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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잊는 옛날이야기, '한국귀신이야기'와 '도술이야기'

 

 

한 여름밤, 귀신이야기는 두 귀를 바짝 세우고 긴장하며 들어야 제 맛이다. 수박 한 통을 혼자 다 먹어도 화장실 갈 생각을 못하고, 고추만 꼭 잡고 종종거리게 했던 이야기여야 기억도 오래간다. 그때 들었던 그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해 주면 녀석들도 고추만 꼭 잡고 종종거린다….

한국인의 세상살이만큼 토속적인 이야기책 두 권이 나왔다. '한국귀신이야기'(미래문화사)와 '뜻으로 보는 옛날이야기, 도술이야기'(일월사).

단순히 옛날 이야기를 모아놓은 모음집이 아니라, 우리 조상들의 해학과 지혜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 그네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들. 재미 삼아 읽는 풍류물만이 아닌 역사 속에 면면히 흐르는 한국인의 삶과 애환을 느끼게 한다.

'한국귀신이야기'는 가장 소름끼치고 흥미로운 귀신이야기를 역사적 인물과 민간·지역에서 전래된 귀신 이야기 등 3부로 나눠 엮었다. 끈끈하고 인간적인 묘사로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다루고 있다.

가슴 철렁한 공포를 느끼다가도 영혼의 억울한 사연을 듣고 가슴에 치미는 공감과 연민을 느끼게 하고, 인간 내면의 양심과 인정을 자연스럽게 일깨운다.  박혁거세·솔거·황희·단종·조광조·최명길 등 역사적 인물과 백련사·청평사·삼각산 귀신풀·용왕산·신륵사 등 지역과 지명, 사찰 등에 얽힌 유용한 이야기도 있어 역사적 지식까지 얻을 수 있다.

장수 출신인 저자 서문성씨는 1987년 원불교에 출가해 변산 원광선원, 성주 성지교무 등을 거쳐 현재 원불교 중앙 총부 교화훈련부에서 순교무로 근무하고 있다. 우리 전통과 향토사에 관심이 많아 '전통 사찰의 창건 설화''전문 박물관 둘러보기' 등을 쓰기도 했으며 그외 다수의 종교서적을 펴냈다.

'옛날 동해에 멸치가 살고 있었는데…'로 시작하는 '도술이야기'(지은이 김용수·보진·현진)는 어려운 말이 아닌 옛날이야기로 풀어낸 도술 이야기를 할머니가 들려주듯 쉽고 편안하게 엮었다. 책의 서문에 '예전 도력 있는 스님들이 서로의 깨달음을 비교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글'이라는 설명이 있다.

간혹 '도를 아십니까'를 연상시키는 문장도 있지만 버릴 것은 버리고 취할 것만 취하면 그뿐. 두 권의 책에서 같은 이야기를 등장인물과 시대적 배경, 약간의 사건을 다르게 구성한 이야기를 찾아 비교해 보는 재미는 압권이다.

여름 풍경을 서늘하면서도 포근하게 할 옛날 이야기 두 권이 사뭇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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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우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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