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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국화(菊花)와 칼'

독도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에 일본과 우리에 차이가 있다. 일본은 일본 외무성에 영토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부서가 있고 여기에 근무하는 공무원의 근무연수가 몇십년이 된다고 한다. 그들은 이미 역사나 국제법에도 정통해 있을 것이다.

 

여기에 비해 우리는 너무 허술하다. 이는 양국, 민족성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면도 있을 것이다. " 국회와 칼"은 미국의 인류학자 루스 베네틱트 여사가 미국 국무성의 요청을 받고 쓴 일본인 성격에 대한 연구서이다. 그녀가 일본을 직접 가보지 않고 썼다는 약점을 제외하고는 상당히 심도 있게 일본인을 연구한 책이다.

 

이 책의 요지는 국화는 일본 황실을 상징하고 일본인들은 나라꽃인 벚꽃보다는 국화를 더 사랑 한다는 것이고 국화처럼 조용하고 엄숙하고 고귀하지만 그들 마음속에는 무서운 "칼"이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 우리처럼 산이 많고 농경을 주로 했던 국가였지만 우리와 확연히 다른 것은 우리 조선 사회가 천시했던 직업들이 일본에서는 우대를 받았다는 점이다. 우리가 천시했던 기와를 굽는 와공(瓦工), 도자기를 굽는 도공(陶工)들도 그들 사회에서는 당당한 직업인으로 인정을 받았다. 임진왜란때 일본으로 포로가 되어 잡혀갔던 강항(姜沆)은 이런 기록을 남겼다 .

 

" 일본인의 풍습에는 어떤 기술이나 어떤 물품제조에 있어 반드시 천하 제일(天下 第一)이라는 사람이 있고 이 천하 제일이라는 사람들의 손으로 만든 물건에는 천금도 아끼지 않는다. 분제를 한다,벽을 칠한다, 기와를 올린다, 도장을 만든다 하는것까지 천하 제일을 자랑한다". 일본에서는 아무리 손이 많이 가는 하찮은 일이라도 제일 잘만드는 사람은 장인(匠人)으로 존경을 받었다. 그래서 일본인들이 무엇을 하든지 목숨을 걸고 최선을 다하는 버릇이 생긴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신분제 사회에서 가장 천시했던 기술자들이 일본에서는 대접을 받은 것이다. 이런 사회구조가 핵심없이 떠드는 허장성세(虛張聲勢)가 아니라 실용성을 중시하는 생활태도를 낳았을 것이다.독도문제는조용하고 세밀한 준비로 일본처럼 다른나라를 향해 외교적으로 방어해 나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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