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지구 북반구의 온대지역에 위치한 반도국가로 지형적· 환경적인 특성에 의해 전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하든 상대적으로 다양한 식물종(種)을 보유하고 있다. 학자에 따라서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4100여종의 고유한 자생식물이 자라고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 자생식물의 상당수는 유럽이나 미주지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한국 고유의 특산식물들이다.
우리들이 자생식물의 뛰어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챙기는 일을 소홀히 하는 사이에 외국에서는 우리의 자생식물을 효과적인 유전자원으로 이용, 많은 품종을 개발해 세계 시장은 물론 우리나라에 까지 역수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라일락 품종인 미스킴라일락은 원래 수수꽃다리라는 우리의 고유종 식물이다. 그런데 1947년 한 미국인이 북한산에서 씨앗을 채취해 본국으로 가져가 싹을 틔워 낸 것을 골라 '미스킴라일락'으로 등록했다. 이 꽃은 미국시장의 30%를 점유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우리나라에 역수입되고 있다. 이밖에 유럽등에서 크리스마스 트리로 가장 잘 팔리는 구상나무의 원산지도 우리나라다. 서구인들이 즐겨먹는 오이 피클 역시 우리 토종인 백다다기 오이를 개량해 만든 것이다.
지구에서 점차 사라져가는 생물들의 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한'생물다양성 협약'이 자국 생물자원에 대한 주권(생물주권)을 인정하면서 선진국들은 자국의 종자는 철저히 단속하면서 다른 나라 종자는 다양한 방법으로 확보하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품종이 곧 자원이자 개량품종은 엄청난 로열티를 챙길수 있는 돈이기 때문이다. 전세계가 국경없는 '종자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유다.
종자확보가 농업 경쟁력의 최대 관건으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농림수산식품부가 새만금 간척지에 종자산업 연구·개발단지인 시드 밸리(Seed Valley )설립을 검토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울러 정읍방사선과학연구소에는 방사선 돌연변이 육종센터 건립도 추진된다. 전북은 역사적으로 농도(農道)이자, 전북혁신도시에는 국내 농업관련 공공기관들이 모두 이전할 예정이다. 종자산업의 연구·개발 인프라가 모두 한 곳에 갖춰지면서 시너지효과도 예상할 수 있다. 새만금이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종자산업의 메카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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