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2-30 20:23 (Tue)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오목대
일반기사

[오목대] 결자해지(結者解之)


 

예로부터 ‘잘되면 내탓이오. 잘못되면 조상 탓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말뿐이 아니라 실제 이러한 사고방식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것 같다.

 

자기가 저지른 잘못이나 과오를 ‘내 탓이오’라고 말하는 사람은 온 데 간데 없고, 모두가 남의 탓으로 돌리기만 한다면 도대체 잘못된 일은 어느 누가 책임을 질 것인지 그저 답답할 노릇이다.

 

어떤 일의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게 마련이고, 모든 일에는 선후(先後)와 경중(輕重) 그리고 완급(緩急)이 있는 법이다. 모든 일에 결과가 있으면 반드시 원인이 있다는 말일 것이다.

 

그래서 콩 심은 데에서 콩이 나고, 팥 심은 데에서 팥이 나오는 법이다. 하지만 모두가 ‘네탓이오’라고 외치다보니 묘하게 콩 심은데서 팥이 나오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요즘 항간을 떠들썩하게 하면서 회계 내용을 조작해 거액의 불법 대출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경영진과 회계사들이 무더기로 검찰에 구속된 대우그룹의 문제를 보더라도 그렇다.

 

세계경영을 표방하면서 한 때는 재계 2위의 자산규모를 자랑했던 대우그룹은 수많은 해외현지법인을 거느리고 해외경영을 하는 등 그럴듯한 모습으로 포장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 속내는 방만한 경영으로 가득한 부실덩어리 그 자체였다.

 

김우중(金宇中) 전 회장은 전문 경영인들로 하여금 껍데뿐인 계열사의 분식회계를 통하여 영국에 비밀계좌를 개설하고 해외 차입금 등을 빼돌려 10조원 이상의 비자금을 조성하였다니 가히 황제경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기업만이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러한 기업에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까지 투입하여 혈세를 그냥 마구 흘려버린 정부와 관계당국도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매듭은 그것을 만든 사람이 풀어야 한다. 대우그룹 사태를 초래한 핵심 인물이자 가장 책임이 큰 김우중 전 회장이 해외를 떠돌아다니며 수사를 기피하는 것은 대기업 총수답지 못한 행동이다. 지금이라도 김 전 회장은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자세로 하루 빨리 귀국해 진실을 밝히고 위법 사실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것이 올바른 처신이고 순리일 것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북일보 desk@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