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대통령 때문에 팔자 고친 사람들이 많다. 김 전대통령이 평민당 총재로 있을 때 노태우대통령과 담판 지어 지방자치를 부활시켜 놓았기 때문이다. 그 덕에 상당수 백수들이 지방의원이 돼 목에다 힘주고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지방의원들은 공무원들 한테는 상전이다. 갈수록 국회의원들의 못 된면만 닮아간다. 인사청탁은 단골 메뉴고 각종 이권 개입에 천방지축 날뛴다. 의원 돼서 재산이 불어난 사람도 많다.
지방자치가 생활자치로 뿌리를 내렸다. 중앙에서 재정권을 이양하면 완전한 자치를 이룰 수 있다. 여기에 중앙정치에서 종속 관계만 벗어나면 지방자치는 그냥 굴러 갈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중앙정부가 지방정치를 예속시키기 위해 재정권을 틀어 쥐고 국회의원들이 지방의원을 종 부리듯이 하기 위해 공천권을 행사하고 있다. 국회의원들은 정치자금을 모금하기 위해 후원회를 열도록 해놓고 지방의원들은 못하게 한다.
하지만 지방의원들은 지방의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 됐다. 관치시대 때 관주변에서 유지 행세 해오던 사람들과 완전히 임무 교대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과거 도 시 군정 자문위원들은 말 그대로 무보수 명예직이었다. 그러나 지방의원들은 한동안 무보수 명예직으로 있다가 지금은 의정비를 받는 유급제로 전환됐다. 지금 이들이 도 시 군 의회에서 갖는 권한과 역할은 장난이 아니다. 각 자치단체의 예산을 심의 의결하고 감사권 조례제정권 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의정비도 기초의원은 3000만원 가량 광역의원은 5000만원 정도를 받는다. 여기에 플러스 알파가 있다는 말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지방에서 돈과 명예를 거머쥘 수 있는 자리가 흔치 않다. 이런 매력 때문에 지방에서는 먹물 좀 먹었다하면 지방의원에 출마할려는 사람이 많다. 자질이 떨어진데도 출사표를 던져놓은 사람이 꽤 있다. 어물전에서 꼴뚜기가 뛰니 망둥어가 뛰는 격이다. 지방자치가 실업자를 많이 구제했다. 직업없이 빈둥거리거나 정치한다고 왔다갔다하면서 배지 단 사람도 많았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졸부들과 백수들이 의회에 진출하면 또다시 부정으로 곪아 터진다.
/백성일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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