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가장 완비한 형식을 가진 백과사휘(百科事彙)라. 그 속에는 과학도 있고 이학(理學)도 있고 문학도 있고 연희(演戱)도 있을 뿐 아니라, 물 하나로 말하여도 짠물도 있고 단물도 있으며, 더운 물도 있고 찬물도 있으며, 동대륙(東大陸) 물도 있고 서대륙(西大陸) 물도 있어, 한번 떠들어 보면 없는 것이 없으며, 바다는 가장 진실한 재료로 이른 수양 비결이라. …, 바다는 입으로 말하는 자가 아니라 일로 말하는 자요, 말로 가르치는 자가 아니라 몸으로 가르치는 자라, 한번 대하여 보면 큰 감화를 받지 아닐 이 없으리라.'
육당 최남선의 '바다를 보라'는 글의 일부다. 이어 육당은 '큰 것을 보고자 하는 자, 넓은 것을 보고자 하는 자, 기운찬 것을 보고자 하는 자, 끈기 있는 것을 보고자 하는 자는 가서 시원한 바다를 보아라'고 권한다.
이것은 맹자가 진심(盡心) 상편에서 말한 '바다를 본 사람에게는 물 이야기를 하기가 어렵다(觀於海者 難爲水)'는 말과 통한다. 그만큼 크고 넓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구약성서 전도서에 나오는 '모든 강이 바다로 흘러 드는데 바다는 넘치는 일이 없구나' 역시 같은 맥락이다. 이처럼 바다는 포용과 원만의 대상이다.
반면 바다는 투쟁의 대상이기도 하다. 고대 로마의 문장가 키케로는 "바다를 제압하는 자는 언제인가 제국마저 제압하기에 이른다"고 했다.
흔히 21세기를 '신해양 시대'라고 한다. 세계 각국이 바다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바다는 지구 면적의 71%를 차지한다. 또 육지 생물의 7배에 이르는 해양생물이 서식한다. 말하자면 바다는 육지보다 더 넓은 땅과 엄청난 자원및 에너지의 보고인 셈이다. 따라서 바다의 활용여부에 국가의 미래가 달려 있다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우리나라도 이같은 바다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5월 31일을 바다의 날로 정했다. 1996년 시작되었으니 올해가 13번째다. 특히 이 날은 통일 신라때 장보고가 완도에 청해진을 설치한 날이어서 더욱 뜻이 깊다.
도내에서는 군산항을 비롯 비응어항, 은파유원지 등에서 푸른 바다가꾸기 대청결운동, 등대역사탐방, 모형거북선만들기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곰소만에선 갯벌체험학교가 열린다. 우리도 바다에 대한 연구와 투자를 게을리해선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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