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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희망

모두가 힘들다고 한다. 금융위기 한파가 실물경제로 옮아가면서 온통 우울한 얘기 뿐이다. 부도, 파산, 구조조정, 명예퇴직, 자살 등의 단어들이 난무한다. 미디어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위기에 대한 경고를 날리고 있어 더욱 그런 느낌이다. 가뜩이나 춥고 배고픈 사람들을 더 움추리게 한다.

 

그래서인지 올해의 화두는 단연'희망'이다. 정부고 기업이고'희망'을 주제로 한 광고며 메시지를 내보낸다.

 

M.루터는 "희망은 강한 용기이며 새로운 의지"라고 정의했다. J.위트는 "희망은 만사가 용이하다고 가르치고, 실망은 만사가 곤란하다고 가르친다"고 했다. "상전벽해(桑田碧海) 되어도 비켜설 곳이 있다"는 우리 말과 맥락을 같이한다. 또 "희망은 빈자(貧者)의 빵"이란 말이 있다. 반투족(族)도 "희망은 이 세상의 닻"이라 하지 않았던가.'해는 또 다시 떠오른다'는 E.헤밍웨이의 작품 역시 희망의 언어로 인용된다.

 

반면 절망은 키에르케고르의 입을 빌면'죽음에 이르는 병'이다. 낙담 또한 절망의 어머니다.

 

하지만 절망의 늪에 빠져 본 사람만이 희망의 기쁨을 맛볼 수 있다. H.헤세는 "신이 우리들에게 절망을 보내는 것은 우리를 죽이려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 속에 새로운 생명을 불러 일으키기 위함이다"고 했다.

 

이번 달 20일 미국 44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버락 오바마는 절망에서 희망을 건져낸 전형적 인물이다. 흑백 혼혈이라는 인종적 편견과 아버지의 부재, 부모의 재혼으로 인한 복잡한 가정환경은 방황과 일탈로 이끌었다. 그러나 대학시절 연설을 통해 자신의 장점을 깨닫고 사회운동에 눈을 뜬다. 이번 대선에선'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Yes, we can)'는 슬로건을 내세워'희망을 상징하는 리더'로 떠올랐다.

 

얼마전 한 언론 설문조사에서 "우리 사회가 좋아졌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90.6%가'나빠졌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도 "희망이 있느냐?"는 물음에 84.3%가'희망이 있다'고 답했다.

 

루쉰(魯迅)은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고 했다. 새해엔 모두 희망의 길을 걸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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