기와 횡령이다. 멀쩡한 사람의 눈에서 피눈물을 빼내는 사기횡령범은 간악하고, 악질적이다. 벼룩의 간을 내 먹는 사회악이다. 근래 경찰의 최일선 조직인 파출소 근무 경찰관들은 금융기관, 농촌 마을 등을 돌아다니며 보이스피싱 예방 홍보 및 협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일선 파출소 근무자들의 주요 업무 중 하나가 됐다. 기자가 근무하는 완주지역 경찰서 산하 파출소 경찰관들도 관내 농협 등 금융기관을 방문하는 등 방법으로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한 협력, 홍보 활동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다. 노인 등 금융기관을 방문한 고객이 고액의 현금을 한꺼번에 인출하는 등 범죄 피해가 의심되는 경우 112나 파출소로 신속하게 신고해 달라고 협조를 당부한다. 이런 경찰의 활동은 보이스피싱 범죄가 얼마나 극심한 지경에 이르렀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니, 참 씁쓸한 일이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의 2020년 보이스피싱 현황 분석 자료를 보자. 2020년도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은 2353억 원이었고, 피해건수는 2만5859건이었다. 2019년보다 각각 65%, 64.3% 감소한 규모였다. 또, 지난해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액 중 1141억 원(전체 피해액의 48.5%)은 피해자에게 돌려졌다. 환급률이 2019년 28.5%에 비해 무려 20%p 상승, 금융기관과 경찰 등 관계당국의 범죄 피해에 대한 대응이 상당히 신속해 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 영향도 있다고 한다. 어쨌든,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해 교묘하게 벌이는 메신저형 사기 범죄가 증가세인 것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2020년도 보이스피싱 피해를 유형별로 봤을 때 대출빙자형 피해금액은 1566억원(67%), 사칭형 피해액은 787억원이었다. 대출빙자형에 비해 사칭형 피해가 절반 정도 적지만, 가족이나 지인 등 가까운 사람들을 사칭한 메신저피싱 피해액의 경우 전년대비 9.1% 증가한 373억 원에 달했다. 사칭형은 50~60대 여성이 주요 피해자였던 것으로 나타났는데, 사랑스러운 가족 사이에 생길 수밖에 없는 부주의, 순간의 방심 때문에 엄청난 피해를 입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다. 지난 4월 말, 50대 여성 A씨는 남모르는 전화 문자를 받았는데, 문자 내용을 보니 사랑하는 딸내미였다. 딸아이는 자기 스마트폰을 잃어버려서 친구 폰으로 엄마한테 문자를 보낸다고 했다. 그리고 딸은 급하게 상품권 결제를 해야한다며, 엄마 스마트폰에 앱을 다운로드 받아달라고 요청했다. 그런 후 A씨는 해당 앱에 접속한 딸이 불러주는 대로 하였다.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도 알려줬다. 그러던 중, 집 유선전화 벨이 울렸다. 딸내미와 중요한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전화를 받을까 말까 했지만, A씨는 수화기를 들었다. 그런데, 경찰이었다. 은행에서 보이스피싱 의심 신고가 들어왔으니, 당장 멈추라는 것이었다. A씨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정신을 차렸을 때, 이미 A씨 통장에서는 수십만 원이 상품권 대금으로 출금됐다. 나중에 A씨 집을 방문, 조사를 벌인 경찰관은 이렇게 말했다. 은행에서 보이스피싱 사기가 의심된다며 112에 신고했다. 수십만 원만 빠져나갔으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5월 가정의 달을 앞두고 사랑스러운 딸이 어버이날 선물을 주려고 상품권을 사는가 보다 했다는 A씨, 너무 자연스러운 접근에 보이스피싱 범죄를 전혀 의심하지 못했다고 한다. 개인은 물론 가정까지 파탄시키는 보이스피싱은 뿌리 뽑아야 할 사회악이다. 그러나 근절은 안되고, 주의와 예방이 최선이 됐다는 것은 우울한 일이다.

  • 오피니언
  • 김재호
  • 2021.05.09 17:50

[노인환의 세상만사] 화성에서 온 화니씨, 금성에서 온 주니쉬

전통적으로 부부는 공동체라는 의식이 강한 한국사회에서는 부부사이의 자산변동에 대해서는 세금과는 무관하다고 흔히들 착각하는데, 민법은 부부별산제를 원칙으로 하고 부동산등기에 관해 공신력을 부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민법을 근거로 세법 역시 부부별산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법률혼관계에 있는 부부의 자산변동거래에 대해서는 증여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관련증빙 등에 의해 입증된 금전소비대차계약이나 매매 등의 실질거래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부부의 세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세금에 대한 경우의 수는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문제, 사망에 따른 상속, 그리고 자산변동거래에 대한 증여의제 등입니다. 부부의 세계에서 자산변동거래는 원칙적으로 증여로 보아 증여세가 과세가 됩니다. 통상적으로 자산가액 전체를 과세대상으로 보는 증여세가 양도차익만을 과세대상으로 하는 양도소득세보다 세부담이 많으나 부부에 대해서는 10년간 6억원이라는 증여재산공제가 인정되고 명의신탁도 허용되고 있으므로 이 제도를 잘 활용하면 많은 절세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단, 부부의 세계에서 증여 후 5년 이내에 재차 양도가 이루어진다면 자칫 세금폭탄을 맞을 수도 있으니 이 부분은 주의를 하셔야만 합니다. 이혼이라는 상황에서 부딪치게 되는 잔여재산은 재산분할 또는 위자료지급이라는 절차를 거쳐 각자의 몫이 정해지게 됩니다. 민법은 이혼 시의 잔여재산에 대해 누구의 명의이든지 부부가 혼인기간 중에 공동의 기여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보며, 세법 또한 민법의 취지에 맞게 이혼 시의 재산분할에 대해서는 각자의 몫을 찾아가는 것으로 보아 과세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위자료 역시 책임 있는 어느 일방이 지급하는 손해배상 성격의 금전이므로 과세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나, 부동산으로 지급하는 경우 금전을 대신하여 지급하는 채무변제이므로 부동산이 유상으로 이전하는 결과가 초래되어 양도소득세가 과세됩니다. 따라서 불가피하게 이혼을 하게 되어 부동산이 어느 일방으로 이전되는 경우 등기원인이 재산분할이면 과세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나 등기원인이 위자료지급이나 채무변제 등이 된다면 양도소득세가 과세된다는 것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한국미국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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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1.05.06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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