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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전주정신 - 백성일

한 지역에 오래 살다보면 사회 생활하는데 제약 요인이 많다. 학연 지연 혈연 등 연줄망 관계 때문에 그렇다.전주만해도 지역이 좁아서 남의 사생활에 관한 이야기들을 많이 하고 산다. 지난 밤 누가 어디서 누구와 식사했고 술을 마셨는지까지도 다 나온다. 한 발짝도 제대로 뛸 수가 없다. 때로는 형님 동생하고 지내는 관계가 좋을 수도 있다. 그러나 공적일 때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

 

전주 사람들은 무척 격식과 체면을 중시한다. 좋게 말하면 선비사상이나 양반기질이 남아서라고 볼 수 있다. 지역에서 옳은 일 한번 하자고 해놓고서 슬그머니 뒤꽁무니를 빼는 사람도 많다. 전주 완주 통합만 해도 그렇다. 찬성측 대표로서 누구는 부적합 한 것 아니냐며 딴지를 건 사람도 있었다. 지역 발전에 관한 한 조건이 있어서는 안된다. 나서야 할 사람들이 나서지 않은 것이 결국 통합을 가로막는 장애였다.

 

전주사람들은 외지인에게 비교적 친절하고 관대하다. 지역 사람들은 서로가 성장 배경과 집안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어서인지 깔보는 경향이 많다. 상대를 깎아 내리는 풍토도 만연해 있다.그래서 돈 벌면 전주를 떠나라는 말이 있다. 준조세도 많고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아 사생활이 제약받기 때문일 것이다. 전주터는 역수되는 형국이라 좋긴하나 전주천이나 삼천의 물이 부족하여 재물이 부족하다.

 

외지 기관장이 부임해오면 잘 해준다. 지역을 위해 일하러 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좋은 감정을 갖도록 잘 해주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란 말이 있듯 도를 넘으면 안된다. 아전기질이 있어 이들에게 일러 바치는 고자질 하는 풍토는 고쳐야 한다. 밥 한그릇 사준 것 갖고 평생 우려 먹는 것도 잘못이다. 요즘 밥 못먹고 사는 사람 없다. 밥도 사줬는데 뭣 일 안된다고 동네방네 떠들 일도 아니다.

 

최근 전주정신에 관한 이야기들이 회자된다. 풍류와 저항이라고 아니면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 문제는 더 논의해야 할 사항이다. 그러나 최근 전주 완주 통합을 놓고 보인 태도는 이중적이라서 멀었다는 생각이다. 관권이 난무한 가운데 지역이 들쑤셔졌는데도 그 누구 하나 나서는 사람 없었다. 전주 사람들은 욕심은 많지만 때로는 이율배반적인 경우가 많다. 옳은 일에 총대메고 나서는 적극성이 타 지역에 비해 떨어진다.

 

/백성일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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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일 baiksi@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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