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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쌀 시장 조기개방 - 박인환

쌀 시장 조기 개방문제를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 7일 농어업선진화위원회에서 쌀 시장 개방을 앞당기는 방안을 논의한데 이어 최근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이 "쌀 관세화는 농민에게도 유리하다"고 총대를 메고 나섰다. 여기에 일부 언론들까지 개방쪽으로 바람을 잡고 있다.

 

쌀 시장 개방을 요구하는 압력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김영삼정부는 2004년 까지 관세화 유예조치를 선택해 쌀 시장 전면개방을 미뤘다. 그후 노무현정부도 유예기간을 10년 늘렸다. 그 대신 일종의 의무수입물량인 최소시장접근(MMA) 물량을 매년 5%의 관세로 의무수입하고 있다.

 

쌀 시장 조기개방론은 2004년 20만5000t에서 시작된 의무수입물량이 매년 2만t 씩 늘어나고 있는 반면 국제 쌀 가격은 큰 폭으로 뛰면서 국내 쌀 가격도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게 된 만큼 차라리 쌀 수입량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데 근거를 두고 있다.

 

실제 2004년 협상할 당시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지난해 국내에서 일어났다. 우리나라의 쌀값은 2004년 부터 거의 그대로 인데 미국등 국제 쌀값은 계속 오르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이 먹는 것과 같은 중립종 쌀의 미국산 공장도가는 2005년 t당 400달러를 밑돌다가 최근 들어서는 3배 가까운 1100달러대 까지 뛰었다. 이런 시세대로라면 미국쌀을 수입해 관세를 붙여 팔면 80㎏ 가마당 22만원이 넘는다고 한다. 현재 17∼18만원하는 국내 쌀값 보다 훨씬 비싼 셈이다. 따라서 2014년에 시장을 전면 개방할 바에야 그 시기를 앞당겨 수입물량을 줄이자는 주장이다. 여기에 관세화 전환으로 자국 농업보호에 성공을 거둔 일본과 대만의 사례도 빼놓지 않고 있다.

 

수천년전 부터 벼농사를 지어온 우리 민족에게 쌀은 단순한 곡물이 아니다. 그것이 우리의 역사였고 문화였다. 모든 가치의 으뜸에 있는 그것은 목숨이고 혼이였던 것이다.

 

쌀 시장을 조기개방한 후 환율이 내려가고 국제 곡물시장 상황이 바뀌게 되면 얘기는 달라진다. 높은 관세를 도입한다고 하지만 관세율이 낮아질 경우도 감안해야 한다. 당장 시장에서 시세차익을 보는게 능사는 아니다. 한번 시장을 개방하면 뒤집기는 어렵다. 농업이 한번 무너지면 살리기는 더 더욱 어려운 일이다. 쌀 시장 조기개방을 밀어붙이려 하지말고 의견을 충분히 수렴, 국민적 합의를 거친후 시행하기 바란다.

 

/박인환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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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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