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본지(本紙) 16면에 소개된 탁석산씨는 재야 철학자이다. 그는 강단 철학자와 달리 새로운 시각에서 철학을 정의하고 이시대의 한국인의 정체성을 논의한다. 그의 솔직담백한 주장은 강단 철학자와는 달리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여 대중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그의 저서 "한국인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그는 이렇게 묻는다. "조선의 선비는 아직도 지식인의 모델로 유효한가? " 그러나 그는 아니다라고 대답한다. 그 이유는 그 시대 문화와 지금의 문화는 서로 단절되었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문화들간의 유사점은 있지만 공통점은 없으며 문화는 단절속에서 발전하는 것이라고 본다.
탁씨는 "한국인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책속에서 한국을 1894년에 방문했던 영국의 지리학자 이사벨라 버드 비숍 (Isabella Bird Bishop)의 한국인에 대한 기술을 크게 인용하고 있다. 비숍은 그 당시 한국을 처음보고 무척 실망했으며 심지어 세계에서 제일 열등한 민족이 아닌가 할 정도였다.
그 당시 한인들의 가난하고 게으르고 지저분한 모습이 그렇게 느끼게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시베리아에 이주해서 정착한 한국인을 보면서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여기에 비숍이 보았던 시베리아 한인들의 모습을 적는다
"끄라스노에와 노보끼에프 사이의 촌민들은 러시아 이주 한국인들의 표본이다. 길은 꽤 좋고 길과 맞닿아 있는 수로는 잘 관리 되었다. 위생법은 엄격하게 실시되었고 촌장은 마을 청결에 대해 책임져야했다. 가난하고 초라하고 불결한 반도의 한국 마을과는 달리 이곳은 한국식으로 회반죽 된 진흙과 기와로 단정하게 지붕이 이어져 있었고 주택지구와 농가의 안뜰은 높은 울타리로 둘러싸여 있었다. 그것들은 매일 아침 청소되는 것처럼 보였다 ".
탁씨는 비숍의 기술을 인용하면서 그동안 조선의 정부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기 때문에 백성들이 기근에 시달렸다고 하면서 이에 반해 러시아에 정착한 한국인들은 지방자치 정부 형태의 지원 덕분에 부유해지고 휼륭해졌다는 것이다. 과거 조선 조정의 무능과 양반 관리들의 착취로 백성들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소용이 없었기에 게으르고 가난할 수밖에는 없었을 것이다.
/장세균 논설위원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