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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노숙자


 

서울에 32년만의 폭설이 내리고 철원에서는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최저기온을 기록하는등 겨우내 전국이 꽁꽁 얼어붙어 유난히 춥고도 길었던 지난 겨울. 그러나 어느새 얼었던 대동강물이 풀리고 겨울의 끝자락이 보인다는 우수(雨水)가 하루앞으로 다가왔다.

 

장독이 깨지고 수도관이 터지는 혹한속에서 용케도 버텨준 노숙자(露宿者)들을 생각하면 뜨뜻한 방에서 먹고 자며 겨울을 보낸 입장에서 풀리는 날씨를 그나마 위안으로 삼아보려는데 참으로 노숙자만도 못한 인간들이 우리를 또 슬프게 만든다.

 

춥고 배고파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노숙자들에게 적선은 주민등록증과 인감증명을 헐값에 사들여 은행대출을 받고, 그들 명의로 유흥업소를 등록하여 불법영업이나 탈세를 하고, 신용카드를 만들어 자동차나 휴대폰·가전제품을 할부로 사 되파는 파렴치한 범죄를 스스럼없이 저질렀다니 그저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노숙자 왜 노숙자가 됐는가는 그 수만큼이나 사연도 많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노동력을 상실한 불가피한 노숙자를 제외한 나머지는 자포자기가 방랑생활을 청산하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이유다.

 

부자나라 이웃 일본에서도 최근 도쿄에 5천7백명, 오사카에 1만명등 수많은 노숙자가 정처없이 거리를 떠도는 것만 보아도 ‘가난구제는 나라도 못한다’는 옛말이 오늘에 다시 새롭다.

 

그러나 어떻게 할것인가. 세계 각국이 그렇거니와 노숙자문제는 정부에서 강력한 의지를 갖고 해결해 나갈수 밖에. 근래 정부와 각사회단체들이 무료진료소와 쪽방상담소를 개설 운영하고 64만명으로 추정되는 주민등록무적자 구제에 나서는등 노숙자들의 재기를 위해 힘쓰고는 있으나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노숙자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우선 노동력의 유무를 가려 사회복지시설과 집단수용시설로 분리수용, ‘자포자기는 죄악’이라는 교화사업을 벌이고 지원의 특성화 및 치료교육센터와 자립준비센터의 설치가 시급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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