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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밖의 저자-독자-기획자-지역이 연결되는 특별한 북토크가 완판본의 고장, 전주에서 펼쳐진다. 전주시 인후동의 한 골목에 자리잡은 ‘책방똑똑’이 오는 12일 <복닥맨션>의 북토크를 연다. ‘책방똑똑’은 전주시 인후동에 있는 수 많은 골목 중 그리 특별하지도, 수상하지도 않은 지극히 평범하고, 가파른 골목 끝에 있는 독립서점이다. 가파른 언덕이 시작되는 골목 초입, 진짜 이곳에 책방이 있을지 의심이 드는 중, 언덕 끝 하얀 바탕 속 검은색 고딕 글씨체로 ‘책’이라고 쓰인 동그란 간판만이 책방의 존재를 확인시켜 준다. 이처럼 인적이 드물어 고요하기만 해 보이는 이곳이 오는 12일 오후 ‘서울 밖, 로컬 생활자’들의 이야기로 떠들썩해질 예정이다. 이번 북토크는 서울 밖에서 복닥복닥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모음집, 책<복닥맨션>에서 파생된 ‘서울 밖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진행된다.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저자와 출판사, 그리고 기획자가 함께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번 북토크를 기획한 정은실 책방똑똑 대표는 “저희 똑똑은 독립 출판물을 판매하는 독립 서점이기도 하지만, 공간을 통해 사람들 간의 연결을 중요시하는 정체성을 지닌 ‘공간을 읽는 책방’이라고 불리기도 한다”며 “ 때문에 도서 판매와 동시에 그간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열고, 전주라는 지역의 지역성과 장소성을 조명하는 프로그램을 다수 진행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프로그램 역시 책방의 장소성을 출판과 서점, 그리고 독자가 직접 소통하는 기회를 만들고 싶어 기획된 것”이라며 “우리가 머무는 많은 공간에 자신의 삶과 경험이 녹아들 때 이곳이 장소로서 온전하게 우리의 삶을 보내는 공간으로 와닿는다고 생각해, 지역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했다”며 덧붙였다. 특히 이번 행사는 저자와 독자만이 아닌 기획자와 출판사 등 서울과 수도권에 중심된 출판문화계의 관계자가 지역에서 함께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 대표는 “책이 출판돼 독자에게 가는 과정에서, 서점은 단순한 유통 공간이 아니라 지역의 이야기를 엮고 확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지역에서 독립서점을 운영하다 보면 단순한 책 판매를 넘어, 지역과 연결되는 고민을 하게 된다. 책은 특정한 공간과 시대를 담을 수 있는 매체다. 이번 북토크가 지역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책을 매개로 한 시시콜콜한 지역 이야기가 열릴 이번 북토크 참여방법 등 자세한 사항은 책방똑똑의 SNS(@ttogttog.doo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익산시 남중동의 마당 없는 주택에서 자랐다. 주택을 상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과는 거리가 있는 주택이었다. 소담스러운 골목, 대문, 마당 그리고 화단을 지나 나오는 집의 현관 같은 것들. 나의 어릴 적 공간은 이런 전원 주택 타입은 아니었다. 사거리의 모퉁이에 있었고, 마당이나 화단 같은 건 없었다. 문짝이 하나인 대문을 열면 곧장 계단이 있었고, 그 끝은 바로 현관이었다. 1층은 가게고 2층은 살림집인 주택이었다. 나는 집이 실용적이어서 좋았다. 곳곳의 틈새는 가게를 위해 알차게 사용했고, 막연히 걸어야만 지나갈 수 있는 길 없이 모든 공간이 효율적으로 활용되었다. 마당 대신 있는 옥상에서는 햇볕에 빨래를 널거나 화초를 키우고 아빠와 친 텐트에서 여름밤을 나기도 했다. 집 곁의 사거리에서는 어디로든 갈 수 있었다. 내가 다닌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는 사거리의 모두 다른 길로 연결되었다. 다만 동네에 가게랄 것은 우리 집인 그린유리와 하이퍼마트(몇 년 전, 편의점이 되었다.)뿐이었다. 덕분에 우리 집은 동네 사람들이 택배를 맡기거나 택시에서 목적지로 말하는 랜드마크 같은 곳이 되었다. 내가 성장하는 동안 동네는 서서히 바뀌었다. 아주 어릴 적에는 날마다 내 손을 잡고 집에 데려가 밥을 먹였다던 동네 오빠의 집도 있었고,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다 쉬던 친구네 집도 있었다. 어느 순간 그 집들은 전부 비어서 을씨년스러워졌고 잡초가 무성하게 자랐다. 나중에는 어디에 누가 사는지조차 모르게 되었다. 그러기를 잠시, 집의 양옆으로 큰 빌라와 거대한 아파트가 들어섰다. 빌라와 아파트가 지어지는 동안 사이에서 말 못 할 고생도 많이 했다. 그러나 이전의 동네가 얼마나 한산하고 어두워 보였는지를 생각하면 무턱대고 거대 아파트가 싫다고 말하기도 망설여졌다. 개발과 보존 사이에서 괴롭고 고민스럽기는 사는 이도 마찬가지다. 갑작스레 동네의 변화를 회상한 것은 『효자, 시절』을 읽은 탓이다. 책은 효자주공3단지를 중심으로 그곳에서 살고, 벌고, 떠나고, 버틴 사람들의 이야기를 인터뷰로 묶어 기록하고 있다. 책의 말미에서는 다른 아파트나 커뮤니티의 기록 작업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사무실 앞 창고에는 아파트를 관리하며 모아두었던 사진과 도면, 각종 영수등들이 정돈되어 있다. 20년 전 효자주공3단지에 처음 왔을 때부터 어지럽게 널려 있던 자료들을 시기별, 내용별로 분류하고 정리한 것이다. 아파트가 재건축되면 다 사라질 흔적들이다. (161쪽)” 그동안의 모든 일을 기록하고 정리해 둔 관리사무소의 이야기를 다룬 내용이 계속해서 마음에 남아 남중동의 그린유리까지 이어졌다. 덩달아 어릴 적 살던 동네를 나름대로 복기해보고 싶어졌다. 건너편이 아파트가 된 마당에 부모의 청장년이, 나의 유년기가 녹아있는 남중동 집도 언젠가 밀리고 헐려 사라질지 모를 일이니까. 작년에는 내게도 새로운 동네가 생겼다. 친구와 함께 전주의 97년생 아파트를 고쳐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시작된 나의 새 시절을 가꾸며 『효자, 시절』의 다음 이야기를 기다린다. 최아현 소설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소설 <아침대화>로 등단했다.
안효희 시인은 공인숙 시인의 신간 시집 <바람의 일>(신아출판사)이 “자연을 향한 한 줄기 편지 같다”라는 감상평을 남겼다. 인간은 무엇이든 사물의 내부로 침투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는데, 공인숙 시인의 시집은 상대에 대한 은밀한 유혹과 닿을 수 없는 미지의 세계를 향한 교감을 생생하게 전달한다는 것이다. “단 내 풀풀 나는 복숭아/생채기가 나 있다/상처 난 것도 버리지마라//산다는 건/상처를 보듬는 일/그 상처가 내가 되는 일”(‘복숭아나무 아래에서’ 전문) 시인은 화려한 수사나 상징보다는 향토적 서정에 뿌리를 둔 수수한 어조로 자연의 생명성과 삶의 근원적 의미를 담백하게 노래한다. 전통적인 서정 문법에 충실하되 삶을 과정하거나 왜곡하지 않는 절제된 감성과 진솔함으로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2007년 한국문인 시 부문 시인문학상으로 등단한 시인은 이듬해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에 시 ‘바람의 일’이 당선되며 문단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저서로는 엔솔로지 <한국대표명시 1, 2 집> , <불곡산의 미소> 등이 있다. 공 시인은 “시인의 마음을 가진 사람들과 그들이 사는 시인의 마음에 포근한 바람의 일이 일어나는 날을 지극히 기다려본다”라고 시인의 말을 통해 밝혔다.
동화전문잡지 <동화마중>의 2025년 상반기 통권 6호가 나왔다. 원유순 동화작가의 ‘위기의 시대, 작가의 할 일’이라는 글로 문을 여는 이번 잡지에는 오복이·전은희 동화작가가 전하는 ‘2024 전주 올해의 책’이 특집으로 실렸다. 또 다른 특집 코너에는 노동주·아무려나 작가의 ‘우리 동화 톺아 보기’도 담겨 동화라는 문학 장르를 더욱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올해 상반기 동화 마중의 ‘마중 초대 작가’에는 김옥애·이상배 작가가 이름을 올렸으며, 각각 ‘흰민들레 소식’과 ‘엄마, 쉬고 싶어요’라는 작품을 소개한다. 이어 동화마당 코너에는 강지혜·남은영·박자호·송창우·신소담·유하정·윤일호·이수빈·장정옥·정은경·홍유진 동화작가가 함께했다. 평론·서평에는 영미 작가가 만나본 <우주의 속삭임>(하신하 작)과 박월선 작가의 시선으로 소개하는 <한성이 서울에게>(이현지 작)가 실렸다. 잡지의 마지막 코너인 ‘독자가 추천하는 동화·그림책·청소년 소설’에는 박익산·박자호·심수정·오정수·윤형주·장용수·홍유진 등 총 7명의 독자가 추천한 28권의 작품도 담겨 눈길을 끈다. 김자연 동화마중 편집자는 “’동화마중‘은 동화를 쓰고 발표의 장을 찾지 못하는 분들에게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있다”며 “장르 구분 없이 동화를 쓴 분에게 발표의 기회를 드리고 아동문학 발전에도 디딤돌이 되고자 한다. 앞으로도 동화마중에 대한 따뜻한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故목경희‧김남곤(문학), 故김윤환‧하수정(미술), 故이성근(국악), 조장남(음악), 김광숙(무용) 씨…. 전북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기라성 같은 문화예술인의 이름이다. 이들은 2012년부터 시작한 전주 백인의 자화상의 주인공으로 뽑혀 삶의 족적을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진행했다. 전주문화재단에서 14년째 추진하고 있는 ‘전주 백인의 자화상’은 전주를 연고로 문화예술 진흥에 이바지한 예술인들의 삶과 예술적 가치를 조명하는 사업이다. 지금까지 선정된 문화 예술인은 모두 91명. 문화재단은 지난해 목경희, 김남곤, 김윤환, 하수정, 이성근, 조장남, 김광숙 등 7명의 원로‧작고 예술인들의 삶과 예술세계를 꼼꼼히 기록해 <2024 전주예술사>를 발간했다. 운명이란 참 기이한 것이다. 처음 백인의 자화상 사업이 시작됐을 당시에는 예술인의 삶과 업적을 기록하는 일이 활발하지 않았다. 예인을 기록하는 사업은 필요하지만, 구술‧채록이라는 낯선 작업이었기에 14년간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어떤 매력일까. 문화재단이 발간한 <전주예술사> 책을 보면 어렴풋이 알 수 있다. 목경희(1927~2015), 김남곤 (1937~), 김윤환(1942~2024), 하수정(1942~), 이성근(1936~2019), 조장남(1951~), 김광숙(1945~) 등 예술 분야에서 독자적인 경지에 이른 예술가 7명에 대한 삶과 예술세계를 조명한다. 거창한 수식어나 화려한 이력만을 나열하지 않는다. 전주에서 열심히 땀 흘린 예술가에 대한 진심어린 존경과 감사의 마음이 서술되어 있다. 그래서 예술가에 대한 책이지만, 예술세계에 대한 ‘썰’이나 예술가에 대한 ‘아부’가 없다. 대신 그들이 왜 이런 작업을 ,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 낼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얘기들로 가득하다.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전북일보 사장 시절에는 ‘7층 기자’라는 별명이 붙었다. 사장실이 7층이었는데 그의 책상에는 항상 빨간 펜이 있었다. 대교를 보기 위한 것. 그 시절 ”꿈에서도 대교를 본다“고 말하는 천생 기자이기도 하다. 이즈음 애써 눌러온 궁금증이 고개를 든다. 문학의 꿈이 먼저였을까, 기자가 먼저였을까, 자주 듣게 되는 우문(愚問)에 즉답을 피한 채 그는 미소로 답했다”( ‘김남곤 시인, 참 스승의 삶을 따라’ 중에서) 전주 백인의 자화상의 운명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100명의 예인을 기록하자는 의미가 담긴 ‘전주 백인의 자화상’은 어느덧 91명의 예술인을 기록했다. 100이라는 목표 달성까지 9명이 남았다. 그러나 백인의 자화상을 응원하는 이들은 숫자와 관계없이 지역의 많은 예술인들의 삶이 기록되어지길 바라고 있다. 최락기 전주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매년 쌓이는 기록 속에서 전주가 수많은 예술인을 배출하고 품어왔다는 사실에 새삼 깊은 감동과 자긍심을 느낀다”며 “전주예술사를 통해 예술가들이 일궈 온 고귀한 흔적을 기념하고, 지역의 예술인들이 예술로 이룩한 유산을 재조명함으로써 전주의 문화적 가치를 전달하고자 한다”라고 발간사를 통해 밝혔다.
온유한 시선과 유쾌한 발상이 돋보이는 순박한 시편들로 개성적인 시 세계를 탐독할 수 있는 시집 <시는 마침내 자서전이 된다>(시와 에세이)가 출간됐다. ‘강 따라 글 따라’ 시모임에서 펴낸 여섯 번째 시집에는 삶의 쓴맛과 단맛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63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공후남, 김옥희, 김용택, 김인상, 박양식, 박희숙, 유갑규, 이은수 등 시모임 회원들이 삶의 체험에서 배운 지혜를 구수한 입말과 활달한 시적 상상력으로 버무렸다. “풀하고 웬수졌냐/마당에 풀은 그렇게 뽑는 것이 아니여//애끼고 애꼈다가 더 이상/속을 달랠 길 없을 때/기도하는 마음으로 뽑는 것이여”( 공후남‘지독한 것’ 전문) “누가 그랬다//양문형 냉장고를 열 때/늘 들여다보는 공간과/가끔 들여다보는 공간 속에서/생각하게 된다고//어쩌다 나오는 공간에 숨겨진 것들은/언제쯤 나올 수 있을까 궁금해진다고//(…중략…)//용기를 내어 꺼내 본 마음/가벼워진 냉장고 속처럼/자주 여닫으면 좋겠다”( 공후남 ‘꺼내지 못한 마음’ 부분) ‘강 따라 글 따라’ 시모임은 2017년 시작됐다. 회원들은 2주에 한 번씩 모여 시를 쓰고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 서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고, 이야기는 한 편의 시로 완성됐다. 2018년 출간한 첫 시집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를 시작으로 매년 1권씩 시집을 펴내고 있다. 회원들은 특별한 존재보다는 사소한 것들에 애정을 쏟고 진솔한 언어로 시를 써내려간다. 특히 시를 통해 ‘나’를 표현하고, 사람들과 소통하려는 마음가짐도 엿볼 수 있어 글이 더욱 매력적이다. 강 따라 글 따라 시모임 회원들은 머리말에서“시는 마침내 자서전이 된다”며 “너는 솔직할 수 있는가, 솔직해도 부끄럽지 않은가”라고 독자들에게 묻는다. 그러면서 “꽃에 대해 사랑과 미움에 대해 써도 결국 그것은 반성문 같은 것”이라고 시집에 대해 소개했다.
제4회 ‘고창신재효문학상’대상을 수상한 부산 출신 이수정 작가의 ‘북토크&작가 사인회’가 지난달 30일 다빈호텔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국제PEN한국본부전북지역위원회(회장 장교철)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국제PEN한국본부전북지역위원회 회원들을 비롯해 유기상 전 고창군수와 이병렬 고창문화연구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부산 출신인 이수정 작가는 이화여대 신문방속학과를 졸업한 후 2022년 ‘타이거마스크’로 재외동포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올해는 작품 ‘숨이 차오를 때’로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단역배우 김순효씨’로 제4회 고창 신재효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는 미국 뉴저지에 거주하며 한국문화 이벤트와 코디네이터로 일하고 있다.
이경순 작가가 산문집 <봄 돌아오듯>(신아출판사)를 펴내고 봄을 알린다. 총 6부로 구성돼 60여 편의 글이 실린 이번 책 속 작품은 이 작가가 평소 써온 일기 글이다. 실제 책에는 꾸밈없는 성격으로 김제 원불교 원평 교당과 서울 원불교 신길 교당에 다니며 신자들의 본보기가 되기도 했던 그가 틈틈이 일기 형식의 산문으로 메모한 글들이 수록됐다. 특히 이번 책은 3년 전부터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 생활을 하고 있는 작가의 언니, 이금영 수필가의 손길로 탄생됐다고 알려져, 지역 문인들의 눈길을 끈다. “아이를 재워 놓고 어머님과 같이 들에 나가 일하다가 오면 아이가 잠 깨어 혼자 울다가 나를 보고 슬피 울면 같이 운 적이 여러번 있어요./(중략) 달빛 감나무 아래 기죽어 서 있던 그 젊은 여자는 지금도 내 기억 속에 말없이 서 있다. 그 가슴 아프게 혼자 울던 기억을 왜 못 놓아 버리고 이따금 되살아나는가. 왜, 놓지 못하는가.”(‘달빛 감나무 아래’ 중에서) “생채 하는 날은 큰 양푼에 밥 서너 그릇 붓고 밥 비벼 참기름 쳐서 먹으면 꿀맛이었다. 우리는 곧잘 병아리 싸움도 잘하고 토라지고 아버지한테 혼나고 그랬다. 밀 농사해서 밀가루 장만해 어머니가 가마솥 밥 넘으면 호박잎 깔고 반죽 부어 밥 제지면 그 호박잎 냄새난 듯한 그 개떡이 그리 맛있어 그 맛을, 언제 볼거나”(‘가을 무 생채’ 중에서) 이처럼 작가의 산문집에는 진솔하고 담박한 표현으로 가득해 시골 아낙네들의 보편적인 삶이 투영돼, 더욱 구수한 정감을 전한다. 김영 석정문학회장은 이번 책의 감상평을 통해 “산문집 제목처럼 이경순 작가에게도 생의 ‘봄’이 다시 돌아오길 빈다. 활짝 웃는 얼굴은 활짝핀 꽃보다 더 좋은 경전”이라며 “이경순 작가가 비록 지금은 달빛 젖은 감나무 아래에 있지만, 곧 우리에게 봄이오는 소리를 들려줄 것이다. 필자도 이 작가의 활짝 웃는 얼굴이, 작가를 사랑하고 사랑하던, 가족과 친구, 교우에게 기쁨을 주는 ‘경전’이 되는 봄이 꼭 오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김제 출생인 작가는 원불교 원평 교당에서 입교해 원불교 서울 신길교당에서 활동했다.
전근표 시인이 여섯 번째 시집 <아기 새 한 마리>(청어)를 발간했다. 시는 ‘인간 본성에 바탕을 둔 과거의 점철된 삶의 역사와 현재의 질곡 된 사회 현상을, 사공을 초월한 자연에 접목해 바람직한 인간성 복원을 위해 미래를 아름답게 노래할 수 있게 하는 한편의 언어적 파노라마’라고 주장하는 시인은 이번 시집 속 그의 일생을 담았다. 시집은 ‘1부 나는 누구인가’와 ‘2부 부모님 은혜’, ‘3부 자연 속으로’, ‘4부 우리 모두 함께’, ‘5부 마음의 고향’, ‘6부 죄와 벌’, ‘7부 꿈은 이루어진다’ 등 총 7부로 구성돼 70편의 신작이 품고 있다. “우르르~쾅, 우르르~쾅쾅…/ 천둥 번개가 진동하니 하늘 열리고/ 땅이 솟구친다/ 안개 자욱한 인기척 없는 새벽에/ 물 폭탄 맞고도 늠름한/ 하늘 향해 우뚝 솟은 마이산/ 암수 한 쌍 시선의 몸이 되어/ 하늘에 열린 파란 창에 흰 구름 내려/ 허리 감싸니 새 몸 단장한 모습이라”(시 ‘내 고향 마이산’ 중 발췌) “부모님께서 세상 떠나신 지 어언 20여 년/ 이 몸 살아 칠순이 지나서야/ 자식 된 도리 알았습니다/ 살아생전 날 낳아 길러주신 부모님 은혜/ 어이 잊겠습니까만/ 자식들 부모님께 생전 효도한다지만/ 그것은 모두가 거짓말이었습니다/ 아버님 어머님 용서하십시오”(시 ‘부모님 전 상서’ 중 발췌) 이처럼 잠시 들여다본 그의 작품에서도 느껴지는 등 이번 시집에는 그의 고향인 진안에 대한 이야기부터 부모님을 향한 사랑, 자연에 대한 예찬, 시끄러운 세상사, 시인의 소망 등 지금껏 살아온 작가의 삶의 여정을 함축해 선보인다. 전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이름있는 선남선녀 선배 시인들의 힐책이 나의 머릿속을 뒤흔든다 해도 이를 채찍질 삼아 한 조각 구름처럼, 한 떨기 바람처럼 그냥 지나쳐 버릴 뿐”이라며 “언제나 청량제 같은 향기로움으로 남은 삶은 독자 여러분의 따뜻한 가슴에 다가가는 글을 쓰겠다고 스스로 다짐 해 보면서 마지막 시집이 될지 모르는 이번 여섯 번째 시집이 발간되기까지 육성 지도해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진안 출신인 시인은 육군 제3사관학교를 졸업한 후 중령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하림 상무이사를 지냈다. 2008년 <한국시> 로 등단, 한국시문학대상 등을 수상했다. 2015년 한국문인협회 진안지부 제6대 회장을 역임했다. 시집 <아버님! 하늘나라 그곳에도 꽃은 피었나요> <사랑합니다! 아버지> <꿈의 노래>, <하늘을 머리에 이고>, <별빛 소나타> 등을 발간했다.
선한 눈길과 맑은 언어로 독자들과 호흡하는 김석천 시인의 신작 시집 <궁금증>(신아출판사)이 출간됐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삶의 풍경 속에서 기꺼이 머물며 작고 미약한 존재들의 생활과 감정을 촘촘히 기록해나간다. 담백한 시선은 일상의 소소한 장면을 은유적으로 풀어내어 일상 너머로 향하는 길을 열어젖히고, 범상한 매일에서 다른 차원의 정경을 발견해낸다. “잎이 피기도 전에/꽃이 먼저 만발했다//겨우내/뿌리들이 온 힘을 다해/영양과 수분을 밀어 올리고/잎들이 봄을 양보하지 않았다면/저토록 아름다운 벚꽃을/연출해 낼 수 있을까//꽃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뿌리와 잎이다”(‘벚꽃’ 전문) 김석천의 시에는 고독과 슬픔이 드리워진 순간들이 담겨있다. 세상의 관심 밖에서 사라져가기 쉬운 존재들에게 애틋한 마음으로 연민과 공감의 손길을 건네는 것이다. 시인의 그런 눈길은 주변의 자연환경, 사물과 상황 등으로 이어진다. 어지러운 세상 속 뭇 존재들의 가치를 되새기는 시들을 만나다보면 한편의 시를 길어 올리는 시인의 예민한 기척에 감탄하게 된다. 그런가 하면 시인의 유머와 해학성을 엿볼 수 있는 시들도 다수 수록되어 있다. “모두 평등해서 좋다//모처럼/거추장스런 형식과 예의를/활활 벗어 던지고 나니/홀가분하다”(‘목욕탕에서’)에는 시인의 너스레가 담겨 있어 피식 웃음 짓게 만든다. 또 “신호등이 많다고/짜증내지 마라//( 중략 ) //위반하고 가고 싶은 마음 굴뚝같지만/참는다”(‘신호등’)에는 왠지 모를 공감을 자아내 시집 읽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평범한 상황과 인물들의 모습을 담은 80여 편의 시를 통해 따스한 기운과 뭉클한 감동을 전달한다. 김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미수(米壽) 기념으로 엮어낸 세 번째 시집”이라고 소개하며 “이번에는 뒤 작품 해설도 입히지 않고 그냥 알몸으로 내놓는다”고 설명했다. 시인은 1939년 익산에서 태어나 남성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1963년 서라벌 예술대학(현재는 중앙대학교에 통합 편입됨)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평생 교직에 몸담았으며, 2003년 이리중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했다. 시집으로 <세상 뱃속에 있다가>와 <시의 유방> 등이 있다.
얼마 전, ‘과학사’를 다룬 책을 읽었다. 현재의 문명사회를 이룩하기까지 과학의 역사가 얼마나 많은 도전과 실패의 결과인지를 보여주는 책이었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도전과 실패의 반복은 단순히 과학사에만 한정되는 건 아니다. 인간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찾아 헤매고 목숨까지 담보로 도전한 결과 지구상에 인간이 출현한 짧은 시간 안에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 이처럼 불가능한 것에 도전하는 이야기가 있다. <벽을 타는 생쥐, 바타>이다. 목련 아파트 202동 지하에 사는 생쥐 부부의 열세 번째 아들이 탐험가를 만난 건 그날 내린 눈 때문이었다. 하얀 눈송이가 소복소복 내리는 것을 본 열세 번째 아들의 가슴은 어느 때보다 빠르게 뛰었다는 서문으로 시작한다. 지하에 사는 생쥐 가족 중 유일하게 호기심이 많은 열세 번째 아들은 창밖을 바라본다. “세상이 너무나 멋져 보여서.”라는 말과 함께 모두 잠든 새벽, 지하를 나와 아무도 밟지 않은 하얀 눈 위로 첫발을 내디딘다. 호기심이 없다면 시도할 수 없는 위험한 외출인 셈이다. 밖으로 나오면 생쥐에게는 위험한 상황의 연속이지만 엄마마저도 ‘너 자신을 위해서 살라.’며 열세 번째 아들의 모험에 불을 지핀다. 지하가 아닌 아파트 단지 내를 돌아다니며 드르륵거리는 소리와 함께 이삿짐을 옮기는 사다리차를 발견한다. 위로 올라가는 사다리차를 보면서 고개를 뒤로 젖히던 열세 번째 아들은 지금껏 생각해 본 적도, 상상해 본 적도 없는 방향인 ‘위’를 보고 놀란다. 그곳에서 탐험가 쥐를 만난다. 처음 탐험가를 만났을 때 그에게서 먼 길, 바람과 햇살, 촉촉한 새벽 공기와 오후의 마른 대지를 지나, 적막한 밤의 길을 걸어온 것 같은 바람 냄새를 맡는다. 작가가 생각하는 탐험가에 대한 묘사에 고개를 끄덕였다. 세상을 탐험하다 보면 끊임없이 낯선 곳을 찾아다니며 고단한 길 위에서 걷고 바람과 햇살과 이슬을 함께 해야 하니 어쩌면 바람 냄새가 나는 건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탐험하며 정처 없이 떠도는 게 신기하기만 한 열세 번째 아들은 탐험가 쥐에게 묻는다. “왜 떠돌아다녀요?”라고. 이에 탐험가는 “문득 ‘쥐로 태어난 건 어쩔 수 없지만, 어떻게 사느냐는 내가 선택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가 아닌 낯선 곳에 가보고 싶어졌지. 그때부터 여기저기 떠돌아다닌다.”며 대답한다. 탐험가 쥐의 대답 속에서 조건보다 선택과 도전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탐험가 쥐의 말을 들은 열세 번째 아들은 사람들이 사는 공간에 호기심을 가지고 사다리차를 타고 오른다. 10층이 넘는 거실에서 바라본 세상은 지하실 안에서는 본 적이 없는 상상도 해보지 못한 비밀스러운 세상을 보게 된다. 경이로움을 느낀 열세 번째 아들은 창문과 현관문이 닫히는 사이에 빠져나오지 못한다. 그곳에서 알게 된 햄스터와 며칠을 보내며 결국 인간에 의해 발각되어 쓰레기봉투에 담겨 버려지고, 쓰레기 차에 실려 쓰레기 처리장까지 옮겨진다. 우여곡절 끝에 가족들이 있는 목련 아파트로 돌아왔지만, 가족들은 떠나고 없었다. 이에 열세 번째 아들은 고양이에게 쫓기면서 나무를 타고 아파트 벽을 오른다. 평상시라면 생각도 할 수 없는 벽을 오르는 도전. 그렇게 오른 20층 아파트 옥상에서 바라본 세상은 땅에서만 살았으면 볼 수 없는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세상은 이렇게 생겼구나’를 인식하고, 도전하지 않고 지하에 안주하고 살았더라면 결코 알지 못했을 세상을 한참 동안 바라본다. 그러다 옥상에서 만난 인간 여자는 열세 번째 아들을 바라보고 신기한 듯 먼 곳을 가리킨다. 그곳은 옥상보다도 더 높은 ‘라라타워’다. 열세 번째 아들은 자신의 능력을 시험하며 다시 또 길을 떠난다. 과연 열세 번째 아들이 도전에 성공할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이미 그는 도전했고, 자신의 세상과는 다른 낯선 세계를 확인했다. 그리고 또 다른 탐험의 길을 떠난 것으로서 자기 세계의 확장이라는 경험을 선택했기에 여기에 또 다른 평가는 의미가 없다. 이처럼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시도하기 전과 시도한 후의 삶의 변화는 크다. 도전은 자신의 공간을 넓혀가는 작업이기도 해서, 새로운 것에 대한 모험은 살아있음의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이경옥 동화작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두번 째 짝>으로 등단했다. 이후 2019년 우수출판제작지원사업과 지난해 한국예술위원회 ‘문학나눔’에 선정됐으며, 2024년 안데르센상 창작동화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의 저서로는 <달려라, 달구!>, <집고양이 꼭지의 우연한 외출> 등이 있다.
“연애할 때/ 내 화살/ 과녁으로 받아주고/ 잔 가득/ 삼십 년을/ 웃음 살풋 채워 주던,/ 아내가/ 시위를 당긴다/ 자음 모음 날이 서다”(시‘아내, 활을 쏘다’ 전문) 30여 년 동안 시조에 대한 순애보 사랑을 이어가고 있는 이종현 시조 시인이 첫 시조집<아내, 활을 쏘다>(실천문학)을 펴냈다. 이 시인이 지난 30여 년간 독학으로 터득해 빚어낸 산물인 이번 책은 총 4부로 나뉘어 70편의 시조 작품을 품고 있다. 문학의 여러 장르 중에서도 오로지 우리 문학의 전통성을 지닌 ‘시조’만을 고집해 온 과정을 보면 사소한 일상적인 것들에게 생명을 불어넣고 확장해 삶의 이치와 보편적 진리를 창출해 낸다는 특징을 지닌다. 시인은 “문학을 하게 된 것은 우연이다. 37년여 전 장애의 몸으로 대학을 고학으로 다니던 삶 속에서 문학을 만났다”며 “자취방에서 지친 몸을 뒤쳑이다 일간지에서 마주한 독자 시조, 몇 번의 투고 끝에 활자화되면서 시작했다. 형식도 알지 못한 채 어설픈 형상화로 하루를 옮겨 적으면서 오래도록 이어왔던 시조다”라고 말하며 시조를 사랑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오랜시 간 동안 시조와 함께 살아왔지만, 비로소 첫 시조집을 상재하게 돼 너무 기쁘다”며 “앞으로도 깊고 넓은 세계로 뿌리를 세우며 시조의 지평을 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임실 출생인 이 시조 시인은 현재 강원도 춘천에 살고 있다. 그는 현재 대한장애인역도연맹 상임 심판으로 활동하고 있다.
봄이다. 긴 겨울을 지나 땅이 깨어나듯, 우리도 새로운 시작을 꿈꾼다. 땅속에서 움튼 새순은 고요한 인내 끝에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고, 들녘의 씨앗은 따스한 햇살을 머금으며 생명의 여정을 시작한다. 무엇이든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계절, 우리의 마음도 봄을 닮아야 하지 않을까. <직진도 충분히 아름답다>의 저자 송태규는 바로 그런 삶을 살아간다. 그는 스스로 한계를 넘고자 했던 도전을 통해 성장했고, 마침내 활짝 피어났다. 어릴 적 그는 운동과는 거리가 먼 아이였다. 마흔이 넘어서야 비로소 자신을 넘어서는 도전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증명해 보였다. “도전 없이는 성취도 없다.”(프레드 데버)라는 말처럼, 그는 도전을 통해 스스로를 변화시키며 삶의 아름다움을 발견해 나간다. 그의 가장 대표적인 도전은 울트라마라톤과 철인 3종 경기다. 마라톤 하나도 버거울 법한데, 그는 교통사고로 무릎 수술을 받은 후에도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더 큰 도전에 나섰다. 철인 3종 경기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다. 극한의 인내를 요구하는 경기다. 거친 파도를 헤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하고, 지칠 대로 지친 몸으로도 자전거 페달을 밟아야 하며, 마지막에는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것조차 힘겨운 마라톤이 기다리고 있다. 그는 이 모든 과정을 가족의 응원과 동료들과의 연대의 힘으로 직진하며 이겨냈다. 그의 ‘직진’은 고등학교에 재직할 당시에도 통했다. ‘도전! 골든벨’에 여러 차례 도전하고 등교 시간에 단속 대신 음악으로 맞이하는 등 늘 학생 편에서 발전적인 것을 추구했다. 특히 '500회 헌혈'을 향한 조용한 도전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그의 선한 영향력은 가족에게 전해졌다. 아들과 딸, 며느리까지 함께 헌혈을 이어가며 ‘헌혈 명문가’가 되었다. 또 주변의 친구와 지인들도 그의 뜻에 동참하고 있다. 한 사람의 실천이 가족을, 그리고 이웃을 변화시킨 것이다. 그가 흐르게 한 따뜻한 피는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길이 되었고, 사랑의 강물처럼 이웃을 향해 흘러가고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문장은 “강한 자가 버티는 게 아니라, 버티는 자가 강한 것이다.”라는 말이다. 우리는 때때로 강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낀다. 하지만 저자가 보여준 강함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포기하고 싶은 순간을 견디는 작은 용기에서 비롯된다. 지치고 힘든 그 순간에도 한 걸음 더 내딛는 것임을 그는 몸소 증명해 보였다. 이 책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에게 지금 필요한 직진은 무엇인가?” 살아가다 보면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머뭇거리게 된다. 도전을 망설이거나,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러나 삶은 넘어지고 깨져도 다시 일어서는 사람의 것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빠르지 않아도, 우리는 각자의 속도로 직진할 수 있다. 그래서 오늘, 나는 저자처럼 다시 직진을 선택한다. 아울러 당신도. 봄처럼 다시 피어나길. 이진숙 수필가는 전직 국어교사 출신으로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 부문에 당선됐다. 이후 최명희문학관에서 “혼불” 완독 프로그램 진행하며, <우리, 이제 다시 피어날 시간> 오디오북 출간했다
이근풍 시인은 삶의 슬픔과 쓸쓸함을 끌어안은 시편들을 잔잔한 화법으로 써왔다. 신간 <새로워진 마음으로>(오늘의문학사)에는 그동안 이근풍 시인의 시에 등장했던 삶에 대한 성찰과 시 쓰기에 대한 고민을 비롯해 독특한 상상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시들로 빼곡하다. 기교 없는 시어와 감각적인 정서들을 간결하게 엮어내며 독자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이근풍만의 시풍(詩風)을 확립했다. “잘못한 일 있다면/스스로의 노력으로/바꿀 수 있는데도/팔자타령 미리 한다//어떠한 일 한다 해도/노력 없이 되는 일은/단 하나도 없다는 것/살아가며 깨닫는다”(‘노력 없이 되는 일은’ 전문) 시인은 삶의 근원적 의미를 되새겨보는 시적 성찰과 혜안으로 웅숭깊은 서정의 세계를 펼쳐보인다. 담백한 언어로 표현한 생각들이 시가 되고, 따뜻한 여운을 남긴다. 짜임새 있는 운율은 독자들에게 리듬감을 형성하며 읽는 즐거움을 전달한다. 독자를 배려하며 써내려간 100편의 시들은 한 폭의 수묵 담채화처럼 글을 읽는 동안 서서히 마음에 와 닿는다. 깨끗하고 맑은 언어와 구순(九旬)이라는 시간을 살아낸 시인의 지혜로 빚어낸 문장들 덕분일 것이다. 이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파도처럼 살아온 인생길 어느덧 구순(九旬), 꽃잎 떨어진 뒤에야 봄이었음을 알았고 단풍잎 진 뒤에야 가을이었음을 알았다”며 “고목나무가 더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고, 하루의 햇빛 중에서도 제일 아름다운 빛이 저녁노을인 것을, 독자의 마음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희망의 불씨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았다”고 밝혔다. 임실에서 태어난 이근풍 시인은 전북대 상과대학을 졸업하고 경찰공무원으로 정년퇴임했다. 계간 <오늘의문학>16집에 ‘할미꽃’ 등 4편의 시를 발표하며 문단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와 전북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전북인실문학회 회원이다. 시집 <나에게 쓴 편지> <못다한 말> <둘이서 엮는 사연> 등 다수의 시집을 출간했다.
도보답사 선구자 신정일(71)이 <여행자를 위한 도시 인문학, 군산>(신아출판사)으로 독자를 찾아왔다. 문화사학자이자 도보여행가 등으로 대중에게 알려져 있지만, 그는 <섬진강 따라 걷기> <낙동강> <길 위에서 배운 것들> 등 100여권의 책을 펴낸 작가이기도 하다. 이번 책에서는 금강과 만경강 등 두 강 사이에서 발달한 도시 군산에 대한 역사와 문화, 그리고 도시의 특별함을 소개한다. 신문과 책 등 다양한 지면을 통해 발표되어 온 군산 관련 이야기도 엄선해 수록했다. 군산에 대한 저자의 글들은 길지 않은 분량 속에서도 촌철살인의 메시지가 빛을 발하며, 도보여행가 신정일의 넓은 시야과 특유의 입말을 살린 문체가 글에 윤기를 더한다. 1970년대에 군산 하면 떠오르던 ‘군산상고 야구부'에 대한 흥망성쇠를 풀어낸 글속에는 그 시절 군산에 대한 애틋함과 군산상고에 대한 추억이, 군산 죽성포구 ‘째보선창’의 어제와 오늘을 기록한 문장에는 질곡 많은 포구의 역사 등이 감명 깊게 펼쳐진다. “급하게 경사진 언덕 비탈에 게딱지같은 초가집이며 낡은 생철 집 오막살이들이 손바닥만한 빈틈도 남기지 않고 콩나물 길 듯 다닥다닥 주어 박혀 언덕이거니 짐작이나 할 뿐이다. 이러한 몇 곳이 군산의 인구 칠만 명 가운데 육만 명도 넘는 조선 사람들의 거의 대부분이 어깨를 비비면서 옴닥옴닥 모여 사는 곳이다. 대체 이 조그만 군산 바닥이 이러한 바이면 조선 전체는 어떠한 곳인고, 이것을 생각해 보았을 때의 승재는 기가 탁 질렸다”( 채만식 탁류 중에서) 책 서문에는 채만식이 소설 '탁류'에서 묘사한 군산에 대한 풍경이 수록되어 있다. 조선 시대 군현이었던 '옥구'와 '임피' 고을의 끝자락에 자리 잡은 조그마한 마을 군산포가 오늘날의 군산이 되기까지의 여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저자 신정일은 서문에서 "지나간 역사와 지금의 현재가 충돌하면서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고 있는 군산 지역을 흐르는 강이 금강"이라며 "일제강점기를 거쳐 현재에 이른 군산, 먼 훗날에는 어떤 모습으로 변하고 또 변해갈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고군산군도를 품고 있는 군산의 역사와 문화 속으로 들어가보길 바란다"고 책에 대해 설명했다. 국가유산청 문화재위원이자 문화사학자인 저자 신정일은 1989년부터 문화유산답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현재까지 '길 위의 인문학'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옛길인 영남대로와 성남대로 관동대로 등을 도보로 답사한 도보여행가이기도 하다. 수십년 간 우리 땅 구석구석을 걸어온 이력과 방대한 독서량을 무기로 <대동여지도로 사라진 옛 고을을 가다)(전3권), <길에서 만나는 인문학>, <대한민국에서 살기 좋은 곳 33> 등 다수의 책을 펴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베니스의 상인>에서는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이 상인 안토니오에게 돈을 빌려주면서 기한 내에 갚지 못하면 1파운드의 살을 받겠다고 조건을 단다. 현진건의 단편 <아다다,1921>에서는 사람을 팔고 사는 수단으로써 비정한 돈의 역할이 부여되고 저 유명한 도스토옙스키의 <죄와벌,1866>에서는 라스콜리니코프가 도끼를 손에 들고 전당포를 찾는 이유가 된다. 언제나 내 마음속 청춘인 <날개,1936>의 주인공은 아내가 준 돈을 모두 화장실 변기통에 버리기도 하였으나 오늘날 돈은 화폐로서 인간의 욕망을 자극하고 양심을 소환하던 시대를 넘어 궁극의 목적이 되길 원한다. 어떤 면에서, 최초의 현대인이라는 수사가 어울리는 에밀 졸라. 그는 어떤 눈으로 돈을 바라보았을까. 졸라의 소설 <돈>은 주인공 사카르가 만국 은행을 설립하여 은행장이 되었다가 파산하는 과정을 그리며 다양한 인간 군상이 나온다. 사카르는 돈을 쓰지 않고 모으기만 하는 구두쇠가 아니다. 할 수만 있다면 남의 돈이라도 갖다 쓰고자 한다. 검찰 총장 아내와 여흥을 즐기는 것도 만국 은행 주식을 파는 방식으로 투자를 받으려는 속셈이다. 그는 자신이 싫어하는 증권 거래소의 실세 군데르만을 찾아가 투자하도록 설득하기도 한다. 위장병이 있어 우유로만 생활하며 그마저도 한 모금 들이키는 시간이 길어 지루했던 순간을 견디고 그가 들은 말은 은행장이 되어도 결국은 파산할 것이라고 했다. 돈의 흐름에 예민하고 고집스런 유대인 군데르만은 과도한 열정과 비약적인 상상력, 남의 돈을 가지고 사업하려는 사카르의 자세를 실패의 원인으로 들었다. 그런 식이라면 어떤 일에도 안착하기 힘들겠지, 하고 나는 동의한다. 지참금으로 주식을 산 모녀가 일부를 팔려고 하자 사카르는 반대한다. 오르고 있는데 왜 파느냐고. 돈을 빌려서라도 더 사야 한다고. 마르셀은 기죽은 남편에게 돈을 양동이로 퍼서 안겨주는 방식으로 위로하고 싶다. 그녀가 돈을 빌리러 간 친정에서는 이미 많은 주식을 샀기 때문에 돈이 없다는 소리를 듣는다. 한편, 루공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가 한순간에 유출되는 사정을 비추어 오늘날을 생각하니 흥미로웠다. 5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이야기에서 눈길이 가는 인물은 단연 카롤린이다. 어린 나이에 이혼한 그녀는 검은 드레스를 입고 사카르의 집무실을 드나들며 일하다 그의 과도한 지출과 횡령을 알아차린다. 그녀의 조언으로 보름 후에 지출이 절반으로 줄었기 때문일까. 그는 그녀가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자신이 두 번째 남자가 되는 게 싫다는 이유를 들어 혼자서 감정을 정리한다. 대부분 인물이 돈을 갈망하는 것과 비교하면 그녀는 오히려 “세상의 모든 돈을 없애 버렸으리라”하고 서술하듯 거리를 둔다. 그럼에도, 사카르조차 알지 못하는 그의 아들을 빈민촌에서 구할 때는 자기 돈을 쓴다. 그러는 과정에서 허황되고 무절제한 사카르에게 연민일지 애정일지 모를 감정이 싹튼다. 1891년에 발간된 이 책은 스무 권으로 된 루공-마카르 총서 중 하나다. 대가의 글이라고 취향을 안 타는 것은 아니다. <나는 고발한다>와 같이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글자들이 백지 위에서 춤춘 탓에 두 달여에 걸쳐 읽었다. 읽다 보니 인물에 애정도 생겼다. 심리묘사가 생각보다 많은 것은 의외의 수확이었다. 19세기 말에 출간된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오늘날 주변을 옮겨 놓은 듯한 이 작품을 익숙하지 않은, 낯선 길을 걷듯 읽었다. 오은숙 작가는 202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납탄의 무게>가 당선됐다.
정기석의 첫 비평집 <연약을 위한 최저낙원>(파란)에서는 2010년대 이후 붕괴되고 연약해진 시편들을 살핀다. 동시대 시에서 흔하게 목도할 수 있는 개인이 가진 존재론적 불안에 대한 형상화와 기존에 조명 받지 못한 비가시적인 삶을 들여다본다. 또 비평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 시각을 진솔하게 드러내고, 필요성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시는 시대적 저항을 위한 역동성이라기보다, 타자와 세계와 미래에 대한 어두운 전망 속에서 체념과 절망의 외피를 두른 희미함으로 현재의 시간을 만든다”고 밝히며 “여기 작성된 글들은 파열에 대한 함께 있음의 의지이자 동시에 마지막 파열에 함께 한다는 동의”라고 책을 소개했다. 특히 저자는 재테크, 주식, 가성비 등의 경제적 용어 사용의 일반화를 넘어 언어에 기반한 인식적 틀이 자본주의에 맞춤 설정되어 왔다고 지적한다. 이런 사회에서 비평의 경제적 쓸모와 가치에 대해 짚어보고 투자 대비 성과만을 찾는 세태를 비판한다. 비평집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가장 연약한 것이 미래와 세계인 듯 △연약함이 대신 미래를 감싸고 △연약한 것끼리 세계의 진창을 대신하네 △세계의 상처 속에 함께 머물기 위해 △우주의 가장자리에서 시하고 노래하네 등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982년 경상북도 포항 출생인 저자는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4년 ‘문학사상’에서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시인으로 등단했다. 또 2018년 중앙신인문학상 수상으로 문학평론 활동을 시작했다. 비평집 <은유로서의 똥>(공저)을 펴냈다.
김용택(78) 시인이 3월을 주제로 엮은 책 <사랑 말고는 뛰지 말자>(출판사 난다)를 펴냈다. 매해 열두 명의 시인이 릴레이로 써나가는 출판사 난다의 '시의적절' 시리즈 중 하나다. 3월편의 주인공인 김용택 시인은 매일매일 그러모은 3월의, 3월에 의한, 3월을 위한 읽을거리를 완성했다. 시인은 임실의 진메마을에서 나고 자라 지금도 그곳에 살며 섬진강을 걷고 꽃들을 따라다니며 작은 생명들 곂에 옆드려 시를 쓴다. 시인이 평범한 봄의 일상 속에서 완성한 책에는 11편의 시와 4편의 아포리즘, 일기 등 31편의 글이 담겨 있다. 글을 통해 김 시인의 진지한 문학론과 유쾌한 인생론, 손자에 대한 각별한 사랑과 자연에 대한 감사함 등을 느낄 수 있다. “사랑의 길에 들어선 사람들의 발걸음은 가볍고 경쾌하며 겁이 없다. 겁 없는 세상, 두 눈을 똑바로 뜨고 겁도 없이 사랑을 향해 달려가는 사랑은 강물 위로 사라지는 눈송이들처럼 아름답다. 겁도 없이 두 눈을 똑바로 뜨고 강물로 사라지는 저 수많은 눈송이처럼 말이다. 사랑도, 삶도 순식간이다”(‘그러나 사람보다 큰 책은 없다’ 중에서) 평소 ‘자연의 아름다움에서 인간과 사랑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시인으로 유명한 그는 이번 책에서 기존의 자기 스타일을 모두 담으면서도 새로운 세계를 선보인다. 김용택의 글을 즐겨 읽는 독자라면 그동안 출간된 시 이면의 문학과 그의 내면을 느껴볼 좋은 기회이다. 시인은 책의 머리말에서 “사실을 쓴다. 사실만이 숨을 쉰다. 사실인지 어떻게 아나. 사실을 어떻게 가려내나”라고 밝히며 “사실은 진실 앞에서 괴롭다. 실은 그것이 인간 고통의 전부다”라고 했다. 1982년 창작과 비평사의 21인 신작 시집에 연작시 ‘섬진강’을 발표하면서 활동을 시작한 김용택 시인은 이후 독자들에게 사랑받으며 많은 작품을 남겼다. 시집 <맑은 날> <꽃산 가는 길> <강 같은 세월> <그 여자네 집> 등을 비롯해 동시집 <콩, 너는 죽었다> 에세이 <아침산책> 등을 출간했다. 1982년 발표한 시 ‘섬진강 1’은 7차 교육과정 문학 교과서와 2021 수능특강 문학에 실렸으며, 시들 가운데 ‘우리 아빠 시골 갔다 오면’, ‘방 안의 꽃’ 등에는 곡이 붙여져 동요로 발표되기도 했다.
200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안성덕 시인의 시집 <깜깜>(걷는사람)이 제15회 김구용시문학상을 받는다. ‘김구용시문학상’은 (사)문화예술소통연구소가 주최하고 계간 리토피아가 주관한다.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독창적인 세계를 끊임없이 추구하며 새로운 시에 대한 실험정신이 가득한 시인이 발간한 시집 가운데 심사를 거쳐 선정‧시상한다. 김구용시문학상 심사를 맡은 손현숙 시인은 “안성덕의 이번 시집 속 시들은 다양한 주제 의식은 물론 시편마다 각각 다른 스타일을 구사하는 특징이 있다”며 “문학적인 가치와 창의성을 충분하게 내포하고 있다. 독자들에게 다양한 감정과 생각을 전달하며 문학의 다양성과 풍부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안성덕 시인은 정읍에서 출생하여 200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몸붓> <달달한 쓴맛> <깜깜> 등을 있다. 디카에세이 <손톱 끝 꽃달이 지기 전에>를 펴냈다. 현재 계간 ‘아라쇼츠’ 주간직을 맡고 있다. 안 시인은 “가끔 시가 뭐에요 물어오면 녹음기를 튼다. 사전적 의미나 외운다. 형용사, 부사가 아니라 명사나 동사로 쓰는 것이 시”라며 “그분의 세계도 일천한 주제에 (상을) 주신다니 덥석 받는다”며 진솔한 수상소감을 밝혔다. 제15회 김구용시문학상 시상식은 오는 29일 오후 4시 인천광역시 문학동 소극장 돌체에서 열린다. 시상식에는 리토피아가 그동안 만들어온 창작시 노래를 선보이는 식전 축하공연도 펼쳐질 예정이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하 출판진흥원)과 문화체육관광부는 2025년 런던 도서전에서 한국도서 수출 상담관을 열고, K-북 수출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10일 밝혔다. 올해로 54회를 맞이하는 ‘런던 도서전’은 세계 최대 규모의 기업 간 거래 전문 도서전으로 11일부터 13일까지 올림피아 이벤트에서 개최된다. 출판진흥원은 올해 처음으로 런던도서전에 수출 상담관을 조성해, 국내 참가사 10곳과 위탁 도서 101종에 대한 수출 상담을 집중 지원한다. 수출 상담관에는 문학동네·(주)다락원·도서출판 북극곰 등 10개 참가사의 개별 공간이 마련되며, 수출 전문가가 참여해 국내 위탁도서 101종의 수출 상담을 대행한다. 또 도서 및 출판사 정보가 수록된 영문초록 소개집을 제작 및 배포해 수출 상담을 지원한다. 참가사 주력도서로 지난해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최종후보에 오른 이금이 작가의 <너를 위한 B컷>(문학동네), 위탁 도서로는 2023년 ‘블로냐 라가치상 픽션 부문 스페셜 멘션’을 수상한 <이사가>(이지연, 웃는땅콩어린이재단)이 선정됐다. 이와 더불어 2023년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에서 주관한 ‘소리 없는책 아너리스트’에 선정된 <휴가>(이명애·키다리)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여러 우수한 국내 도서들이 현지 출판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또 도서전 종료 후 전시 도서는 주영국한국문화원에 기증해 영구에 한국어와 한국 출판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산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출판진흥원 관계자는 “2025년 런던 도서전을 통해 국내 출판 콘텐츠의 국제 경쟁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내 출판 기업들의 해외 진출 확대를 꾀하고 세계 출판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데 꾸준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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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느끼고, 그리는 이재원 작가의 세 번째 개인전
[생활영어] I have butterflies in my stoma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