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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정감사 임하는 지역 국회의원들의 자세

현 정부 첫 국정감사가 13일 시작돼 다음달 6일까지 한 달 가까이 계속된다. 비상계엄으로 막을 내린 전임 윤석열 정부와 4개월 동안 국정을 맡아온 이재명 정부가 모두 대상이다. 첫날 국감을 보면 예상대로 정책은 실종되고 여야의 철저한 진영논리와 정쟁의 장이 될 것이 확실하다. 모두 17개의 국회 상임위원회가 830여 개의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한다. 검찰·사법개혁에 소위 '추나 대전'으로 유명한 법제사법위원회와, 김현지 대통령실 부속실장의 출석 여부가 쟁점이 된 운영위원회가 뜨거운 관심사다. 행안위의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인한 정부 전산망 마비 사태 등은 전 국민적 관심사다. 휘발성이 강한 정치 이슈에 이목이 쏠리는 동안 전북으로서는 가장 우려했던 상황이 나타나지 않을까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바로 지역민 한사람, 한사람에게 간절하고 꼭 필요한 지역현안과 민생문제가 자칫 그냥 묻히지나 않을까 하는 것이다. 지난해 국정감사때는 민주당 출신 도내 의원들이 야당 출신답게 전북 현안을 홀대하는 윤석열 정부에 야무지게 송곳질의를 하는 모습이 종종 목격됐으나 과연 집권여당 의원이 된 지금 어떻게 활동할지 주목된다. 관건은 지지부진한 전북 현안에 대해 속시원하게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하되, 내년도 예산 심사과정에서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정부나 국회 차원에서 적극 협조를 약속했던 현안들이 예상치 못한 반대와 방관에 표류하고 있는게 작금의 현실이다. 새만금 국제공항이나 올림픽 유치를 비롯해서 새만금 신항 배후부지 개발에 대한 비전 제시도 아쉬운 대목이다. 현 정부들어 전북은 지역출신 인사가 4명이나 입각하는 등 금방이라도 뭐가 될 것이란 기대감으로 가득차 있다. 하지만 구체적이고 굵직한 지역현안이 진전되고 있다는 시그널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여당인 민주당 의원들의 자화자찬식 생색내기와 달리 과연 지역민들에게 어떤 비전과 희망을 줬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도민들은 거창한 것을 바라지 않는다. 조금씩 이라도 삶의 질이 나아지고 미래에 뭔가 좀 발전이 있을거라는 희망이 있기만해도 나름대로 만족할 수 있다. 그래서 이번 국감에 임하는 도내 의원들은 한번 더 마음을 추스리고 정당의 대변자에 그치지 않고 유권자들의 대변 역할도 동시에 해줄것을 간곡히 기대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10.13 18:16

[오목대] 명절과 선거, 그리고 민심

추석 연휴가 끝났다. 민족 최대의 명절, 긴 연휴 덕에 귀성·귀경 전쟁은 그리 치열하지 않았다. 치열한 전쟁은 따로 있었다. 이제 7개월여 남은 내년 지방선거 입지자들의 홍보전이다. 이미 출마의사를 밝혔거나 출마를 기정사실화 한 입지자들의 ‘명절 인사’ 현수막이 아직도 즐비하다. 명절 인사를 빙자한 입지자들의 이름 알리기 경쟁이다.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사실상의 선거전이 시작된 것이다. 내년 6월 3일로 예정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주요 사무일정은 내년 1월 시작된다. 입지자들이 신경을 곤두세우는 각 정당의 경선은 내년 3월께 치러진다. 선거가 내년이라고는 하지만 민주당 경선이 곧 본선인 지역 선거구도에서 입지자들의 마음은 급하다. 중앙 정치무대에서 활약상을 보이지 못한 국회의원들도 지역구 유권자들에게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 기성 정치인과 출마예정자들이 큼지막하게 자신의 이름을 새긴 추석맞이 현수막을 여기저기 내건 이유다. 잊혀지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새로 기억되고 싶어서다. 명절은 공직선거의 시점이자, 분기점이다. 민심이 형성되고 움직이는 시기가 바로 사람이 모이는 추석과 설 명절이다. 각 정당의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을 앞두고 맞는 내년 설 명절에는 거리의 귀성 인사 경쟁, 민심 잡기 신경전이 더 치열할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명절 밥상머리 화두에 정치와 선거 얘기는 절대 꺼내서는 안 될 금기어가 됐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친지들 사이에 큰 분란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증오와 대립의 정치가 고착되면서 그 금기사항은 철칙으로 굳어졌다. 가족 간 말다툼과 주먹다짐을 넘어 칼부림까지 종종 발생하니, 명절 어이없는 비극을 막기 위해 절대 꺼내서는 안 될 화두임에 분명하다. 어쩌다보니 가족 간에도 극도로 말조심을 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취업과 결혼·출산 등 사생활에 대한 간섭은 상대를 불편하게 하지만, 정치적 견해를 내세울 경우 자칫 극한 충돌을 불러올 수 있다. 그 견해가 확고할수록 위험성은 더 커진다. 정치인들이 만들어낸 우리 사회 불문율이자 웃지 못할 명절 풍속도다. 그나마 농어촌에서는 이런 다툼조차 찾아보기 어렵다. 마을 어귀, 명절이면 어김없이 줄지어 내걸렸던 귀성객 환영 현수막이 자취를 감췄다. 정치인들의 낯내기용 명절 인사 현수막조차 없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데도 말이다. 표 계산에 도가 튼 정치인들의 셈법이니 그 이유가 분명하다. 그래도 정치인들은 명절 밥상머리 민심을 듣고 싶어 한다. 내년 지방선거 입지자들은 더 그랬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귀담아듣지는 않는다. 어느 정치인, 어느 후보를 추켜세우고, 비난하는지에만 촉각을 세운다. 해석도 아전인수식이다. 정치권의 이전투구식 정쟁을 싸잡아 비난하면서 당장의 팍팍한 삶을 걱정하는 서민들의 목소리는 흘려버린다. 민생과 소통을 외친 그들의 명절 현장 행보가 가증스럽다. / 김종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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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표
  • 2025.10.13 18:15

[문화마주보기] 별이 빛나는 밤에

밤하늘에 별들이 총총하다. 맑고 차게 빛나는 별들을 헤치면 어릴 적 꿈들이 소도록 소도록 쌓여 빛날 것 같다. 진안고원의 안천면 구롓말, 친구 황의관네 질뚝배미 나락을 다 베고 집에 돌아와 저녁밥 먹은 뒤 마당에서 올려다봤던 밤하늘. 별들이 정말 무수히 반짝였다. 은빛을 뿜어내는 별들의 그물에 풍덩 뛰어들어 나는 물고기처럼 파닥거리고 싶었다. 그 별들이 그리워 만경 강변에 귀또리가 끊임없이 울어댈까. 별들이 달을 감춘 채 전하는 시간 바깥의 소식을 귀또리가 깨물어 먹는 건 아닐까. 별빛을 구슬구슬 매단 그 소식은 선사의 햅쌀 냄새가 묻어있으리라. 승용차 불빛이 휘익 지나가면서 눈앞을 막는다. 순간 하늘은 깜깜해졌지만 이내 총총해진다. 굳이 자정을 넘겨 마실 나온 저들도 어딘가에 차를 세우고 별을 헤며 둘만의 가을밤을 즐기리라. 불빛이 또 오는 기척이 있어 아예 눈을 감는다. 그런데 낌새가 없어 뒤를 돌아보니 삼례 쪽 비비정(飛飛亭)의 윤곽이 검게 보인다. 괜히 뒤를 돌아봤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정자 앞에는 ‘비비낙안(飛飛落雁)’이라고 적힌, 선인들의 묵향을 시늉하는 표지석이 있을 것이다. 비비정 오른쪽 경치를 KTX 철교가 잘라먹어서 반쪽 풍광이 되었고 백사장에 깃들던 기러기들의 날갯짓이 꺾였다는 말을 쏙 빼놓고. 여기만 이러랴. 경기전을 낀 풍남동과 한옥들이 여유롭고 고즈넉하던 교동은 말할 것도 없는 데다, 한벽당 옆에 육중한 콘크리트 다리를 놔서 정취를 망가뜨리고서도 한벽청연(寒碧晴煙)을 앞세워 전주 8경 중 한 곳이라고 소개하고 있으니. 별이 빛나는 밤에 왜 이런 생각이 드는지. 눈에 익은 산천 곳곳을 무덤 속같이 파헤쳐놓고 오죽잖은 콘크리트 건물이나 지어대면서 많은 이의 기억을 점방 구석에 처박힌 북어 꼴로 만들기 일쑤인 개발. 근본 까먹는 장삿속에 불과할- 일반인에게 자괴감과 소외감을 선물한 자본의 탐욕을 만날 때마다, 개발은 훼손을 넘어 자연생태계를 파괴하는 내란으로 이해되었다. 사람은 대자연의 공동체적 삶을 물려받는 존재이며, 이런 ‘너나들이’의 생활 태도가 인류의 희망이라는 걸 모르는 이는 없을 터이다. 온갖 생명체들이 가꾼 생존의 터를 까뭉개는 야만의 경제와 사람다움을 간직한 삶의 온기가 동거하는 이 기괴한 현재가 우리네 정체성일 리도 없다. 그러므로 편리함에 익숙해진, 어쩌면 길들여졌는지도 모를 생활의 변화는 자본과 문명에 복종하라는 금빛 독배일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런 점에서 엄경희가 “위장된 편리함과 편안함에 자신을 내어준 자가 치러야 할 대가는 자유의 박탈이다.”(『시인동네』, 2018년 9월호)라고 지적한 구절은 현재형이다. 진안고원의 구롓말 밤하늘에도 쌀티밥을 뿌려놓은 양 별들이 반짝이리라. 올가을에는 질뚝배미 나락을 누구랑 벨까. 황의관에게 전화를 걸려다 그만둔다. 그도 자신의 어릴 적 꿈들이 어느 별에서 소도록 소도록 빛날지 생각하리라. 강변에 바람이 소슬하다. 시간 바깥의 소식은 모두의 일상 속에 있다고, 점점 잃어가는 너나들이의 생활 태도를 회복하자는 것보다 더 반가운 소식이 또 있겠냐고 별들이 반짝인다. 제 잇속 채우려고 산천을 까뭉개든 4차 산업이 당도했든 말든, 오천 년 역사가 내장된 자연의 생명력을 자본과 문명이 내미는 엿과 바꿔 먹지 않겠다는 듯- 만경강 하늘에 별들이 총총하게 빛나는 밤이다. 이병초 시인·전북작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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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0.13 18:15

[경제칼럼]통합돌봄과 비빔밥

우리나라는 ‘24년 말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정부는 급증하는 돌봄 수요에 대비코자 분절적으로 이루어진 보건의료 · 장기요양 · 일상돌봄 등 서비스를 통합하여 수요자 만족도를 높이고. 재정 부담을 줄이고자 했다. 통합돌봄 목적은 일상생활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살던 곳에서 건강한 생활을 영위(Aiging in place)하는 것이다. 그래서 정부는 ‘19년부터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으로 ‘23년부터는 노인 의료·돌봄 통합지원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24년 3월에는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돌봄통합지원법)이 제정되었고, 내년 3월부터 본 사업이 전국적으로 시행된다. 새 정부는 국정과제 78번, “지금 사는 곳에서 누리는 통합돌봄”으로 정하고, 지난달 9월 30일 이를 실현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범부처·지자체·전문가가 참여하는 ‘통합돌봄정책위원회’를 구성·출범하였다. 정부는 ‘26년 통합돌봄 예산 국비 777억원을 편성했으나 전국 사업을 시행하기 충분치 않다. 물론 정부 재정 악화상황에서 첫술부터 배부르게 시작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사업은 각 부처(행안부·국토부·농림부·문체부) 사업을 활용하고, 지역 내 민간 자원을 동원해 구슬을 꿰어야 한다. 통합돌봄에서 주거(케어안심주택)지원은 중요하다. 아무리 질 좋은 돌봄서비스가 지원되어도 위생적인 주거환경과 유니버설디자인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성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주거서비스는 건축 특성상 다른 서비스에 비해 고비용이다. 그래서 지자체는 통합돌봄 서비스 제공이 이루어지는 공간인 ‘주택’에 대해서 국토부 사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국토부는 연 2회 ‘맞춤형 특화주택’ 공모를 통해 ‘고령자복지주택’ 등을 공급하고 있으며, 앞으로 서비스 결합형 공공 민간임대주택 공급과 지자체 ‘중간집(퇴원과 집 복귀 사이 돌봄지원 공간)’ 구축을 지원하게 된다. 여기서 케어안심주택은 고령자복지주택으로 접근하면 된다. 고령자복지주택 입주 대상은 65세 이상 무주택 고령자(중위 150% 이하)이다. 해당 주택은 미닫이 욕실문, 안전손잡이 등 주거약자용 편의시설 등이 적용된 임대주택과 사회복지시설을 (1~2천㎡)을 복합 설치하여 주거와 복지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며, 경로식당 · 건강상담실 · 교양강좌실 등 건강지원 · 여가지원시설을 창의적으로 갖추게 되어 입주자 만족도가 높다. 특히 지자체가 소유한 유휴부지, 국·공유지 등을 활용하여 건설하고, 재정지원도 규모에 따라 건설비 80%를 연차별로 출·융자 복합 지원하게 되어 있다. 지자체는 통합돌봄 사업 예산만으로는 사업비가 부담된다. 위와 같이 국토부 공모사업을 통해 효율적이고 고품질 통합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주택을 확보할 수 있다. 고령자복지주택 입지로는 지역의 낙후된 원도심이나 고령자가 밀집된 재생사업지도 고려해 볼 수 있다. 해당 지역에는 돌봄이 필요한 분들이 다수가 거주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자기가 살던 ‘집’과 ‘지역사회’에서 집적된 돌봄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돌봄이 필요한 사람은 살던 곳에서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게 되고, 지역은 주거지 재생을 촉진할 수 있다. 초고령사회와 인구감소시대, 지역사회는 유기그릇이고, 통합돌봄으로 전주비빔밥을 지을 수 있다. 그리고 케어안심주택은 황포묵이 될 수 있다. 이것이 돌봄 경제이다. 배현표 한국주거복지사회적협동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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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0.13 18:14

[기고] 내년 6·3 지방선거 성공은 철저한 검증이 생명이다

국민주권시대의 지방자치는 지역 주민이 주인이다. 즉 국가의 주권주민이라는 정의에 뿌리한 것이다. 오늘의 정치철학 기본이다. 내년 6월3일 실시하는 지방선거는 제9회째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전북의 경우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하는 혈투의 장이다. 도지사 6명을 포함한 14개 시장군수는 97명으로 평균 6.92대1을 기록하고 있다. 경쟁률이 높은 곳은 16명으로 임실군수, 다음이 군산으로 14명에 이르고 있다. 가장적은 곳은 무주군수로 단 2명의 맞대결이다. 여기에 교육감 경쟁자도 6명이나 되고 있다. 과연 이들은 주민을 지역의 주인이요, 국가의 주인이라는 확고한 인식을 갖고 지역과 나라를 위한다는 신념에서 얼굴을 내민 것인지 아니면 명예와 사욕의 충족을 위한 기회로 삼겠다는 데서 비롯된 판단인지에 대해 알 수 없다. 일단은 지역발전의 기수가 되겠다는 각오가 세워졌기에 자천 타천으로 명함을 내 밀었을 것으로 보여 진다. 그러나 이처럼 혈전에 가까운 경쟁은 그동안 선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 것이다. 전북은 더불어 민주당 텃밭으로 알려져 있기에 무조건 공천만 받으면 곧 당선으로 이어지는 따논당상이라는 확신을 주는 곳으로 인식되어있어 더욱 그러함으로 여겨진다. 문제는 험악한 상황을 경선이라는 굴레에 의지만 할 것인지 아니면 경선이전에 엄밀하고 치밀하며 철저한 정밀조사를 했는지 여부다. 특히 형사사건에 연루되어 경찰이나 검찰의 조사를 받았거나 법원의 심판을 받는가하면 도덕성 등으로 지역 주민들로부터 비난의 여론을 받는 즉 리스크가 있는 인물은 가차 없이 경선에 임하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예컨대 컷 오프다. 그렇지 않으면 대의원 확보로 경선에서 1위 득표를 해도 리스크가 있는 인물은 공천 후보자체에 주민의 설득력을 잃는다. 더불어 민주당의 전북특별자치도 도지사, 시장, 군수, 도의원, 시의원 모든 선거에서 승리한다는 보장이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단체장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자신의 행적에 대해서는 아랑곳없이 무조건 주민의 신임을 받아 시장, 군수가 되겠다는 것은 사욕의 충족용으로 전락되리라는 예견은 두말 할 나위 없다. 지금은 AI시대로 도정, 시정, 군정의 시책은 주민들이 먼저 알게 된다. 깜짝 정치 쇼, 풍선여론형성, 눈가림, 위선적 발언과 행동, 반도덕적 언행, 주민여론 내 팽개치듯 한 행동거지 등을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 무엇보다 주민의 여론을 중시해야한다. 이번선거는 소위『위민행정으로 주민을 주인으로』라는 신념을 가진 인물을 공천후보자로 내놓고 경선을 하 든 공천을 하든 올바른 선거를 치르도록 해야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준하는 도의원이나 기초의원도 마찬가지이다. 의정활동의 전력을 평가해보면 충분한 자료가 넘칠 것이다. 또한 의원으로서의 기본적 역할을 했는지는 지역 주민들이 더 잘 알고 있다. 더불어 민주당은 내년지방선거에 후보다운 후보를 공천하여 주민의 냉철한 판단을 받아야 성공으로 이어지며 이재명 정부의 중간평가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하고 공천에 정치적 인과관계나 친소관계를 배척하고 공정한 공천만이 정권재창출의 결과로 한발 다가설 수 있다. 이제는 낡은 사고방식, 종합적인 합리성을 배제하고 내 고집과 주장, 권위주의로 행정이나 의정을 하려는 인물은 철저히 배제하고 주민여론이 한몫을 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주민들은 앞에서 지적한 몇 가지 내용을 뛰어넘어 비교적 젊고 참신하며 진정성을 바탕으로 행정과 정치적 경험을 쌓았으며 지역발전과 나라발전에 헌신할 새로운 인물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리민복은 나라의 근본이다. 김철규 시인·제4대 전라북도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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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0.13 18:14

[사설] 때 이른 지선 모드 과열경쟁 불·탈법 우려 커

추석 민심은 내란·김건희·순직해병 등 3대 특검 수사와 민생회복, 미국 관세협정, 정부조직 개편 등이 많이 거론됐다. 내수 침체 장기화와 위축된 가계 소비, 최악의 건설경기 등에 대한 위기의식도 밥상머리를 달궜다. 내년 6.3 지방선거 역시 주요 관심사였다. 지방선거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선거라는 점에서 정부 여당의 국정 운영 평가가 중요한 잣대가 될 전망이다. 여야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전북지역은 대부분 지방선거 모드로 전환되고 있다. 일부 자치단체장들은 이미 예비 선거캠프 격인 사무실을 가동시키고 인력배치를 서두르고 있다. 정책과 예산, 예산 등도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포석에 집중될 것이다. 기성 정치권과 정치 신인 모두 당원과의 소통에 주력하고 있고 이력·경력과 얼굴 알리기에 심혈을 쏟고 있다. 문제는 다른 어느 선거 때보다도 과열경쟁과 불법 탈법이 성행할 것이라는 점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당원 주권을 선언했고 상향식 의사전달 방식을 공언했다. 당내 경선도 이 원칙에 따라 치러질 것이다. 전북은 경선승리가 곧 당선이라는 우월적 지역정서 때문에 경선 때 불법과 탈법이 횡행할 수 있다. 따라서 지난 8월말까지 입당한 당원 검증을 철저히 해 자격미달 및 유령당원들을 가려내고 사전에 경선 당원동원에 대한 엄벌 의지도 밝혀야 마땅하다. 선거 때마다 공직선거법 위반과 허위사실 유포는 단골메뉴였다. 특정 목적을 노린 여론조사로 선거를 흐리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전북선관위가 사전 대비를 철저히 하길 바란다. 빈번하게 나타나는 위법사례 중심으로 교육을 철저히 하고 홍보활동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2022년 6·1 지방선거 때는 전북교육감과 시장 등 5명이 허위사실 공표 및 금품살포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내년 지방선거는 산적해 있는 지역현안들을 과감하게 추동시키고 살기 좋은 전북을 만들 적임자가 누구인지 가려내는 중요한 정치이벤트다. 불법 탈법으로 얼룩지지 않고 정당한 절차를 밟아 당선된 역량 있는 정치인이 힘 있게 이끌어 가야 한다, 그만큼 전북은 지금 절박하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10.12 17:33

[사설] 야생동물 농작물 피해예방 대책 강화해야

멧돼지와 고라니 등 야생동물에 의한 농작물 피해가 해마다 반복되면서 농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국회 윤준병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농림축산식품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4년) 야생동물에 의한 농작물 피해액은 총 478억원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산간지역인 강원도의 피해액이 가장 컸고, 전북은 이 기간 약 50억원 상당의 농작물 피해가 발생해 전국 시·도 중 5번째로 피해액이 많았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농민들이 피땀으로 가꿔낸 농작물 피해를 막기 위해 전기울타리·방조망·조수퇴치기 등 유해 야생동물 피해 방지시설 설치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야생동물 개체수가 늘어나면서 피해는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다. 또 각 지자체에서도 ‘유해 야생동물 피해방지단’을 운영하고 있지만, 한정된 포획사업으로는 늘어나는 개체수를 조절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농작물 피해 예방 대책은 현실과 거리가 있다는 게 농민들의 하소연이다. 정부가 전기울타리와 철선울타리·방조망 등 야생동물 차단시설 설치 비용을 지원하고는 있지만 과수 중심으로 한정돼 있다. 이마저도 국비와 지방비 보조금 50%와 30%의 융자, 그리고 나머지 20%는 농가에서 부담해야 하는 구조여서 소농과 고령농에게는 진입 장벽이 높다. 또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해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10ha 이상의 농작물에 피해가 발생해야만 가능하다.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농가를 대상으로 한 정부의 피해보상금도 피해액의 80%, 최대 500만원이라는 상한선이 있다. 기후변화와 인구 감소, 농산물 시장 개방 등으로 농업·농촌의 위기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수확철에도 웃지 못하는 우리 농민들이 야생동물로 인한 피해까지 걱정하게 해서는 안 된다. 정부와 지자체가 야생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 예방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 우선 전기울타리와 방조망 등 야생동물 차단시설 설치비용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농작물 피해방지단을 통한 포획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유해 야생동물 개체수를 줄여야 할 것이다. 더불어 피해액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보상액을 현실에 맞게 상향하는 등 피해 농가를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10.12 17:33

[전북칼럼] 에너지의 트렌드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

탄소중립은 기후변화 대응과 미래 지속가능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함이고, 에너지 안보는 국가 경쟁력 확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전 세계는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고 있으며, 재생에너지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수소에너지 생산에 투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93.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원자력 발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으며, 산업에서의 에너지 비중이 IEA 회원국에서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산업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입액은 2022년 약 2,171억 달러(약 300조원), 2023년 약 1,703억 달러(약 235조원)이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수입액의 평균 28%를 에너지를 수입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의 2023년 1위 수출품목은 반도체로 총 986억 달러, 2위 수출품목은 자동차로 약 708억 달러를 수출하였다. 이를 에너지 수입액과 비교해 보면,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액을 합친 금액보다 더 많은 비용을 에너지를 수입하는 데 지출하였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에너지는 우리나라의 산업 경쟁력과 직결될 수 있는 분야이며, 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국제 유가 등 에너지 비용의 변동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이러한 에너지 분야가 기후변화에 대응을 위해, 현재 사용하고 있는 화석연료를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을 전 세계가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의 전환은 우리나라가 적극적으로 대응할 경우,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산업화가 늦은 우리나라는 현재 해외 에너지 자원 확보 비율은 약 12%에 불과한 상태이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 친환경에너지 생산량 확보와 국가 수소 인프라 구축은 중요한 과제이다. 국내 친환경에너지를 확보하는 방안은 두 가지이다. 국내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확대하는 것과 재생에너지 미활용 전력을 활용하여 수소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이다. 현재 지역별 재생에너지 보급 및 발전 현황을 보면, 전라북도가 1위이다. 현재 국내는 재생에너지 미활용 전력은 제주도와 전라남도에서 발생되고 있지만,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10%를 넘는 순간 전국으로 확대될 것이다. 전라북도는 재생에너지 보급 1위와 함께 미활용 전력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미래 그린수소 생산량이 높은 지역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 그 예로 보면, 현재 독일의 경우,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52.5%에 도달하였으며, 재생에너지 총 발전량 중 약 53%(10TWh)가 미활용 전력으로 분류되고 있다. 두 번째로 수소 인프라 구축이다. 수소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많은 예산과 기간이 소요된다. 전라북도는 현대차와 두산과 같은 앵커기업을 중심으로 수소 모빌리티 분야 중 상용차 분야와 발전용 연료전지 분야를 선도하고 있으며, 산업부 수소생산기지 구축 사업, 수소도시사업 등을 통해 필요한 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또한, 액화수소 시험센터(KGS), 연료전지 혁신센터(우석대) 등이 구축되어 운영되고 있으며, 자동차용 폐연료전지 재활용 센터가 KTR과 우석대를 중심으로 구축되고 있다. 전북자치도는 재생에너지 보급 1위, 대형 모빌리티 및 발전용 연료전지 제조산업 중심지로서 미래 우리나라의 에너지 안보를 위한 청정수소 생산과 국가 경쟁력 확보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홍기 우석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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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5.10.12 17:32

[열린광장] 꽃과 사람이 어우러진 정읍, 구절초의 계절을 맞이하며

가을의 정읍은 언제나 빼어난 자태를 자랑한다. 내장산의 단풍이 산하를 물들이는 시기, 들녘과 정원은 저마다의 색을 더하며 계절의 깊이를 드러낸다. 그 중심에 정읍을 넘어 전북특별자치도를 대표하는 축제인 ‘구절초 꽃축제’가 자리한다. 올해로 제18회를 맞이한 본 축제는 오는 10월 14일부터 26일까지 13일간 구절초 지방정원 일원에서 개최된다. 자연의 순수한 아름다움과 시민의 성원이 더해져 완성되는 이 축제는 정읍의 문화적 위상을 높이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기회라 할 수 있다. 구절초는 한 해의 끝자락에 만개하는 꽃으로, 은은한 향기와 고결한 기품을 지닌다. 예로부터 선조들은 이를 차로 달여 건강을 지켰으며, 문인과 예술인들은 그 자태를 시와 그림으로 형상화하였다. 정읍 구절초 정원은 이 같은 전통을 계승하며, 방문객들에게는 사색과 휴식의 공간을 제공한다. 따라서 본 축제는 단순한 계절 행사를 넘어 자연과 문화, 그리고 공동체의 가치를 성찰하는 장으로 기능한다. 올해 축제는 다채로운 구성으로 그 의미를 더한다. 개막식은 10월 18일 오후 3시에 열리는데, 박창근, 장민호 등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가수들의 축하 공연이 마련되어 축제의 서막을 연다. 이어 꽃밭음악회, 광장 한마당 공연, 전통 줄타기 공연 등이 마련되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한다. 또한 유명 코미디언이 출연하는 명사 토크콘서트와 게릴라 콘서트는 관객과 가까이 호흡하는 자리를 통해 축제의 다양성과 흥미를 배가시킬 것이다. 상설 프로그램 또한 풍부하게 준비되었다. 체험 행사 17종, 공간 연출 7종, 야외 전시 4종, 판매장 3종이 운영되며, 구절초와 더불어 코스모스, 백일홍, 바늘꽃 등 가을 들꽃이 조화를 이루어 장관을 연출한다. 아울러 시청 홈페이지를 통한 개화 실황 중계는 시민들이 언제 어디서나 꽃 소식을 접할 수 있도록 하여 접근성을 높인다. 구절초 축제는 관광적 가치에 그치지 않는다. 축제를 찾는 방문객은 지역 상권을 이용하고, 농특산물을 구매하며, 정읍의 문화와 전통을 체험한다. 이는 곧 지역 주민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경제적 효과로 이어진다. 정읍은 이를 통해 ‘가을의 도시, 꽃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확립하고 있다. 나아가 본 축제는 지역 공동체의 화합을 촉진하는 계기로도 작용한다. 추진위원회와 자원봉사자, 지역 예술단체가 함께 참여함으로써 축제는 더욱 풍성해지고, 그 과정 자체가 공동체의 자산으로 남는다. 정읍시는 앞으로도 구절초 꽃축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축제를 통하여 정읍의 자연과 문화를 널리 알리고, 나아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을 축제로 자리매김하도록 역량을 모을 것이다. 축제를 찾는 모든 이들이 꽃의 향기 속에서 쉼과 위안을 얻고, 정읍의 넉넉한 인심과 문화를 함께 체험할 수 있도록 세심히 준비해 나가겠다. 제18회 구절초 꽃축제가 정읍의 가을을 더욱 빛나게 할 것이며, 시민과 방문객의 마음에 오래도록 남을 향연이 되기를 기대한다. 많은 이들이 정읍을 찾아 구절초가 전하는 순백의 아름다움과 깊은 울림을 함께 나누기를 바란다. 이학수 / 정읍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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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장훈
  • 2025.10.12 17:31

[기고] 산후 여성에게 흔한 손목건초염, 조기 관리가 핵심

젖먹이를 육아 중인 여성이 손목 통증을 호소하며 진료실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핀켈스타인 검사(Finkelstein’s test)와 엄지손가락과 손목이 이어지는 부분의 압통을 확인한다. 손목건초염을 감별하여 치료하고, 생활 관리를 지도해 주는 것이 손목건초염(드퀘르벵병)의 예후에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만 매년 150만 명 가까운 환자가 손목건초염으로 병원을 찾는다. 그중 60% 이상이 여성이다. 노화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젊은 여성에게서는 임신·출산·수유라는 특수한 상황이 주요 원인이다. 임신 중 호르몬 변화로 근건이 이완된 상태에서 육아로 손목을 과다 사용하면 쉽게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문제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병을 키우면 수술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치료 원칙은 한·양방을 불문하고 동일하게 '휴식과 고정'이다. 그리고 한방적 치료로는 임신이나 수유 중에도 가능한 소염약침을 비롯한 약침을 이용하거나 화침, 뜸, 한약을 이용하여 이완된 근건을 강화시킨다. 또한 양방치료로는 소염제, 프롤로요법 외에 염증이 심해질 경우 염증 부위의 결합조직을 절개해 주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수유를 중단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예방법과 대처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무엇보다 손목 보호대 착용을 생활화하는 것이 좋다. 출산 후 회음부나 제왕절개 상처 때문에 손을 짚고 일어나는 행동, 잘못된 수유 자세, 손목 스냅만으로 유축하는 행동 등은 손목을 크게 해친다. 초반 부종으로 착용이 불편하다면 수유나 유축할 때만이라도 보호대를 끼는 것이 권장된다. 단, 너무 압박이 심하지 않은 제품을 고르고 지지 정도만 느껴지면 충분하다. 둘째, 임신 중 손목 강화 운동이 필요하다. 본래 서양인들에 비해 얇고 유연한 동양인의 관절은 현대인들의 운동 부족으로 인해 더 약화하고 있다. 관절이 약하다고 생각된다면 임신 초반과 중반에 손목관절 강화 운동과 팔과 등 근육 단련 운동을 해주고, 손목에 순환이 잘되도록 하는 털기와 손목을 가동 범위 내에서 모든 방향으로 스트레칭해주기 등 부드럽게 움직여주는 노력을 하길 바란다. 단, 손목에 무리가 가는 행동을 줄이는 것이 운동보다 앞서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치료는 빠를수록 좋다. 손목은 많이 쓰는 곳이고 작은 관절이라 쉬워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손목 치료는 쉽지 않다. 줄어든 고무줄 팬티는 늘려 입을 수 있어도, 늘어난 고무줄 팬티를 줄여 입기는 힘든 이치이다. 초기에 증상이 나타났을 때 치료하는 것이 좋다. 집에서 할 수 있는 방법으로 1회 15분 이내의 따뜻한 찜질이 좋고, 파라핀요법도 추천한다. 물론 염증이 아주 진행된 상태에서는 냉찜질을 활용해야 하나, 초반에 그러한 경우는 드물다. 적극적인 치료로는 간접구 뜸치료, 손목으로 주행하는 근육에 대한 치료와 물리치료, 프롤로테라피, 침치료, 약침치료가 있다. 경험적으로 뜸, 화침, 약침치료가 좋은 경과를 보이고, 보호대와 반깁스의 중간단계로 첩대요법 또한 유용하다. 하지만 첫째 출산 때 손목이 아팠다면 둘째 이후 재발 가능성이 높고, 통증이 오래된 만성화 환자는 치료 기간이 길어진다. 출산 전후 손목 통증이 시작될 때 핀켈스타인 검사(Finkelstein’s test)를 자가 시행해보고, 필요하다면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 적극적 대처가 필요하다. 이은희 우석대 부속한방병원 한방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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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5.10.12 17:30

[오목대] 지사 덕목은 정치력이 우선

대통령제를 채택한 우리 정치 상황하에서는 대통령과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 제 아무리 능력이 출중해도 대통령과의 관계가 원활하거나 매끄럽지 못하면 실력 발휘를 못하게 돼 있다. DJ가 집권했을 당시 유종근 전 지사가 환란속에서 전방위적으로 힘쓸 수 있었던 것은 경제학자로서 환란을 극복할 역량을 갖췄다고 DJ가 판단해서 무한 신뢰를 보냈기 때문이다. 유 전지사는 DJ의 신뢰를 바탕으로 IMF 극복을 위해 무소불위에 가까울 정도의 권한을 행사했다. 외신 기자나 재벌들이 유 전지사를 만나려고 스위스 다보스 포럼까지 찾아 갔지만 스케줄이 맞질 않아 헛탕치는 경우가 허다했다. 외환위기 수습 과정에서 DJ의 경제고문으로 활동하느라 도정에 전념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지만 재선하면서 소리문화전당을 짓거나 월드컵경기장 용담댐 수몰로 인한 이설도로 개설 등 굵직한 현안사업을 깔끔하게 해결하는 수완을 보였다. 유 지사가 원맨쇼 하듯 거침새 없이 독주하자 도내 국회의원들과 광주 전남지역 정치인들로부터 시기 모함을 받기도 했다. 그 당시 가장 안타까운 일은 김제공항을 지역 유지들과 정치인들이 계란세례까지 퍼부으며 결사 반대해 오늘날 새만금공항 사태를 불러왔던 것. 전북은 노무현 문재인 정권시절이 지역발전시킬 기회였지만 정치인들의 역량 부족으로 허송세월 하고 말았다. 전북이 오늘날 전국에서 가장 낙후지역으로 전락한 이유는 지사 국회의원 시장 군수 선출직을 제대로 뽑지 못했기 때문이다. 모두가 자신들 입신양명하기에 급급했으니 지역이 발전할 턱이 없었다. 새만금사업서부터 시작해서 30년 이상을 지역발전이 공회전했으니 무슨 발전이 이뤄졌겠는가. 조금만 눈길을 밖으면 돌리면 충북 오송등 천지가 개벽된 사례가 한둘이 아니었다. 지금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도민들의 기대감이 크다. 조각과정 때 전북 출신 4명을 장관으로 발탁하면서 그 기대감이 부풀어졌다. 하지만 더 지켜봐야겠지만 현실적으로 국가예산 확보는 기대 이하다. 정부예산이 8.1% 늘어났지만 전북은 절반인 4.3% 밖에 늘어나지 않았다. 윤석열 전정권 때 탄압받고 핍박받은 것을 감안하면 전북은 전체 예산 규모가 11∼12조는 되어야 한다. 다행히도 김관영 지사가 정동영 통일부장관의 적극적인 대시로 피지컬 AI 관련예산을 확보하는 등 원군이 되어준 것은 괄목할만하다. 반면 김지사의 2036 하계올림픽 유치를 흠집내는 등 반김라인이 구축되면서 재선의 이원택 의원까지 지사경선전에 뛰어들었다. 송하진 전지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정청래의원을 당 대표로 만들었다는 사실에 고무돼 출사표를 던진 것은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만을 위한 결정이라고 지적한다. 민주당 지지자 중 김 지사의 컷오프설을 흘리지만 정청래 대표가 컷오프는 없다고 잘라 말해 경선으로 판가름 날 것이다. 식자층에서 김 지사의 업적이 없다고 비판하지만 최근 뉴스1 여론조사 결과 김 지사 31% 빼고는 3명 모두가 10%대 전후에 머물러 있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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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5.10.12 17:30

[사설] 갈등과 분열,정쟁과 생색내기 정치 중단을

장장 일주일, 역대 두번째로 길었던 추석 연휴가 끝났다. 한해 농사를 마무리하고 오곡을 수확하는 시기의 중추절은 누구에게나 희망과 풍성함을 주는 것임에 틀림이 없다. 하지만 급변하는 세태속에서 한가위는 더 이상 반드시 조상에 대한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가야만 하는 명절이 아니다. 물론 중요한 것은 민족의 명절인 추석을 계기로 소중한 가족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고, 삶을 영위하는 공동체의 단합과 번영을 기원하는 마음만큼은 변함이 없다. 이번 추석의 화두는 단연 내년 6월 3일로 예정된 지방선거였다. 국제적으로는 관세전쟁과 환율전쟁, 불투명한 국제정세속 경제위기가 엄습하고 있으나 극히 범위를 국한하면 지역에서는 역시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컸다. 아닌게아니라 후보자 등록은 내년 2월 3일부터 시작된다. 많은 시간이 남지 않았다는 얘기다. 당연히 여야 각 정당은 올해 연말부터 사실상 선거운동 준비를 시작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전북에서는 특히 당내 경선의 향방이 관건이다. 공천의 향방이나 후보 검증 등의 절차는 이제 본격적인 로드맵을 진행하게 된다. 현 상황은 민초들의 민심과 정치권이 보는 민심이 크게 괴리돼 있다는 거다. 당장 먹고 살기 힘든 서민들은 상생의 틀속에서 생산적인 정치를 갈구하면서 날로 쇠락하는 지역공동체의 번영을 바라고 있다. 하지만 현 정치권은 진보와 보수, 여당과 야당, 중앙과 지방, 호남과 영남 등으로 갈기갈기 찢어져 있다. 대선이 끝난지 한참됐으나 철저히 진영논리에 의해 선과 악이 갈리고 있다. 전북 지역민들은 지금 갈등과 분열, 정쟁과 생색내기 정치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 서민과 함께하는 정치가 아니라 정치권은 민초위에 군림하는 또하나의 지배체제로 인식하고 있다. 중앙정치는 말할것도 없도 지역 정치권에 대한 피로감도 이젠 임계치에 이르렀다. 표를 직접 찍어주는 유권자는 하나의 요식행위를 위한 들러리에 불과하고, 국회의원, 단체장, 지방의원 가릴 것 없이 공천장을 주는 정당과 유력 정치인들의 하수인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진영논리에 찬성의 자유가 있을뿐 민초의 뜻을 반영하는 바른 정치인은 찾기 어렵다. 전주완주 통합, 새만금공항, 올림픽 유치와 내년도 예산확보 등 할 일이 태산이다. 지역민들은 지금부터라도 지역 경제를 살리고 쇠락하는 전북 공동체 살리기에 헌신하는 정치를 기대하고 있다. 그게 바로 준엄한 추석 민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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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5.10.09 18:08

[사설] 가을축제 봇물, 정체성 확립·주민 참여가 과제

유난히 길었던 추석 연휴가 아쉽게 지나갔다. 그래도 다시 축제의 계절이다. 10월, 전국 곳곳에서 가을축제가 풍성하게 열린다. 전북에서도 지난 8일 막을 올린 김제 지평선축제와 임실 N치즈축제를 시작으로 군산 시간여행축제, 정읍 구절초꽃축제, 순창 장류축제, 남원 흥부제, 부안 붉은노을축제, 익산 천만송이 국화축제, 고창 모양성제 등 지역을 대표하는 가을축제가 줄줄이 이어진다. 어디를 가든, 발에 채이는 게 축제다. 그야말로 지역축제 홍수 시대다. 각 지자체는 ‘내 고장의 문화와 자연경관, 특산물 등을 널리 알려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자는데 축제의 목적이 있다’고 강조한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대한민국 대표 문화관광축제 지원사업’을 통해 지역축제 세계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축제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축제의 성패는 정체성 확립과 차별화된 프로그램, 그리고 주민 참여에 달려 있다. 우선 지역 고유의 문화와 역사·예술적 특성을 축제에 반영해서 방문객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주민참여도 관건이다. 축제의 주인은 당연히 지역주민이어야 한다. 어떤 식으로든 지역의 잔치마당에 주민들이 적극 참여해야 한다. 그런데 지자체의 축제 준비는 성수기 천정부지로 몸값이 치솟는 유명 대중가수 모시기 경쟁에서부터 시작된다. 대행업체까지 내세워 그 경쟁을 돈질로 뚫어낸 지자체들이 마치 승전보를 전하듯 온갖 수단을 동원해 초대 가수 알리기에 열을 올린다. 대중에게 인지도가 높은 유명 연예인을 불러오는 게 방문객을 늘리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부인할 수는 없지만, 수위를 한참이나 넘었다. 축제의 정체성은 아예 포기한 것처럼 보인다. 축제를 알리는 각종 홍보물은 온통 초대 가수 이름과 사진으로 채워진다. 주객이 전도됐다. 정작 주역이어야 할 주민들은 조명 밖에서 서성일뿐이다. 인기 연예인들을 대거 초청해 잔치판을 북적이게 만들어도 절대 전국적인, 세계적인 지역축제가 될 수 없다. 축제의 성과는 일부 연예인이나 상인이 아닌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가야 한다. 지자체가 당장의 방문객 감소에 신경 쓰지 않고, 오직 우리 지역에서만 즐길 수 있는 색깔 있는 잔치판을 다시 만들어 주민들과 함께 선보일 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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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5.10.09 18:07

[청춘예찬] 그땐 그게 전부였다 – 전북 청년편

지난 8월, ‘위기의 지방국립대, 일본 대학에서 해법 찾다’ 기획으로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언론진흥기금을 받아 일본 취재 기회를 다녀왔다. 미야자키대학, 야마구치대학 등 일본국립대학을 취재하며 청년이 지역에 남을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와 시스템을 구축해온 일본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지역 협력 플랫폼인 ‘대학 리그 야마구치’이다. 야마구치현 내 고등교육기관과 기업, 지자체가 함께 만든 협의체인 대학 리그 야마구치는 △진학 위원회, △취업 위원회, △지역 공헌 위원회로 구성된다. 이들의 목적은 야마구치현에 지역 인재를 정착하도록 돕는 것이다. 진학 위원회는 야마구치현 내에 있는 대학 정보를 적극 알리고, 교육 연구에 협력한다. 취업 위원회는 기업 설명회 등을 통해 대학과 제휴한 야마구치현 내의 기업의 장점을 홍보한다. 지역 공헌 위원회는 야마구치현 내의 대학과 기업 사이의 협력을 촉진하며 지역 활성화를 위해 노력한다. 이들은 끊임없이 지역 인재가 지역 대학에 입학하도록 장학금 등을 지원한다. 졸업 후에도 지역에서 일자리를 찾고 정착하도록 각종 혜택을 준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최근 10년간 야마구치대학 졸업자 25~30%가 졸업 후 야마구치현에 남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우리나라 현실은 다르다. 고등학생들은 “서연고서성한중경외시...”라며 주문 외우듯 인서울대학 입학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한다. 지방국립대 진학은 인서울에 실패했을 때 차선책처럼 생각한다. 학교나 지역에서도 청소년이 그 지역에 애정을 품을 수 있도록 돕기보다는 서울권 대학에 입학하도록 장려하고 지원한다. 그러나 수도권에 주요 기업들이 몰려 있고 교육격차는 갈수록 벌어지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이러한 상황을 비판만 할 수도 없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전북 청년 인구(18~39세) 중 매년 평균 8000여 명 지역을 떠난다. 지난해만 해도 8478명이 전북을 떠났다. 청년층의 유출, 저출생, 고령화가 겹치며 도내 지자체는 14개의 시군 중 전주시를 제외한 13곳이 소멸 위험 지역으로 분류된다.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도 노력하고 있다. 이탈 청년을 무조건 막기보다 괜찮은 전북이 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올해 전북에서는 기업 연계 일자리 매칭, 면접 수당, 직무 체험 등을 지원해 청년들의 일자리 부담을 줄인다. 전북대학에서는 전북 RISE 사업을 통해 지역산업과 대학을 정책적으로 연계하려고 노력한다. 기업 역시 플로깅 활동과 전통시장 소비를 결합해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연결하는 지역사회 공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노력은 지자체, 대학, 기업이 유기적이지 않아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정권이 바뀌거나 자치단체장이 바뀌면 정책도 함께 사라져 연결성도 떨어진다. 떠나는 청년을 탓하고 사회구조만 비판하기에는 인구 소멸 속도가 너무 빠르다. 우리에게는 더욱 강력하고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지역이 제시하고 대학이 실행하고 기업이 후원하고 공헌하는 식의 삼각 협력 구조를 통해 지역 정착 전략이 이뤄져야 한다. 이런 유기적인 전략을 통해 청년이 잠깐 머무는 곳이 아닌 살고 싶은 매력적인 전북이 되길 바란다. 송주현 전북대신문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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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0.09 18:05

[금요칼럼] 기러기 찬서리 묻은 발가락 배에 붙이고 날 때

가을이 온다는 것은 잃었던 식욕이 돌아온다는 뜻이다. 만산홍엽 다 진 뒤 잿빛이 덮은 산과 들에 찬 서리 내릴 때 잠잠하던 식욕이 폭발한다. 외할머니나 어머니가 어린 시절에 해준 온갖 음식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것도 이맘때다. 아쉬운 건 두 분 음식을 더는 먹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먹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사람은 살기 위해 먹는다. 뭔가를 먹을 때 미각의 쾌락을 경험한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사는 게 따분하다면 먹는 걸 좋아하지 않을 사람일 가능성이 높을 거라고 믿는다. 동네 상가에 단골 작은 반찬가게가 있다. 세탁소와 피자집과 빵집 사이에 ‘작은 부엌’이란 반찬가게가 끼여 있다. 문을 열면 이런저런 반찬이 투명한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있는 게 한눈에 들어온다. 환한 불빛 아래 가지런히 진열된 반찬들은 정갈하고 먹음직스럽다. 예순 쯤 되어 보이는 아주머니가 반찬가게를 꾸리는데, 이 아주머니의 손맛이 좋다는 소문이 나서 장사가 잘 되는 편이다. 나는 아주머니 손맛뿐만 아니라 좋은 재료를 쓰고 손님에게 항상 친절한 덕분일 거라고 짐작한다. 정월 보름엔 오곡밥을, 동지엔 동지팥죽을 ‘작은 부엌’에서 사다 먹는다. 여름엔 오이냉국을, 가을엔 아욱국을 사다 먹고, 추석엔 갈비찜, 송편, 잡채, 대구전 따위를 먹는다. 명절 때마다 ‘작은 부엌’에 음식을 주문해서 먹는 까닭은 시간과 수고를 절약할 뿐만 아니라 집에서 만든 음식보다 맛도 좋기 때문이다. ‘작은 부엌’에서 만드는 반찬 가짓수가 많지만 그 중 가장 좋아하는 건 고등어 김치찜이다. 김장김치와 고등어를 함께 푹 익혀낸 찜 요리다. 단맛이 배인 가을무도 넓적하게 썰어 넣고 중불에서 익히는데, 무가 물렁해질 때까지 졸여야 간이 골고루 밴다. 김치와 고등어의 조화도 기막히지만 달착지근한 가을무를 씹는 식감도 고등어 김치찜의 풍미를 더한다. 맨밥에는 열 반찬보다 고등어 김치찜 하나면 족하다. 딱히 반찬이 마땅치 않으면 아내에게 연락해 “들어올 때 ‘작은 부엌’에서 고등어 김치찜을 부탁해!”라고 이른다. 뭘 먹고 싶다는 부탁을 거절한 적이 없는 아내는 고등어 김치찜을 내려놓으며 “이게 그렇게 맛있어? 자주 먹어도 안 질려?”라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는다. 고등어 김치찜을 고급 음식이라고 할 수는 없다. 고등어 김치찜은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고, 비싸지 않으니 서민 음식이라고 할 만하다. 이것은 누구나 큰 부담없이 먹을 만한 음식이다. 묵은 김치의 신 맛과 고등어의 무미한 맛은 합이 좋다. 이 음식의 베이스는 김치의 숙성된 맛이다. 김치가 맛없다면 고등어 김치찜이 맛있을 수 없다. 고등어 살은 수분이 적어 퍽퍽한 식감이다. 이 퍽퍽함을 김치의 신맛이 감싸며 어느 정도는 중화시키는 것이다. 고등어 김치찜이 맛있는 건 땅과 바다에서 나온 재료 궁합의 덕이다. 묵은 김치와 큰 멸치 한 줌을 군용깡통 속 돼지 굳은기름, 즉 돈지(豚脂, 월남에 파병된 장병들이 돌아올며 가져온 것이라 했다)를 수저로 듬뿍 떠 넣고 푹 익혀낸 음식과 어른이 되어 먹은 고등어 김치찜 맛이 겹쳐진다. 돼지기름이 녹아 배어 들어 고소하고 신 김치 맛이 얼마나 혀에 감칠 맛나게 달라붙던지! 고등어 김치찜은 밥도둑이다. 미뢰를 자극하는 김치의 깊은 신맛에 이끌려 연신 수저질을 하다보면 밥 한 공기사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진다. 임진강 너머 북쪽에서 기러기 떼 찬서리 묻은 발가락 배에 붙이고 날아온다. 가을비 그친 대기는 파랗고 은행나무 아래 길바닥엔 노란 은행잎이 수북하게 쌓였다. ‘작은 부엌’ 아주머니의 고등어 김치찜을 먹을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지며 혀 밑에 단침이 괸다. 이것의 맛을 굳이 말하자면 늦가을의 맛이고, 세월의 더께가 만든 맛이다. 분명 어른이 좋아할 만한 맛이다. 어른이란 인생의 단맛과 쓴맛을 웬만큼은 겪은 사람들이 아닐까. 따라서 어른의 맛이란 산 세월이 짧으면 도무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긴 세월의 맛일 테다. 날이 쌀쌀해지는 늦가을, 고등어 김치찜을 먹고 나서는 작년보다 더 선량한 사람이 될 것을 조용히 다짐한다. 장석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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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0.09 18:05

[금요수필] 바람 앞의 꽃잎처럼

심란한 마음은 언제나 어딘가를 향하게 한다. 무엇이 날 흔들었는지 분명치 않지만, 무던하게 넘기고 감당하기엔 내가 너무 날카로워져 있었다. 조용히 길을 나섰다. 아무 계획 없이, 다만 걷고 싶어서. 발길이 닿은 곳은 소양의 송광사. 문득 떠오른 그곳의 벚꽃길이 나를 이끌었다. 천천히 걸었다. 어깨를 스치는 바람, 머리 위로 내려앉는 꽃잎들. 그건 꽃비였다. 나에겐 그저 조용한 위안일지 몰라도, 꽃잎에는 삶의 끝자락을 맡긴 바람일 것이다. 바람 한 자락에 운명을 실은 그들의 떨어짐은, 찬란한 죽음이자 마지막 눈물이다. “나는 지금 어디쯤 와 있으며 내 마음은 어디를 향하는 걸까?” 꽃잎은 저마다의 다른 궤적을 그리며 흩어진다. 누구는 바람 속을 유영하듯 길게 선회하고 누군가는 솟구쳐 빙빙 맴돌다 사라지고 또 어떤 이는 힘없이 그저 땅바닥으로 곤두박질친다. 그 흩날림 속에서 수많은 얼굴이 떠올랐다. 함께 교단을 지키던 동료들, 언제나 이름만 부르면 돌아보던 제자들, 그리고 가끔 내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던 선한 인연들. 그들은 어떤 바람 속에 있을까. 때로는 짧은 인연이 깊이 박히고, 정작 오래도록 곁에 있었어도 애써 떠올리려니 희미한 잔상만 아련한 이도 있다. 잊고 지낸 이름들을 꽃잎 하나하나에 담는데 오늘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 다시 떠올라 가슴이 저린다. 스무 해 넘게 지켜온 교육자로서 신념이 학부모의 몰이해 앞에서 맥없이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는 현실과 제도가 너무 슬프다. 교감이라는 자리가 항상 부담스럽기도 하다. 교감이라는 자리는 늘 어정쩡하다. 교사이되 교사가 아니고, 행정가이되 행정가도 아니다. 교사의 언어를 알면서도, 때로는 관리자다운 단호함도 가져야 한다. 교장, 수십 명의 동료 교사들, 수백 명의 학부모와 아이들 사이에서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균형을 잡으려 안간힘을 쓴다. 어느 땐 충실한 중재자가 되어야 하고, 때론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완충역이 되어야 한다. 제일 어려운 것은, 늘 누군가를 위해 자신을 비워야 한다는 사실이다. 떨어지는 꽃잎을 바라보며 다시 묻는다. “나는 이 자리에서 얼마나 의미 있는 존재일까?” 생각해 보면, 꽃을 피운 것도, 흔들어 흩트리는 것도 결국 바람이다. 시련처럼 느껴졌던 학부모 민원, 억울했던 오해, 설명되지 못한 내 진심도 어쩌면 나를 더 단단히 빚어내려는 바람일지 모른다. 인생의 바람은 혹독하기도, 따뜻하기도 하지만, 멈추지 않게 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 바람이 있었기에 나는 멈추지 않고 늘 교단을 지킬 수 있었을 것이다. 벚꽃은 떨어지며 완성된다는 말이 있다. 피어나는 순간의 화려함도 아름답지만, 진정한 감동은, 꽃잎이 허공에 자신을 맡기는 그 순간에 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찬란한 성공보다, 흔들리고 부딪히면서도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그 과정이 진짜 삶의 모습 아닐까. 바람에 흔들린 시간은 무의미하거나 헛되지 않다. 그 흔들림 속에서 삶의 뿌리는 더 깊어진다. 바람은 경륜인 것이다. 오늘, 이 길 위에서 나는 그 사실을 다시 깨닫는다. 벚꽃길을 걸으며 많은 얼굴이 스쳐 갔고, 많은 일이 떠올랐다. 아픈 기억도, 그리운 순간도, 이제는 놓아야 할 것들도. 그 모든 흔들림을 안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내일은 또 다른 바람이 불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바람을 맞으며 자신을 지탱하고 있으리라. △ 윤가원 수필가는 현재 전주 중앙여고 교감으로 재직하고 있는 교육자이다. 올해 전북특별자치도문인협회의 《전북문단》 신인상으로 등단하여 문단의 기대와 촉망을 받는 신진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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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0.09 18:02

입영판정검사, 안 받으면 어떻게 되나요

입영판정검사란, 입영 전 신체상태가 현역복무(군사교육)에 적합한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병무청에서 실시하는 신체검사입니다. 입영 후 군부대에서 입영신체검사를 받고 귀가 되는 불편을 해소하고, 입영 전 개인의 질병 및 건강상태 변화를 확인하여 입영할 수 있도록 2021년부터 새롭게 도입된 제도이며 2025년 7월 이후 입영자부터는 전 군 시행하고 있습니다. 입영판정검사 대상은 현역병입영 또는 군사교육소집 통지서와 함께 입영판정검사 통지서를 교부받은 사람입니다. 다만, 병역판정검사·재병역판정검사·입영판정검사 또는 현역병지원신체검사를 받은 날로부터 6개월이 경과하지 않은 사람과 현역병(모집) 선발이 취소되거나 병역의무이행일이 연기된 사람은 입영판정검사를 받지 않습니다. 검사 시기는 입영(군사교육소집)일 14일 전부터 3일 전까지이며, 병역판정검사가 종료되거나 입영판정검사 공석 부족 등으로 입영일 3일 전까지 입영판정검사를 실시할 수 없는 경우에는 입영일 30일 전부터 입영일 전일까지 가능합니다. 검사 장소는 주소지 관할 지방병무청 병역판정검사장이며, 관할청이 병역판정검사기간 중이 아닌 경우에는 주소지와 가까운 지방청의 병역판정검사장에서 검사를 받게 됩니다. 다만, 주소지와 실거주지가 다른 학생, 직장인, 부모 주소지에서 거주하는 사람은 입영판정검사 일자 및 장소를 변경할 수 있습니다. 변경 신청은 병무청 누리집(병무민원 → 병역판정검사 → 입영판정검사 민원신청 → 입영판정검사 일자 및 장소 변경)과 모바일 앱을 통해 입영판정검사 희망일 3일 전까지 신청할 수 있습니다. 검사일자·장소 변경은 1일 적정 검사인원을 고려, 입영일 전 가능한 검사일자가 있는 경우 가능합니다. 주의할 점은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판정검사를 받지 않으면 「병역법」 제87조에 따라 6개월 이하의 징역에 처하게 되오니 반드시 정해진 일자에 입영판정검사를 받고 입영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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