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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시간 - 조상진

어느 날 영국의 A.W. 웰링턴 공작이 고급관리와 런던 다리 근처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웰링턴은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5분 지각이군." 관리가 늦게 도착하자 그는 시계를 보면서 매우 불쾌하게 말하였다. "그렇지만 불과 5분인데요, 어르신."

 

이 말을 들은 웰링턴은 "불과 5분이라고? 그 시간 때문에 우리 군대가 패배를 당했다면?"

 

혼쭐난 관리는 다음 약속시간에 미리 와서 기다렸다. 과연 웰링턴 공작은 정시에 왔다. "어르신, 오늘은 제가 5분 먼저 왔습니다." 우쭐하며 관리가 말하자 공작이 찡그린 얼굴로 답했다. "자네는 시간의 가치를 모르는군. 5분을 낭비하다니, 아깝기 짝이 없는 일이야."

 

여기서 웰링턴은 1815년 워털루 전투에서 나폴레온 군대를 격파한 인물이다.

 

벤저민 프랭클린이 경영하는 서점에 한 손님이 와서 책을 들고 물었다.

 

"이 책 얼마요?" "1달러입니다."

 

"조금 싸게 안될까요?" "그러면 1달러 15센트 주십시요."

 

손님은 프랭클린이 잘못 알아 들은 줄 알고 "아니 깎자는데 더 달라니요?"하고 말하자 "1달러 50센트 내십시요"라고 하였다.

 

손님이 "아니, 이건 점점 더 비싸지잖아?"하고 화를 내자 프랭클린은 "아, 시간은 돈보다 더 귀한 것인데 손님께서 시간을 소비시켰으니 책값에 시간비를 가산해야 할 게 아닙니까?"하였다.

 

지금 상도의로 보면 뺨맞을 일이지만 시간의 중요함을 강조한 에피소드가 아닐까 싶다.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을 때면 새삼 시간의 빠름을 실감한다. 하는 일이 별로 없는데도 세월은 저만치 가 있는 경우가 많다. 10년 전인 지난 2000년,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는다며 호들갑을 떨던 것이 엊그제가 아니던가.

 

올해는 더우기 역사적으로 큰 획을 그은 사건이 많았던 해다. 한일합방 100년, 한국전쟁 60년, 4·19 혁명 5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30년, 남북정상회담 10년 등이 그것이다. 이들을 기념하고 6·2 지방선거 등을 치르다 보면 또 올 한해도 언제 지나갈지 모를 일이다.

 

화살같이 흐르는 시간 속에서도 자신을 찾고 여유를 가져보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조상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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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진 chos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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