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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반 문맹(半 文盲) - 장세균

지금 우리 학교 교육은 반 문맹자 (半 文盲者)를 양산(量産)하는 꼴이다. 학생들이 한자를 모르기 때문이다. 국어사전에 나와있는 단어의 52%가 한자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런데 단어의 한자를 모르고 사용하다보니 말하는 사람 자신도 자기 말뜻을 모르고 지껄이는 수가 많다.

 

소위 대학교를 나오고도 한자를 제대로 모르다보니 우리말의 깊이를 몰라 의사전달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非一非再)하다. 예를 든다면 차를 합승할 때 쓰는 동승(同乘)과 편승(便乘)의 차이를 모르는 대학생들이 허다하다.

 

동승(同乘)이란 상대방의 차에 떳떳히 함께 타는 경우를 말하고 편승(便乘)이란 상대방의 차에 눈치를 보며 타는 경우를 말한다. 또 다른 예로 동행(同行)과 수행(隨行)의 의미 차이를 아는 대학생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동행(同行)은 그냥 함께 어디를 같이 가는 경우를 말하고 수행(隨行)은 자기보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을 뒤에서 따라가는 경우를 말한다.

 

우리 생활에는 이렇게 미묘한 차이를 갖는 행위들이 많은데 우리 순수한글은 이런 표현에 악하다. 요즈음 젊은이들의 말에 품위가 없어지고 막말이 사용되는 이유중의 하나도 한자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결과이기도 하다. 더구나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젊은이들의 언어는 끝모르게 비속화(卑俗化)되고 있다.

 

합성어(合成語), 신조어(新造語), 소리나는대로 쓰기 , 축약어(縮約語)등이 판을 친다. 예를 든다면 "미소짓고 인사하고 대화하고 칭찬하라"라는 말을 "미인대칭"으로 "부인 친구 남편"을 "부친남"으로 "사랑과 우정을 나누자"를 "사우나"로 "아끼자, 가르자, 모으자"를 "아가모"로 "언론 소비자 주권 국민 캠폐인"을 " 언소주"로 축약해버린다. 어느 면에서는 유모스럽기는 하지만 항상 사용할수 있는 상용어(常用語)는 아니다.

 

중국과의 교류 후 우리 생활속에 한자가 많이 보편화되고 있다. 특히 상가(商街)의 간판이 그렇다. 삼성그룹에서는 직원들의 보고서 작성에 영어와 한자를 병기(倂記)하도록 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학교교육은 분명히 반 문맹자(半 文盲者)를 양산(量産)하고 있는 꼴이다.

 

/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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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균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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