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의 폭설로 교통이 많은 혼잡을 빚고 있다. 겨울 추위에 대해서는 관대한 마음을 갖는 것이 우리 한국인이다 . 특히 겨울의 폭설은 다음해의 풍년을 약속해주는 예고편쯤으로 생각해준다. 날씨는 우리 인간 심리에도 많은 영향을 준다고 한다.
또, 날씨는 범죄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데, 살인, 강도, 절도, 방화, 폭행 같은 범죄의 57%가 맑은 날에 저질러지는데 반해 비 눈이 내리고 바람부는 날에는 범죄율이 겨우 6%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있다. 자살도 맑은 날에 주로 많이 행해진다는 조사도 있다. 특히, 투신자살의 경우에는 맑은 날이 아니고서는 잘 저질러지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맑은 날에는 신경이 흥분하여 결단을 내리기가 쉽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기상학자 헌팅턴에 의하면 바람에 있어서도 북풍과 서풍이 사람을 성나게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속담에도 '하늬바람에는 함구(緘口)가 상책'이라고 했는데 하늬바람이 불면 입 다물고 있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뜻이다. 날씨에 따른 개인의 심리 변화에는 여러 가지 차이가 있을수는 있다.
날씨에 관계없이 산책을 고수했던 독일의 철학자, 칸트 같은 날씨 둔감형이 있는 반면에 바이런이나 모파상 같은 문인들은 날씨에 굉장히 민감했던 사람들이다. 중국의 공자같은 사람도 벼락을 무척 싫어했다는 것이며 조선의 영조대왕은 구름이 짙게 깔린 날은 정사(政事)를 뒤로 미룰 만큼 날씨에 민감했다고 한다.
어떤 통계에 의하면 혁명이나 쿠테타, 대형사고는 3월에서 5월 사이에 일어났다고 한다. 이렇게 보면 우리나라의 3. 1운동, 4,19혁명이나 5, 16이 이 기간에 일어났고 4월달에 대학가의 데모가 격렬했었다. 이는 추위가 가면 긴장감을 조성하는 아드레날린의 분비가 격감하고 상대적으로 정서에 관계되는 호르몬이 촉진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추위는 사람을 긴장케 하여 이지적이게 하는 장점과 심리적으로 활동을 둔화시키는 결점이 있다. 그래서 옛날에는 관상감으로 하여금 날씨를 이용해서 좋은 날을 택일케 했다는 것이다. 겨울 추위는 느슨해 질수 있는 우리의 마음을 다시 추스르게 하는 계기도 된다.
/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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