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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돼지 인플루엔자 - 박인환

1940년대초 페니실린 항생제가 기적의 약으로 등장하고 또 여러가지 전염병에 대한 백신이 개발되면서 인류 인식은 바뀌게 됐다. 1969년 미국의 윌리엄 스튜어트 공중위생국장은 "전염병은 이제 대부분 끝이 보인다"고 선언할 정도였다. 생명복제를 가능케 할 만큼 과학적 진보를 이뤄낸 인류에게 전염병과의 승리는 당연한 권리쯤으로 여겼는지 모른다. 인간의 질병에 대한 관심은 암, 뇌졸중, 당뇨, 고혈압등 소위 문화병에로 쏠리면서 전염병에 대한 두려움이 희석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전염병은 결코 사라지지 않았음을 그 이후 나타난 전염병들이 증명해 보여주고 있다. 실제 1970년대 이후 30여 종의 새로운 전염병들이 발생했으며, 특히 최근엔 전혀 예상치도 못한 가공할 신종 전염병들이 모습을 나타냈다. 에이즈, 사스(SARS), 조류독감(AI)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신종 전염병들은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모두가 원래는 동물의 질병이었는데 사람에게 옮겨진'인수(人獸)공통 전염병'이라는 것이다. 인수 공통전염병의 확산에 대해 전문가들은 인간이 자연과 환경을 왜곡시킨 데서 원인을 찾고 있다.

 

지난 13일 멕시코에서 시작된 돼지 인플루엔자(Swine influenza, SI) 공포가 북미대륙을 거쳐 유럽 일부와 오세아니아 지역까지 확산되면서 지구촌에 비상이 걸렸다. 이미 멕시코에서는 100여명이 숨지고, 1600여명의 의심환자가 발생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국제적으로 우려되는 공중보건상의 비상사태'라고 선포했다.

 

이번 돼지 인플루엔자는 돼지와 조류, 사람에게서 발견되는 전형적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혼합된 신종 바이러스가 유발시키는 신종 전염병이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특히 그동안 사람에게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던 이 질병이 사람 사이의 감염까지 일어난데다 사망률이 5∼10%에 이를 정도로 높아 세계적 대재앙이 될 수도 있다.

 

지난해 전국을 휩쓴 조류 인플루엔자로 큰 홍역을 치른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이번 돼지 인플루엔자 공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 1년동안 멕시코나 미국 남부 경유 항공편을 이용한 승객이 40여만명에 이른다니 국내 유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개인위생수칙을 지키는 국민들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당국도 철저한 방역에 차질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박인환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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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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