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가 지나가면서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강원도에는 50㎝ 가량의 눈 내린 곳도 있었지만 꽃 피는 봄은 어김없이 왔다.제주도 유채꽃이 만발한 가운데 섬진강변에는 매화 산수유 등이 활짝 피었다.봄 마중 가는 상춘객들의 맘을 잔뜩 설레게 한다.봄 꽃 중에는 그래도 벚꽃이 제일이 아닐까.순 백색에 화사하기가 그지 없기 때문이다.정서적으로 일본 국화라서 싫은감도 있지만 벚꽂이 눈꽃처럼 피어서 좋다.
사람들은 밤 벚꽃을 더 좋아한다.나이든 사람은 밤 벚꽃 아래서 마음이 흔들린다고 한다.후루루 꽃비가 쏟아지는 야한 밤이라면 더 그럴 것이다. '수은등 아래 벚꽃'에서 황지우시인은 '벚꽃이 피는 밤 수은등 아래서는 아무나 붙잡고 입맞추고 싶다'고 노래했다.꽃을 노래한 시인들이 많다.꽃이 주는 화사함 보다는 한송이 꽃을 피우기 전의 고통이 주는 진정한 의미를 알기 때문이다.
'접시꽃 당신'의 도종환시인은 인간의 사랑이나 삶도 모두 역경과 시련을 견디면서 완성된다고 노래했다.'흔들리며 피는 꽃'이 이를 귀띔한다.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다 흔들리면서 피어나니/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2연 생략).시련과 역경을 견뎌내야 꽃이 핀다는 평범한 진리를 말해준다.이와 마찬가지로 사랑도 인간의 삶도 흔들리며 간다는 것이다.
모두가 꽃의 아름다움만 본다.외양만 보는 것이다.꽃을 피워내기전의 고통스런 내면의 과정은 잘 모른다.화사하고 향기나는 꽃은 그만큼 매서운 겨울의 고통을 이겨내야 피어나는 법.추위에 떨고 눈 보라를 맞으면서 꽃을 잉태한다.인동초도 마찬가지요 매화도 다를 바 없다.이름 모를 한 떨기 야생화도 그렇다.이 것이 세상 이치다.자연이 인간에게 준 교훈이다.
꽃 피는 봄이 왔는데도 겨울처럼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경제난으로 봄 마중은 커녕 호구지책 하기도 어려운 사람이 많다.겨울이 지나 꽃 피는 봄이 오는 것처럼 노력하면 언젠가 인생의 봄이 온다.아무리 어두운 밤이라도 새벽은 오는 법.시인은 그래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온다고 노래했다.고진감래(苦盡甘來)란 말이 있듯 낙심하지 말고 노력하면 어려움은 극복할 수 있다.
/백성일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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