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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과음(過飮)

인간의 역사는 술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술 주(酒)자는 삼수변에 닭유자를 덧붙인 글자다.닭이 물 먹듯 조금씩 천천히 마시고 즐겨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술의 기원은 신화로만 전해 오고 있다.이집트에서는 천지의 신 이시스의 남편 오리시스가 곡물신에게 맥주 만드는 법을 가르쳤다고 한다.그리스 신화는 디오니소스를 로마는 바카스를 술의 시조라고 말한다.구약성서에는 노아가 최초로 술을 빚은 사람이라고 한다.중국에서는 황제의 딸 의적이 처음으로 술을 빚었다고 기록돼 있다.우리 문헌에는 제왕운기에 술 이야기가 처음 나온다.

 

술잔하면 우리나라 대포잔을 연상하듯 390년 전통의 독일 로젠버그시의 황제의 큰잔(카이저 포카르)가 유명하다.1618년 독일에서 신구 기독교인들 사이에 일어난 30년 전쟁때 로젠버그시의 놋슈시장은 시민들에게 용기를 북돋우기 위해 7파인트(1파인트는 0.471리터) 들이의 큰 잔을 만들었다.이를 황제의 잔이라고 불렀다.이 잔을 타우베르 강에 띄우고 그 위에서 한꺼번에 술을 마시는 대회를 열기도 했다.

 

뉴욕을 인디언 말로는 '만하딴'또는 '마나하 따'라고 하는데 이것은 만취(滿醉)의 땅이라는 뜻이다.1524년 이탈리아 피렌체 탐험가인 조바니 다 베라자노가 지금의 뉴욕 끝인 낮은 지대에 첫 발을 디뎠을 때 그곳에 살던 인디언들이 그를 술 대접하며 환영했다.그 때 인디언들은 화주(火酒)를 많이 마시면서 기분이 좋아 그 섬을 '마나 하 따'다시 말해서 만취의 땅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임어당의 음주관은 현실적이며 낭만적인 대목이 엿보인다.공식석상에서 마시는 술은 천천히 마셔야 하고 맘 놓고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술은 호탕하게 마셔야 한다고 했다.병든 사람은 적게 마셔야 하고 맘에 슬픔이 있는 사람은 모름지기 정신없이 취하도록 마셔야 한다고 했다.봄에는 집 뜰에서 마시고,여름철에는 야외에서,가을 철에는 배위에서,겨울철에는 집안에서 그리고 밤술은 달을 벗 삼아 마셔야 한다고 했다.

 

대학가가 신학기를 맞아 술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해마다 반복되는 신입생 음주 사망사고가 올해도 발생했다.주자십회훈(朱子十悔訓)가운데 아홉번째 취중망언 성후회(醉中妄言 醒後悔)를 다시금 생각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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