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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손재주 - 박인환

젓가락은 한국을 비롯 중국· 일본등 동양권 국가에서만 사용하고 있다. 젓가락을 처음 사용한 나라는 중국으로 약 3000년 전 쯤으로 추정된다. 한반도에서도 청동기시대 부터 숟가락과 함께 사용됐으며, 공주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것이 가장 오래된 젓가락이다. 같은 젓가락 문화권이라도 우리는 쇠젓가락을 쓰고, 중국과 일본은 상대적으로 덜 미끄러운 나무 젓가락을 쓴다. 한국인의 손재주가 강조되는 대목이다.

 

젓가락의 우수성은 과학적으로 검증됐다. 젓가락을 사용할 때는 포크 사용 때의 두배가 넘는 30여개의 관절과 50여개의 근육이 함께 작동된다. 한국인은 일상적인 젓가락 사용동작을 통해 작은 물체를 집는 협응력(協應力), 근육 조절능력, 집중력등 소중한 두뇌능력을 얻는다.

 

한국인은 젖떼기가 무섭게 젓가락질 부터 배운다. 부모들의 질책은 기본이다. 그러다보니 대부분 젓가락을 능숙하게 사용하고, 젓가락으로 콩알 정도는 쉽게 집을 수 있다. 외국인들의 눈에는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우리가 섬세한 기능을 필요로 하는 세계 기능올림픽을 제패하고, 반도체산업과 귀금속 세공분야에서 단기간내 세계 정상에 설 수 있었던 것도 어려서 부터 사용한 젓가락 때문이라고 한다. 미국 프로골프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한국 선수들을 두고 현지 전문가들이 '젓가락의 승리'라는 해석을 내려 화제가 된 적도 있다.

 

한국인들의 손재주로 상징되는 '젓가락 문화'는 급속도로 늘어난 휴대전화에서도 그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왼손과 오른손 엄지를 사용해 글자판을 능수능란하게 누르는 '엄지족(族)'들이다. 우리의 10대 엄지족들은 글씨를 쓰는 속도로 문자 메시지를 보낼 정도이다.

 

지난주 미국에서 열린 'LG 모바일 월드컵'에서 10대 남여 청소년 2명으로 구성된 한국팀이 우승을 차지, 10만달러의 상금을 획득했다. 휴대전화 문자(sms)를 누가 가장 빨리 치느냐를 겨루는 국제대회에서 한국 청소년들이 IT 강국인 미국팀등을 제치고 세계 최고의 실력을 보여준 것이다. 이번 우리 청소년팀의 세계 최고 엄지족 등극은 젓가락 사용으로 얻어진 한국인의 뛰어난 손재주 DNA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셈이다.

 

/박인환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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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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