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2-29 14:45 (Mo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오목대
일반기사

[오목대] 커피 단상(斷想) - 장세균

우리 주위에는 점차 사라져가는 직종(職種)들이 적지않다. 우선 쉽게 꼽을수 있는 것이 이발소와 다방(茶房)이다. 이발소는 주로 노년층들의 이용대상이고 젊은층들은 미장원으로 직행한다. 이발사들은 대부분 머리가 희긋희긋한 초로(初老)를 넘은 인생들이다.

 

이발도구가 그들에게 가장(家長)이라는 자리를 확실히 안겨주기도 했다. 다음으로는 다방이다. 20년전만 하드래도 다방은 단순히 커피만의 공간이 아니라 정담(情談),한담(閑談) 잡담(雜談)을 나누는 대화의 광장이었다. 그러나 이것도 시대흐름에 밀려 빛바랜 추억의 사진으로 변해가고 있다. 자동판매기 ,소위 '자판기'라는것의 등장으로 다방은 소일거리 없는 노인네들의 사랑방 신세로 전락된지 오래다.

 

커피가 만들어낸 다방은 이제 지하실 한구석의 초라한 공간일 뿐이다. 커피의 역사는 어떻게 될까. 커피는 아라비아의 '칼디'라는 산양치기에서 비롯된다. 칼디가 어느 날 산양무리를 데리고 목초지로 갔는데 산양들이 흥분을 해서 밤늦게까지 잠들지 않았다. 이에 당황한 '칼디'는 근처의 수도원을 찾아갔다.

 

수도원장이 조사를 해보니 산양들이 어느 작은 나무열매를 먹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는 신기해서 그 나무 열매를 여려 방법으로 먹어보다가 결국 끓여서도 마셔보았다. 그러자 그날 밤 잠이 오지 않았다. 그때 그의 머릿속에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수도사들이 밤에 예배를 볼 때 꾸벅꾸벅 조는 경우가 많았는데 잘 조는 수도사들에게 이것을 먹이면 좋을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수도원장은 이것을 실행에 옮겼다. 효과는 100%였다. 그 후로 수도원에서는 저녁 예배때마다 그 검은 음료를 먹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 유럽인들의 성지 순례로부터 커피가 영국 런던으로 흘러가 소위 '커피 하우스'를 만들게 하였다.

 

런던의 지식인들은 여기에 모여 여려 담론(談論)을 즐기게 되었다. 이때의 커피 하우스는 우체국, 주식거래소, 곡물 거래소, 사업연락소 역할도 겸했다고 한다. 한편 프랑스에서는 커피가 시민혁명의 씨앗이 되기도 했고 카페문화도 만들어졌다. 커피 역사만큼이나 커피에 얽힌 재미있는 사연들이 많이 숨어있다.

 

/장세균 논설위원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장세균 desk@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