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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신토불이(身土不二)

1980년대말 우루과이라운드(UR) 타결 임박소식이 전해지면서 농산물 시장개방에 대한 불안이 확산될 때 농협이 우리 농산물 애용운동을 펼치면서 내건 슬로건이 '신토불이(身土不二)'였다. 당시에는 국어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용어였다. 직역을 하면 '몸과 흙은 둘이 아니다' 인 것을 '태어난 곳에서 나온 농산물이 자기 몸에 가장 잘 맞는다'는 뜻으로 우리 농산물 사랑을 호소하기 위해 원용한 것이다.

 

신토불이가 일반인 사이에 널리 쓰이면서 어원에 관한 논란이 일었다. 일본 니치렌종(日蓮宗)의 개조(開祖)인 니치렌이 1279년에 처음 사용했다는 설(說)을 비롯 중국 북송시대 천태종의 고승 지원(智圓), 그리고 춘추전국시대의 유명한 명의 화타가 남긴 말이라는 얘기도 있다.

 

이같은 어원 논란과 관계없이 신토불이는 이제 사전에도 실릴 정도로 우리말로 자리 잡았다. 우리 땅에서 나오는 먹거리가 우리 몸에 좋다는 상식적인 말 뜻에 매료된 탓일 것이다. 따라서 국산 먹거리가 수입산에 비해 가격이 어느 정도 비싸더라도 누구나 국산을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바람과는 달리 밀려 들어오는 수입 먹거리에 의해 우리 먹거리는 갈수록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게 현실이다. 우선 가격이나 물량면에서 국내 농축수산물은 수입산과 경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우리 농어촌 여건상 불가피한 현상이다. 특히 원료에서 부터 완제품에 이르기 까지 중국산 먹거리를 피하는 것은 이제 거의 불가능한 일이 되고 말았다.

 

최근 중국산 유제품에서 유독성 물질인 멜라민이 검출되면서 중국산 식품에 대한 불안감이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국내에서 제조된 물고기 양식용 사료에서 멜라민 성분이 검출됐고, 이 사료로 키운 메기 400톤이 이미 시중에 출하됐다. 문제의 사료는 도내 정읍소재 회사에서 중국산 오징어 내장 분말을 섞어 제조한 것으로 판명돼 충격을 더하고 있다.

 

중국산 식품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불량식품을 피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수입 먹거리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는 길 밖에 없다. 무작위 검사와 정밀검사의 비중을 높이고, 유통중인 먹거리도 자주 수거해 검사를 해야 한다. 또한 원산지 표시를 더욱 강화하고, 소비자들도 이를 꼼꼼히 확인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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