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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죽음과 영혼 - 장세균

2009년 5월 23일 오전 9시30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은 생을 마감하였다. 그분의 마지막 장면이 국민들에게 충격적이고 의외적이다. 그분의 길지 않은 인생은 많은 일화(逸話)을 남긴 채 홀연히 만고(萬古)에 자취를 남겼다.

 

영남에서 민주당 옷에 황색 깃발을 들고 선거전에 뛰어든 용기는 삼국지(三國志)속에 단기필마(單騎匹馬)의 조자룡 장군을 연상케도 했다. 얄팍한 술수의 정치인들과는 다른 순수미(純粹美)의 대변인이었다. 이런 우직한 모습이 호남인을 감동케하여 결국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세게 되었고 30만표라는 아슬아슬한 표차이로 이회창 후보를 누르고 대선의 승자가 되게했다.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은 정치적 의미와 더불어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 의문을 던지게도 했다. 특히 한국에서는 살아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과의 거리가 아주 가까운 것으로 보여진다.

 

상여 머리에서 부르는 향두가(鄕斗歌)에서는 "북망산(北邙山) 멀다드니, 냇물건너 북망산이로구나."라고 불러 이승과 저승을 하나로 연결시켜 놓았다. 또 " 문전옥답(門田玉沓) 서마지기 날이 가물면 어이 잠이룰꼬"하여 날이 가문 것까지 그 북망산에서 죽은 사람이 내려다보고 걱정한다는 것이다. 죽어서 땅에 묻혀도 혼백(魂魄)만은 항상 식구들과 한 지붕 아래서 같이 살면서 밥을 먹는다고 생각했다.

 

또 옛날에는 죽은 사람의 영혼과도 결혼을 했다. 그래서 어느 인류학자는 "한국 사람들은 죽어서도 산다"고 까지 말한바 있다. 그리고 만약 낯선 땅에서 갑자기 죽어 시신(屍身)을 못찾으면 그 영혼은 그 현장을 못떠나고 영원히 울며 헤메일수 밖에 없다고 보았다.

 

이런 생각이 유족들이 배를 타고 가서라도 KAL기 격추현장에 접근해서 차가운 바닷물을 병에 담아 겨드랑이에 끼고 따습게 녹여주며 통곡하게 했다. 이는 얼어붙은 추운 바다를 헤맬 영혼을 달래주겠다는 뜻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유서에서 누구도 원망치 말라고 했듯, 그분 역시 원망을 털어버리고 저승에서 평안을 누르기를 바랄뿐이다.

 

/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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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균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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