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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FF 스태프 8인 집단사표 이유는 - "신임 위원장, 영화제 정체성 흔들어"

전주국제영화제 사무처 핵심 실무진들이 제출한 '집단 사표'를 둘러싸고 내홍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사표를 낸 8명의 실무진들은 13일 '사임의 변'을 통해 "(고 위원장의) 새로운 프로젝트에 관한 무리한 업무 지시와 스태프들의 진정성을 무시하는 발언을 참을 수가 없었다"고 비판했고, 이에 대해 고 위원장이 해명하면서다. 지난달 22일부터 줄줄이 사표를 낸 홍영주 전 사무처장 등 8명은 '사임의 변'을 통해 "전주영화제 정체성이 흔들린다. 우리의 힘으로 막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고석만 위원장이 취임 뒤 영화제 형편상 현실성이 없는'시네아스트 50 프로젝트'를 무리하게 밀어붙였고, 전임 위원장 때 추진했던 저명한 영화이론가 자크 오몽 공동 집행위원장의 영입에 제동을 건 것 등을 그 예로 제시했다. 이들은 "처우에 불만을 갖거나 변화를 요구하는 위원장의 업무 스타일과 맞지 않아서 사표를 낸 게 아니었다"면서 "최소 5년 이상 영화제에 몸담아왔던 자신들의 충언을 들으려하지 않은 새 위원장과 더 이상 함께 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덧붙였다.특히 사표를 낸 이들은 32억이 투입되는 전주영화제에서 40억이 예상되는 '시네아스트 50' 기획은 신규 예산이 전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신중하게 추진돼야 한다고 조언했으나,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반면 고 위원장은 "전주영화제 정체성은 유지하되 1년 내내 진행되는 축제가 되기 위해 별도의 조직·예산을 확보해 장기적으로 추진하자는 취지에서 논의된 사업"이라고 했다.자크 오몽 공동 집행위원장 무산과 관련, 이들은 고 위원장이 취임 전 합의됐던 신임 공동 집행위원장이 무산된 뒤 부집행위원장, 프랑스 스페셜 디렉터 등으로 직함이 수정되면서 공개적인 객관적 자문은 없었다고 반발했다. 이에 고 위원장은 "공동 집행위원장 응낙을 하진 않았다. 자크 오몽은 어떤 자리여도 상관없고, 전주영화제를 돕고 싶다고 한 것으로 안다"고 반박했다. 행정 시스템의 변화와 관련해서도 이들은 고 위원장이 그간 추진해온 '디지털 삼인삼색'과 '숏숏숏 2013'까지 영화제 정체성과 맞는지 객관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내년 영화제를 위해 시급한 관련 업무를 중지시켰고 행정 시스템이 체계화 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고 강조했다. 고 위원장은 "핵심 프로그램은 신임 수석프로그래머가 부임하는 11월 이후 논의하기 위해 1∼2주 정도 늦추자고 했을 뿐 업무를 전면적으로 중지시킨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1.14 23:02

'줄사표 JIFF' 내년 영화제 준비 차질

속보=전주국제영화제(JIFF) 조직위원회 직원 8명의 '집단 사표'로 내년 전주영화제 업무에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본보 11월 8일자 14면)영화제 조직위는 민성욱 백제예술대 교수를 부집행위원장, 영화평론가 출신인 김영진 명지대 교수를 수석 프로그래머로 영입해 사태 수습에 나서고 있으나, 사무처 핵심 직원들이 대거 물갈이되다시피 해 내년 영화제 준비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이미 진척되고 있어야 할 '디지털 삼인삼색'과 '숏숏숏 2013'과 관련한 감독 인선도 중단됐다. 김영진 수석 프로그래머는 "매년 전주영화제에 방문해 꾸준히 프로그램을 지켜봤다. 내년 영화제 준비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는 것은 거짓말일 것. 그러나 영화제 준비엔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프로그래머는 "이르면 다음주, 늦으면 이달 말까지 두 프로그래머를 보강해 프로그램팀을 꾸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주영화제 조직위는 전주영화제 초반 사무국장 출신인 민성욱 부집행위원장이나 전주영화제 '한국영화의 흐름' 섹션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바 있는 김영진 수석 프로그래머가 전주영화제와 남다른 인연이 있어 파트너십이 잘 발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임한 지 2개월 밖에 안 된 신임 집행위원장과 신임 프로그래머로 꾸려진 집행부가 13년 간 지켜온 전주국제영화제의 정체성을 지키며 영화제를 반석 위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 우려의 시각이 적지 않다. 인적 네트워크의 붕괴와 내부 갈등에 따른 대외 이미지가 추락할 경우 그간 쌓아온 영화제의 위상이 또 다시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추된 전주영화제 브랜드와 이미지를 하루아침에 다시 구축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지역 문화계나 내부 조직을 잘 추스르고 함께 만들어가는 축제로 거듭나야 한다는 안팎의 요구는 그래서 더 절실해 보인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1.14 23:02

문화바우처 예산집행률 '도-농 격차' 심각

주요 바우처사업의 지역간 예산 집행률과 이용시설의 편차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우처사업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에게 문화스포츠시설 이용권을 주는 제도다. 문화바우처는 가구당 연간 5만 원, 여행바우처는 1인당 연간 15만 원을 지급한다. 스포츠바우처는 만 7~19세 기초생활수급자에 한해 1인당 월 7만 원을 지원한다.문화바우처 카드의 경우 10월15일 기준으로 예산 25억500만 원 가운데 카드승인예산은 10억3200만 원으로 예산 대비 집행률은 41.2%다. 시군별로는 전주 58.3%, 익산 43.3%, 정읍 40.4%, 군산 39.8%였다. 반면 장수 20%, 고창 22%, 순창 24.6%, 진안 26.6%로 지역간 격차가 컸다. 지난해 예산 대비 집행률은 76%(전국 76.7%)였지만 전주 83.7%, 군산 81.5%, 익산 79.1%였다. 이에 반해 장수 55.7%, 진안 57.1%, 남원 63%으로 도내 3개 주요 도시에서 집행률이 높았다.스포츠바우처는 올해 11억4900만 원의 사업비 중 9월 말까지 8억8400만 원(76.9%)을 집행했다. 매년 집행률은 90%가 넘지만 지역별 등록시설에서 큰 차이를 보여 이용자가 애를 먹는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스포츠바우처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은 전주 114개, 익산 70개, 군산 31개지만 임실 4개, 무주 3개, 순창 3개, 장수 2개, 진안 1개였다. 전북도 관계자는 12일 "스포츠바우처는 군 지역에 관련 시설 수가 매우 적은데다 이동 거리가 넓어 아동과 청소년이 이용하는데 불편을 겪는다. 기반시설이 좀더 늘어나야 한다"면서 "문화바우처는 지난 4월 중순 사업을 시작, 내년 2월 사업 마무리 때까지 카드사업의 실적을 높이는데 주력하겠다"고 설명했다.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2.11.13 23:02

'무형문화유산법 제정'토론회 - "국립무형문화유산원 설립도 법에 포함해야"

정부가 법 제정을 추진중인 무형문화유산법안 중 관련 기관의 신설 문제가 쟁점이 됐다. 전주에 설립되고 있는 최고 정책기관인 국립문형문화유산원에 대해서는 법률안에 포함되지 않은 반면, 집행기관인 국립무형문화유산진흥원(법인)과 자문기구 성격의 전승원 신설은 법안에 포함된 데 대해서다. 김윤덕 국회의원(전주 완산갑)과 전북발전연구원이 12일 전주시 평생학습센터에서 개최한 '무형문화유산법 제정' 관련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무형문화유산법 제정 방향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공감했지만, 일부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토론자들은 특히 무형문화유산 관련 기관의 성격과 입지 등에 우려를 나타냈다. 김은정 전북일보 선임기자는 "전주에 세워지는 국립무형문화유산원 외에 진흥원과 전승원을 두도록 했는데 3개 기관의 차별성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며, 자칫 정치적 이해에 따라 지역적으로 분산될 것을 우려했다. 여러 기관의 신설로 기능을 분산시키기 보다는 국립무형문화유산원 자체적으로 어떤 기능과 역할을 하게 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문윤걸 예원대 교수는 장세길 전북발전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현재 조직이 없는 진흥원과 아태센터 등은 법안에 포함시켰으면서 이미 신설중인 국립무형문화유산원은 법안에 없다며 이의 포함을 주장했다.이날 토론회에서는 또 대학을 통한 전수교육 문제도 거론됐다. 조충익 전주시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 회장은 "부채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부채를 만드는 대학의 학과가 인기가 있을지 걱정이 된다"고 전제한 후, 대학이나 대학원생이 몇 년 교육을 받는다고 해서 전승이 될 수 없다며 대학의 전승 교육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반면, 김은정 선임기자는 "학교에서의 무형문화교육은 좀 더 강제성을 띄며 강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동현 군산대 교수(판소리 전문가)는 전수교육조교 지정시 이수자를 양성할 수 잇도록 기능의 확대가 필요하고, 문화재 양성기능은 학교에 주되 지정은 문화재청의 심사를 거쳐 지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교수는 또 무형문화유산의 범위가 넓은 상황에서 위원회 위원 수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양진성 필봉농악 기능보유자는 "탈춤의 경우 단원이 30명은 되어야 하는 데 예능보유자는 2명만 지정이 가능해 단체를 꾸려가는 데 어려움이 많다"며, 단체와 취약 종목에 대한 지원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이종민 전북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한 이날 토론회는 무형문화재법 제정을 앞두고 현장 의견 수렴을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에는 김윤덕 국회의원과 황권순 문화재청 과장이 참여해 입법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11.13 23:02

전국어린이 판소리 왕중왕 대상에 김나윤〈경남 신안초〉학생

어린이 판소리 부문 최고의 등용문인 '제25회 전국어린이 판소리 왕중왕 대회'에서 김나윤 학생(경남 산청 신안초 5학년)이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나윤이는 12일 고창 동리국악당에서 열린 왕중왕대회에서 심청가 중 '곽씨 부인 유언하는 대목'을 불렀다.나윤양은 수상소감에서 "내성적인 성격을 바꾸기 위해 판소리를 배우기 시작했다."며 "장차 박추자 명창님의 뒤를 이어 판소리 명창이 되는 것이 꿈이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사단법인 동리문화사업회와 KBS 전주방송총국이 주최한 이날 대회는 전국의 남·여 초등학생 중 2011~2012년 기간에 전국대회에 참가하여 입상한 어린이에게만 참가자격이 주어졌으며, 11일 전국 각지에서 실력을 갈고 닦아온 소리꾼 꿈나무 20명이 예선을 펼친 결과 7명이 본선에 올라 12일 실력을 겨루었다.동리문화사업회 이강수 이사장은"이번 대회에 참여한 모든 학생들이 장차 청중에게 진솔한 감동을 줄 수 있는 훌륭한 소리꾼으로 성장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최우수상=유송은(광주 송우초 1학년), 우수상= 이승훈(광주 광림초 6학년)·이수현(공주 신관초 6학년)·양수아(목포 하당초 3학년), 장려상=김미소(산청 신안초 5학년)·용하정(완도 중앙초 2학년).

  • 문화일반
  • 김성규
  • 2012.11.13 23:02

폭신폭신한 상상력으로 그려낸 '해맑음'

전업작가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정신없이 20대를 보내다 보니,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부르는 나이가 됐다. 여행 한 번 못 갈 정도로 여유 없는 팍팍한 일상 때문에 잔뜩 짜증이 날 법도 한데, 웬 걸. 서양화가 최지선(29)씨는 폭신폭신한 상상력을 덧댄 '여행 시리즈'로 도리어 스트레스를 날려 버린다.14일까지 갤러리 공유(관장 이정임)에서 열리고 있는 최지선 개인전의 테마는 그래서 '여행'. 전주대 졸업반 때 재봉질로 솜을 넣어 폭신폭신한 캔버스를 시도해오다 최근엔 나무·꽃·구름·소 등을 입체감 있게 표현하고 있다. 스케치를 한 뒤 재봉질로 솜을 넣어 고정시켜 색을 칠하고 말리는 다소 성가신 작업이지만, 작업하는 동안엔 잡 생각이 들지 않아 좋다. 작품에 등장하는 머리를 꽉 동여맨 소녀는 "제발 아무 걱정 없이 작업에만 전념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푸념을 달님께 비는 작가이자 "모든 걸 다 제쳐두고 여행이나 실컷 해봤으면" 하고 희망하는 자신이다. 임실 삼계 박사골 출신으로 어렸을 때부터 나무를 보면 마음이 즐거워지곤 했다는 작가에게 아름드리 큰 나무와 새를 보며 마냥 즐거워하는 '오늘 너를 만났다'는 해맑은 작가의 심성이 드러난 작품. 마음이 따뜻해지지 않고는 못 배기는 그런 전시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1.13 23:02

'천년의 달' 연출 박병도 전주대 교수 "운명의 소용돌이 다룬 한국적 판타지"

박병도 전주대 교수(54)가 연극 인생 35년을 결집해 완성한 '천년의 달'. 황토레퍼토리컴퍼니가 올해 30주년, 박 교수의 연극 인생이 올해로 35주년을 맞아 좀 묵직한 작품으로 건배를 한다. 이승과 저승을 가지 못하면서도 자신을 배신한 아들들과 싸우고 있는 견훤의 비참한 운명을 다뤘다. "세상 부러울 것 없는 영웅이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운명의 소용돌이에 휩싸였습니다. 나약하고 가련하죠. 그래서 저게 삶이구나 싶었어요. 필사적으로 뭘 하는데 자세히 보면 슬픈 것, 인생 그 자체 같아요."그가 1982년 극단 황토를 만들어 맨몸으로 돌진했던 시절, 황토는 10여 년 동안 전북 연극의 희망이었다. 전국연극제에서 두 차례의 대통령상을 타는 동안 전북 연극은 중흥기에 섰고, 그 대열의 선두에는 늘 황토가 있었다. 이제는 중견 배우로 거듭난 권호춘 김덕주 김희식 류경호 박상원 장제혁 정경림씨 등을 비롯해 전주대 공연엔터테인먼트 졸업생·재학생은 과거의 황토, 현재의 황토를 지탱하고 있는 버팀목들. 내분과 갈등으로 지칠 때도 있었으나 마음은 늘 황토 언저리를 서성였다다고 할 만큼 그에겐 황토는 분신이나 다름 없었다. "인간의 이야기를 무대에서 재조망하는 것이 연극입니다. 작품에는 철학이 담겨야 하구요. 감동이 없고 쉽기만 한 예술은 무의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쩌면 이번 작품이 좀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한국적 판타지를 재창출하는 황토의 색깔만큼은 진일보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오랜 후배들과 신인 배우들의 의기 투합으로 원숙함과 두터워진 연대의식이 더해진 무대가 될 듯. 연극, 뮤지컬, 오페라, 창극 등 다양한 무대를 거치면서 더 깊어진 역량은 이번 공연을 통해 완성될 것이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1.13 23:02

용서와 화해로 풀어내는 '망국의 恨'…후백제 견훤 시간여행으로 만난다

연극 '물보라'(1986)와 '오장군의 발톱'(1989)의 감동이 다시 밀려올까. 전국 연극제에서 대통령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박병도 전주대 교수가 이끄는 황토레퍼토리컴퍼니(이하 황토)가 신작 '천년의 달'을 들고 돌아왔다. 큰 아들의 배신으로 후백제의 멸망을 목도한 견훤을 다룬 '천년의 달'이다. 후백제의 견훤과 큰 아들 신검과의 관계를 대비시키며 욕망과 권력의 이중주를 마지막 순간까지 흥미진진하게 엮은 작품."이승이나 저승에서 견훤은 버려진 혹은 잊혀진 인물이고, 마이너리티(소수)예요. 견훤의 인간적인 면모를 정면으로 다루고 싶었습니다."박 교수는 이 역사극을 시간여행을 차용해 현대물처럼 둔갑시켰다. 작품은 후백제 선왕을 모시는 사당을 지키는 할멈 최씨가 삼은 수양 딸 복선이가 등장한다. 그러나 최씨의 꿈에 나타난 복선이는 전생에 견훤왕을 유혹해 죽인 고려의 첩자인 기생 선화. 이를 안 최씨는 박수무당인 영출을 불러 굿을 하게 되면서 복선과 선화의 접신이 일어나 전생여행이 이어진다. 견훤의 생애는 극과 극을 달린, 비극의 파노라마. 넷째 아들 금강에게 왕위를 주려 한 데 반발한 아들들은 세가 약해진 견훤을 금산사에 가두기까지 한다. "천년 동안 두 개의 달을 기다렸다. 왕건한테 빚진 달, 큰 아들한테 빚진 달. 두 개의 달이 떠야 온 땅을 다시 찾을 수 있다."뒤이어 자신의 적인 왕건에게 의탁해 반역한 자식을 죽여달라는 견훤. 박 교수는 "권력의 비정함을 설명하자면 좋은 소재가 되겠으나, 한 사람의 생애로 보자면 비참한 최후가 아닐 수 없다"면서 "왕건은 신검이 남에게 협박을 받아 분수에 어긋난 짓을 했다고 하면서 목숨을 살려주었는데, 견훤은 이 소식을 듣고 울화병으로 등창이 생겨 죽게 된다. 이는 비참함의 극치"라고 말했다. 아들들의 배신으로 입은 상처로 죽어도 죽지 못하는 신세가 된 견훤을 복선과 선화가 숨을 거두게 돕고, 원한을 풀게 해주면서 '결자해지'를 완성한다. 그리하여 권력을 지키려는 아비와 아들의 대결구조는 시공간을 초월한 비극에서 용서와 화해를 남기는 비극으로 그려진다. 2012 전북도 무대공연제작 지원사업 선정작으로 16일 오후 7시30분·17일 오후 3·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올려진다. 문의 010-9646-0920.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1.13 23:02

한승헌 변호사 모교서 독서축제 '눈길'

수몰의 아픔을 딛고 선 진안의 한 시골 통합학교에서 전 감사원장인 한승헌 변호사의 아호를 딴 '산민(山民)독서축제'가 열려 화제다.그 곳은 전국 최초로 초중고등학교를 통합하면서 '한 지붕 세 가족'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진안 안천초중고등학교(교장 한희).진안 안천초중고는 지난 9일 교내에서 학부모, 동문, 지역인사 등 200여명이 자리를 함께한 가운데 '제1회 산민독서축제'를 개최했다. 축제장에는 이 학교 학생들이 정성들여 만든 독서감상화, 독서일기 등 각종 독서활동물이 액자로 제작돼 이젤 위에 전시됐다.1부에서는 산민다독상 및 각종 독서활동 우수자에 대한 시상을 시작으로 초등 12학년 '책 읽어주는 학부모'9명에 대한 감사장 전달, (초)독서감상문 발표, 한승헌 변호사의 독서특강이 진행됐다.특강에 앞서 학생들은 한승헌 선배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은 편지모음집을 선물했고, 한승헌 변호사는 자신이 직접 사인을 한 저서를 수상 학생들에게 전달했다. 이어 2부에서는 학생들과 외부 참석자들이 함께 전시작품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진 후 중고생들의 독서골든벨로 열기를 더했다.산민독서축제와 아울러 이날 안천초중고에서는 역사관 개관식도 열렸다.역사관 이름은 초중고가 한 울타리에서 함께 생활한다는 의미를 담아 '한울역사관'으로 명명됐고, 그 휘호는 졸업생인 한승헌 변호사가 직접 써 현판으로 달았다. 용담댐이 건설되면서 모든 것이 수몰된 안천초중고는 이번 역사관 개관을 통해 과거 화려했던 학교의 역사와 전통을 재학생들의 미래 큰 꿈으로 승화시킨다는 포부다.현재는 수몰 전 학교에 관한 자료가 거의 망실된 상태이지만 역사관 개관 소식이 전해지면서 많은 동문들의 관심과 기증이 이어지고 있어 머지않아 안천통합학교의 90여년 역사가 발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안천초중고 한희 교장은 "오늘은 말 그대로 역사적인 날이다. 한승헌 선배님을 통해 학생들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고, 역사관 개관을 통해 학생들의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증대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산민독서축제를 시작으로 앞으로 우리 학교를 '연중 책 읽는 학교'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한편 이 학교 졸업생(안천초 22회)인 한승헌 변호사는 지난해부터 올 6월까지 '도서모으기 캠페인'을 주도, 37곳 출판사의 협조를 받아 1만3000여권의 양서를 모교에 기증했다. 이에 안천초중고는 기증자의 뜻을 기리고 학생들의 고등사고능력 배양을 위해 이날 행사를 마련했다.

  • 문화일반
  • 이재문
  • 2012.11.12 23:02

76세의 순수한 영혼, 국내 처음으로 선봬

전북도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미술거장전 '나의 샤갈, 당신의 피카소'(내년 2월 17일까지)에서 장 뒤뷔페의 작품 '시선의 계단'이 관객들의 발길을 잡고 있다. 미술관 3관 입구 맞은편 벽면에 걸린 이 작품은 장 뒤뷔페가 76세때인 1977년 그린 작품으로, 이번 걸작선에서 국내에 처음 공개됐다. 무의식적 표현과 즉흥적인 선들이 특징. 300호의 커다란 크기와 강렬하고 복잡하게 얽힌 낙서 같은 거친 선들로 관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어린아이가 마음대로 휘저어놓은 것 같은 이 대가의 그림을 사람들은 어떻게 평가할까? 대부분의 관람객들은 그의 작품 앞에서면 어린아이의 낙서가 떠오른단다. 낙서와 같은 그림들을 제각각 다른 종이에 그린 뒤 오려서 꼴라주한 이 정돈되지 않은 작품을 보고, 형태가 우스꽝스럽고 괴상하다며 웃어넘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렇게 못 그린 그림이 어떻게 거장의 작품이라 할 수 있겠냐고 인정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는 게 미술관측의 설명이다.프랑스 출신의 장 뒤뷔페(1901~1985)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부터 어린이나 정신병자, 정규교육을 받지 못한 자들의 그림을 수집하기 시작하였고, 그들에 의해 무의식적이고 자유롭게 그려진 그림이 고도로 훈련된 직업 화가들의 작품보다 훨씬 솔직하고 창조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러한 특성을 본인의 작품기법으로 도입하였다. 아동처럼 순수한 영혼으로 풍부한 상상력이 동반된 표현을 통해 형식주의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작품 7000여점을 남겼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11.12 23:02

동문예술거리 페스타 가보니 - 전주 동문거리로 나온 '젊은 예술'

지난 10일 오후 1시30분 전주 동문거리 내 창작지원센터 1호점 앞(풍전콩나물국밥 옆). 무대와 비교적 가까운 객석에는 30여 명의 관객들이 객석을 듬성듬성 메우고 있었다. 동문예술거리추진단(단장 이강안)·동문예술거리협의회(대표 홍석찬)가 주최·주관한 '동문예술거리 페스타'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이날 공연에서 눈길을 끈 공연은 '한스타일 장돌뱅이'의 '개 쇼'와 인형극단 별의 'Puppet Theater'. 30대 초반의 혈기방장한 젊은 청년 신유철(전주시립극단 단원) 여현수(전주기접놀이 용깃수) 박재섭(문화영토 판의 무대·조명 감독)씨가 결성한 '한스타일 장돌뱅이'는 마당극의 형식을 빌어 풍물·강령탈춤·차력·기접놀이 등을 버무린 퍼포먼스 팀이다. '2012 전주 비빔밥 축제'에서도 삽살개 연기로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든 주인공들. "복이 다갈다갈 붙으소서"를 외치면서 시작하더니 강령탈춤의 미얄 영감 할미춤, 사자춤을 번갈아 흥을 고조시킨 뒤 19 禁 수위를 넘나드는 야사에 쫀드기 송 등을 엮어내는 이 정체불명의 쇼는 뭔가 하나로 딱 떨어지는 주제는 없지만 관객들을 쉴 새 없이 웃게 만들었다. 얼마 전 '인형극단 별'을 창단한 송이석 대표는 본래 극단'꼭두'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는 인형극 전문가. 낮에는 마리오네뜨 인형이 좋아 직접 만들고 각종 축제에서 거리극을 올리고, 밤에는 동문거리 내 카페를 마련해 생계를 유지하는 전업 예술가다. 이날 올린 해골 인형이 가요에 맞춰 립싱크를 하고, 동물들이 여는 작은 서커스 등을 엮은 'Puppet Theater'는 요란한 대사 없이도 객석의 호기심을 샀다.어른·아이 할 것 없이 두루 반응이 좋았던 것은 인형극단 '까치동'의 '동동동 팥죽할멈', 동문예술거리 터줏대감 역할을 해온 창작극회의 변사극'이수일과 심순애'의 감칠맛 나는 연기는 중년층의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카페 연극의 새로운 장을 연 극단 T.O.D랑이나 어쿠스틱·락 공연을 아우른 '클럽 데이'는 객석을 꽉 메우진 못했으나, 젊음의 열기와 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무대였다. 창작지원센터 1호점에서 진행되는 '동문 사물 집합'展, 두레공간 콩에서 이어지는 동문 토박이 사진작가인 장근범의 '동문 프로젝트'展, 유기준 아트샵에서 열리고 있는 작가·시민들의 눈으로 본 동문을 옮겨놓은 '동문 상가 풍경'展은 18일까지 계속된다. 전시장을 둘러보기 전 스마트폰 바코드로 만나는 작가들 인터뷰를 챙겨보면 도움이 될 듯.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1.12 23:02

"동·서양 아우르는 웅장함 기대하세요"

"어휴, 감기 걸릴 틈도 없어요."지난 9일 이탈리아 연출가·성악가들과 만난 투란도트 역의 고은영(소프라노)씨는 호남오페라단의 대형 오페라'투란도트'(16~18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를 앞두고 고개를 설레설레 내저었다. 베테랑인 그도 '투란도트'는 처음인 데다, 이탈리아 성악가들과 '더블 캐스팅'이 돼 대결 아닌 대결을 하게 생겼다. 크리스티나 피페르노(소프라노·투란도트 역)·리차드 바우어(테너·칼라프 역)는 이미 '투란도트'를 마르고 닳도록 해 본 실력파 성악가. 함께 호흡을 맞출 칼라프 역이 성대 결절로 급작스레 이정원(테너)씨로 대체되면서 부담감은 더해졌지만, "그 좋아하는 맥주도 멀리하고 열심히 하는 것 외엔 도리가 없다"고 했다.푸치니의 최후작 '투란도트'는 얼음공주 '투란도트', 투란도트의 사랑을 얻기 위해 수수께끼의 벽에 칼을 꽂는 왕자 '칼라프', 진정한 희생과 봉사로 투란도트가 진정한 사랑을 찾게 해주는 시녀 '류'가 펼치는 이야기. 공동 연출을 맡는 마르코 푸치 카테나는 "2008년 한국에서 처음 올린 '투란도트'를 시작으로 해외에서 이 작품만 계속 들어온다. 이젠 다른 걸 해보고 싶다"고 할 만큼 '투란도트 전문가'다. 투란도트와 류의 관계를 부각시켜 진정한 사랑에 눈뜨게 하는 극적인 무대 연출로 음악적 색채를 분명히 하고 세익스피어적인 요소를 곁들여 그만의 버전으로 선보일 예정. 목소리 톤이 높고 강해 지휘자로부터 "귀가 찢어질 것 같다"는 불만까지 들었던 크리스티나는 투란도트 역만 벌써 32번 째. 스스로도 매번 믿을 수 없는 희열을 느끼는 유일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드라마틱 테너를 해온 리차드 바우어는 이번 공연에서 아리아'공주는 잠 못 이루고'와 마지막 이중창을 잘 들어달라고 부탁했다. "인간이 인간을 이렇게까지 사랑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주인공의 호소력 짙은 연기가 기대될 듯. 마르코는 "웅장함과 애잔함, 서양적인 것과 한국적 색채를 버무린 '투란도트'"라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이탈리아 성악가는 16·18일, 한국 성악가는 17일에 출연한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1.1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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