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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왼손잡이의 날 - 박인환

왼손잡이에 대한 편견은 특정 문화권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시대와 동서양을 막론하고 부정적 선입견과 차별의 대상이었다. 왼손잡이를 가리키는 영어 'sinister'는 '불길한, 사악한, 못된'등을 뜻하며, 또 다른 단어인'left'에는 '서투른, 극단적인, 의심스러운'등 부정적인 뜻이 담겨있다.

 

우리나라도 왼손잡이를 터부시하는 전통이 유난히 강했다. 우리 말에서 오른손이'바른손'이라는 인식 때문에 왼쪽은 상대적으로'그르다'는 뜻을 가리킨다. 한직으로 밀려나는 좌천(左遷)이나, 좌·우파간의 이념대립에서 '좌'라는 언어에 불온하고 위험한 의미를 덧씌었다. 장년층 이상의 왼손잡이들에게 어린시절은 악몽과도 같다. 밥상등에서 오른손 사용을 강요당한 추억 때문이다. 왼손잡이를 '짝배기', 우리지방에서는 '까락잽이'라고 비하했다.

 

왼손잡이에 대한 편견의 유래는 확실치 않다. 분명한 것은 왼손잡이가 열등하지도, 비굴하지도 않았다는 사실이다. 오른손잡이가 주류인 사회에서 소수들에게 행하는 다수들의 횡포다. 역사적으로도 레오나르도 다빈치, 아인슈타인등 세기적 천재들을 비롯 레이건, 클린턴등 미국 대통령중에도 유독 왼손잡이가 많다. 현 오바마 대통령도 왼손잡이다. 특히 최근에는 야구 농구 테니스등 대중적 스포츠에서 왼손잡이 선수들이 희소 가치 때문에 오히려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고 있다.

 

현재 왼손잡이 수는 전세계 인구의 10% 정도로 추산된다. 국내는 성인 5%, 어린이는 17% 정도다. 왼손잡이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돼 가고 있지만 아직도 왼손 사용자들은 일상생활에서 적잖은 불편을 감내하고 있다. 컴퓨터 마우스, 자동차 시동장치, 카메라 셔터등 부지기수다.

 

모레(13일)은 왼손잡이에 대한 차별을 불식하기 위해 제정한 '세계 왼손잡이의 날'이다. 서유럽 국가에서는 왼손잡이가 겪는 불편을 직접 체험해보는 각종 행사를 열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2002년 정몽준의원(당시 무소속)이 '왼손잡이 지원법'제정을 추진했으나 회기를 넘겨 자동폐기되기도 했다.

 

왼손잡이는 누구에게나 유전적으로 생길수 있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문화 다원주의 사회에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차이점 즉 개성을 인정해야 한다. 왼손잡이들은 당연히 배려해야 할 우리 사회의 소수들이다.

 

/박인환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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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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