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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福 타령

한 해가 시작되는 정초에는 모든 인사가 ‘복 타령’으로 시작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가 대표적이다. 재물·건강·승진·사업 등이 모두 복과 연관되어 최상의 덕담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복이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상형문자인 福자가 가지고 있는 형상은 신에게 잘 익은 곡식을 두 손으로 받들어 올리는 모양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사람들이 땀 흘리며 가꾼 곡식을 하늘에 바치고 그 댓가로 복을 내려 받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사람들이 복을 그런 노력의 댓가로 생각하는 경우는 드문것 같다. ‘호박이 덩쿨째 굴러 떨어져 들어오는 행운’은 오직 집값이나 땅값이 왕창 오르거나 주식값이 치솟는 일, 또는 복권이라도 한 장 맞는 일을 뜻한다. 말하자면 투기 심리가 잠재한 요행수를 기대하는 것이다. 해가 바뀔때마다 막연하게나마 1년의 대계(大計)를 세우고 그 중심에 항상 이런 망상(妄想)이 자리잡은 것도 사람들의 ‘헛된 꿈’이 현실의 벽을 넘는 돌파구로 기복(祈福) 심리를 자극하기 때문이리라.

 

새해를 맞아 자식 잘 되기를 비는 부모의 마음이나 직장인의 승진 꿈, 발복(發福)을 기원하는 필부들의 소박한 희망 등은 결국 저마다 땀흘리며 일하고 창의력을 발휘하여 행운의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 나갈때 달성 가능한 것이다. 사실 그 것 이상으로 확실한 복도 없다.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경제불황으로 지금 우리네 형편은 IMF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느낌이라고 불평들이다. 실제로 정치 경제 사회 어느 쪽도 새 해라고 안정된 분위기도 아니다. 2001년의 시작이 마치 낯선 도시에 지도없이 내몰려 있는듯한 상황이라면 꿈도 희망도 나래를 펴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새롭게 시작되는 한 해를 절망의 심정으로 맞이할 수는 없다. ‘노력하는 자에게 복도 내린다’는 소박한 진리를 스스로 실천하려는 생활인의 자세, 그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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