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치권은 온통 정동영의원의 복당 여부에 관심을 갖고 있다. 그의 정치적 영향력이 도내에서 만큼은 아직도 크기 때문이다. 그가 복당되느냐 안되느냐에 따라 지방 정치인들의 운명이 갈릴 수 있다. 복당되면 지사 후보는 어느 정도 전략공천이 가미된 형태의 경선이 치뤄지겠지만 만약에 복당이 안되면 신건 유성엽의원과 독자 후보를 내 한판 싸움을 벌일 것이다. 전북에서 '형제의 난'을 겪을 것이 불보듯 뻔하다. 이런 상황이 오면 정세균대표와 정동영의원 한 사람은 죽게 돼 있다.
문제는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길이다. 복당이 이뤄져야 형제의 난도 피하면서 민주당도 강해질 수 있다. 그렇다면 두 사람간에 복당 시기만 남겨 놓을 수 있다. 도민들이나 전주시민들은 정의원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대권 후보로 패장이 돼 쓸쓸하게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전주 사람들은 그를 어머니 품 마냥 다시 안아 주었다. 지금은 예전 같지는 않지만 대권 주자의 반열에 있어 그에게 희망을 걸고 있다.
그의 주변에는 선거 때 도와준 사람들이 많아 내심 복당을 반대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정의원이 너무 지방선거에 깊게 개입하면 완전히 골목대장이 돼버려 대권 가도에서 멀어질 수 있다. 복당해도 최소한의 룰 메이커 정도로 끝나야 한다. 그렇지 않고 본인이 직접 나서서 지난 재선거 때처럼 진두지휘하면 오히려 정치적 입지가 좁혀질 수 있다. 물론 복당이 안되면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복당되면 완전 경선을 하자고 주장하는 것으로 그의 역할을 끝내야 한다.
그는 여전히 태풍의 눈이다. 지난 재선거에서 그의 위력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정의원이 복당 안돼 자체적으로 후보를 내면 그 누구도 민주당이 이길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정의원 한테는 지금 도지사 시장 군수 지방의원 몇사람 되게 하는 게 별다른 의미는 없다. 그러나 1월이나 2월초에 복당 안되면 여러가지의 경우의 수가 발생해 최악의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아무튼 정대표나 정의원이 치킨게임은 벌이지 않을 것이다. 지난번 관광차 80대를 갖고 새만금현장 등에서 정의원이 시위를 한 것도 다 일리가 있다. 그를 복당시켜야 전북 도민들이 편하다. 대권 주자의 반열에 오른 정세균 대표가 이제는 마음 비우고 무조건 세명 의원을 복당시키는 것이 최상의 카드다.
/백성일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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