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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치솟는 금값 - 박인환

선사(先史)이래 최고의 가치로 여겨져온 금속이 금(金)이다. 금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스신화나 구약성서 창세기에도 금에 관한 언급이 있다.

 

동서를 막론하고 옛날 사람들은 황금을 태양이나 신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 고귀하게 여겼다. 메소포타미아인들은 기원전 3천년경 금으로 만든 투구를 사용했으며, 이집트 남부에서 발굴된 투탕카멘 왕의 황금마스크에서 보듯 이집트 왕들도 금으로 만든 장신구를 즐겨 사용했다. 금을 왕실등의 권위 상징으로 여긴 점에서 우리 선조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삼한이나 삼국시대 고분등에서 출토된 왕관, 불상등이 이를 보여준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금에 집착하는 이유는 그 희귀성과 불변성 때문이다. 1온스짜리 반지 하나를 만들려면 금광에서 30t의 암석을 깎고, 50∼100t의 흙을 파헤쳐야 한다. 암석 1t당 금이 5g 이상 들어있으면 개발 가치가 있는 광산이라고 한다. 게다가 공기나 물속에서 변하지 않고, 색깔의 변화도 없으며, 강한 산화제에 의해서도 끄떡이 없다.

 

금에 대한 인간의 끝없는 욕심은 중세에 연금술(鍊金術)을 꽃 피웠다. 금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보려는 연금술은 오랜 기간 숱한 시도에도 끝내 실패로 끝났지만 근대 화학의 기초가 되기도 했다. 특히 금은 일정한 가치를 유지하기 때문에 예로 부터 훌륭한 화폐 대체재로 각광받아 왔다. 금값이 금융시장의 위험도를 표시하는 가늠자 역할을 해 온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지난주 미국에서 1온스(31.1g)당 1003.7달러에 거래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국내서도 순금 한돈(3.75g) 가격이 17∼19만원 선으로 지난해 중순 10∼12만원에 비해 50% 이상 뛰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국이 불안하면 금값이 급등했다. 최근 금값이 이처럼 치솟는 이유 역시 미국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서 대체 투자대상으로 금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세계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화의 추락을 의미하는 셈이다."자본주의 체제가 계속되는 한 금을 택하길 권한다"는 영국의 극작가 조지 버나드쇼의 충고가 실감나는 최근의 국제경제 동향이다.

 

/박인환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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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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