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2-29 06:20 (Mo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오목대
일반기사

[오목대] 공항(空港) - 백성일

도민들이 외국 한번 나가려면 피곤하다. 인천공항을 가는데 4시간 이상이 걸리기 때문이다. 비행기도 타기전에 이미 파김치가 돼 버린다. 결론은 공항이 없다는데 있다. 외국인이 전북을 올 때도 거의 같다. 도내에서도 지역별로 인천공항을 가는데 약간의 차이가 나지만 전주 사람들의 불편이 제일 크다. 리무진 타고 익산과 김포를 경유해서 오가기 때문에 들뜨고 기분 좋은 맘보다는 짜증부터 난다.

 

외국 여행이 보편화 된지가 오래다. 88 서울올림픽 이전만해도 외국 나가는 것이 가문의 영광이나 다를바 없었다. 주변의 부러움 사기에 충분했다.외국 나갈 때 밑반찬 만들어 간 것은 물론이고 새 양복도 맞춰 입었다. 전날 김포공항 인근에서 하룻 밤 묶고 비행기를 탔다. 지인들이 축하한다면서 장도금도 줬고 이름난 사람들은 신문 동정난에 게재됐다. 나중에 돌아와서 기행문도 썼다. 20여년이 지나면서 격세지감을 느끼는 대목이다.

 

글로벌 시대에 공항이 없는 것은 앙꼬 없는 찐빵과 같다. 외국 바이어나 투자자들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후 가는 곳으로 1시간권 이내 지역을 선호한다. 이런 상황에서 전북이 국제 경쟁력을 갖춘다는 것은 연목구어나 비슷하다. 한 예로 무주리조트에서 차관급 국제회의가 열렸는데 인천공항에서 반나절 이상 걸려 참가자들이 회의를 잡쳐버린 적도 있었다. 이쯤되면 글로벌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 조차도 이상하다.

 

전북에 공항이 없는데는 우리 탓이 결정적이다. 정부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잘못이다. 부지까지 매입해 놓은 김제공항 건설을 도민들이 반대했기 때문이다. 계란 세례까지 받았던 유종근 전지사의 생각이 옳았다. 주민들이 반대하니까 지역 정치권이 극렬하게 반대했다. 지금 보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이었는가. 정부는 지방에 우후죽순격으로 공항이 생기다 보니까 적자를 면치 못한 일부 공항을 폐쇄시켰다. 전북도 항공 수요가 부족해 마찬가지 일 것이란 논리가 결국은 전북 공항 건설을 가로 막았다.

 

전북은 군산공항을 대신 확장해서 쓰고 싶은데도 이마저도 미군측의 비협조로 안된다. 김완주지사와 도내 국회의원들은 만사를 제쳐놓고 공항부터 만들길 바란다.

 

/백성일 수석논설위원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백성일 baiksi@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