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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백락(伯樂)의 눈 - 백성일

정치권은 사람 키우는데 인색하다. 금 배지를 단 사람들은 만고풍상을 다 겪어서인지 남의 말을 잘 귀담아 듣지 않는다. 충언은 멀리하고 교언영색을 좋아한다. 원래 나이가 오십이 넘으면 남의 말 듣기를 싫어한다.자기 아집과 고집만 세진다. 그간 다선의원들이 지역에서 욕먹고 낙선한 이유가 다 여론의 흐름을 잘못 파악했기 때문이다. 지방선거 때마다 공천자를 잘못 결정한 탓이 크다. 심지어 애써 뒷바라지 한 사람을 토사구팽시킨 사례도 있었다.

 

사람을 인정해가며 키우면 배신하질 않는다. 충견이 주인 발꿈치를 무는 법은 없다. 조직에서 충성심을 제일로 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굽은 소나무 선산 지킨다는 말이 있듯 지역에도 바른 생각을 갖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은 충성심 경쟁만 시키지 사람 키우는데는 생각이 없다. 지역구 의원들은 지방의원에 나설 입지자들한테 생사여탈권이나 다름 없는 공천권을 갖고 있어 그 위세가 대단하다.

 

동한시대의 환담은 신론(新論) 구보(求輔)편에서 이같이 말했다. 침구나 약초는 의료도구이지만 좋은 의사가 아니면 그것을 갖고 있어봐야 병을 치료할 수 없다고 했다. 사람을 제대로 알아볼줄 모르면 재능과 덕행을 다 갖춘 부하가 있어도 공을 못 세우는 법이다. 어느 분야나 훌륭한 인재는 중요하다. 당송 팔대가의 한사람인 한유(韓愈)는 천리마(千里馬)는 항상 있으나 백락(伯樂)은 드물다고 했다.

 

백락은 주나라 때 말을 잘 감식하는 사람이었다. 천리마가 백락이라는 사람을 만나야 세상에 알려지듯이 능력을 알아보는 사람이 발탁해줘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백락을 만난 천리마처럼 우리 사회 곳곳에 인재는 많다. 정치인이나 기업가 한테는 사람을 제대로 알아보는 능력 즉 지인지감(知人之鑑)이 뛰어나야 인재를 제자리에 쓸 수 있다.

 

정치권이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룰 만들기에 바쁘다. 국회의원 한테 잘 보이기 위해 눈도장 찍기에 여념이 없거나 평소 의정 활동 보다는 이권 개입에 앞장선 사람이나 그 주변에서 호가호위하는 사람은 공천에서 배제시켜야 마땅하다. 지금은 국회의원들이 돈 보따리 보다는 백락의 혜안을 가질 때다.

 

/백성일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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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일 baiksi@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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