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2-30 23:29 (Tue)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오목대
일반기사

[오목대] 벼랑에 선 敎育



 

과중한 사교육비 부담이 가정경제를 짓누르면서 갖가지 사회문제를 야기시키더니 급기야 유엔인권기구가 한국정부에 ‘공교육의 정상화’를 권고하는 부끄러운 상황이 벌어졌다.

 

유엔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위원회가 최근 우리나라의 교육현상에 대해 “공립학교의 낮은 교육수준이 학부모들로 하여금 사교육으로 자녀들의 교육을 보충하도록 강요하고 있으며 이로인해 특히 저소득계층에 과도한 재정부담을 안겨주고 있다”고 지적하고 “한국정부는 높은 수준의 경제발전에 걸맞도록 교육제도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하고 나선 것이다.

 

이처럼 유엔인권기구가 특정국가의 교육제도에 관해 언급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일뿐아니라 공교육제도의 강화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우리 교육이 얼마나 심각한 지경으로 내몰리고 있는지 짐작할만 하다.

 

사실 유엔인권기구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우리의 교육현실이 이미 정상궤도를 일탈하여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데 동의하지 않을 국민은 흔치 않을 것이다. 또 이같은 위기상황이 단견적인 교육정책과 학부모들의 과욕에서 비롯됐다는 점도 부인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평범한 진리 하나를 인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아무리 훌륭한 교육정책이라도 학부모와 학생들이 옳게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는 것을. 내 자녀의 적성과 능력은 아랑곳하지 않고 내 자녀만은 특별해야 하고 남에게 절대 뒤떨어져서는 안된다는 일류지향형 학부모들이 판을 치는 한 우리 교육의 미래는 일그러질 수밖에 없다.

 

최근 단국대 이해명교수가 전국 중고생 3천3백49명을 대상으로 ‘학업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조사한 결과 지능이 46.91%로 가장 높고 학교환경과 노력이 각각 9.70%와 6.99%에 달한 반면 과외수업은 불과 0.22%에 그쳤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 학부모들이 효과가 미미한 과외에 돈을 쏟아붓지 않고 ‘내 자녀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 나설때 한국교육은 되살아 날 수 있다고 감히 장담할 수 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북일보 desk@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