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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중앙 중심적 사고 - 장세균

 

 세종시 문제로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의 내홍이 심각하다. 자칫, 분당의 위험마저 점쳐지고 있다. 여당의 분열은 국민들에게 불안과 실망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어느 조사에 의하면 세종시 원안과 수정안에 대한 충청 도민들의 반응은 세종시 원안에 대한 지지율이 높은 것으로 일단은 나타났다.

 

 

 

 충청도민들이 원안쪽에 더 집착하는 이유는 복합적 일것이다. 그 중의 하나가 중앙 중심적 사고이다. 행정 목합도시는 일종의 미니 수도이다. 우리 국민들은 조선 때부터 한양 중심으로 생활해 왔다. 임금이 거주하는 궁궐도 한양이요 권력과 재력을 동시에 가진 권문세족(權門世族)들이 자자손손(子子孫孫) 계속 거주하는 곳도 서울, 즉 한양(漢陽)이었다.

 

 

 

 중앙집권적 사회였던 조선에서는 한양은 권력의 본산지(本山地)였다. 그래서 한양에서 산다는 것 자체가 일종의 신분 상승이기도 했다. 한양에는 떵떵거리는 권세가가 많았기에 우리속담에 '한양가기 전에 과천서 부터 기어간다'는 말이 생긴 것이다. 시골사람이 한양사람이 무서워 미리부터 기어간다는 뜻이다.

 

 

 

  충청 도민들이 과학 기업형 세종시보다 미니 수도인 행정 복합도시 건설에 목청을 높이는 것은 행정 복합도시가 충청 도민들의 자존심을 더 충족시켜주기 때문이다. 기업형 도시보다는 중앙부처 이전에 따른 권력의 이전이 충청도민의 긍지를 더 살리기 때문이라고 본다. 우리 국민들에게는 일찍이 중앙을 선호하는 유전인자가 있다.

 

 

 

  서양 사람들은 밖으로 나갈려는 원심(遠心) 지향적임에 반해 우리 한국 사람들은 가운데로 파고들려는 구심(求心) 지향적이다. 아파트를 살 때도 가운뎃줄, 가운데층을 더 선호하고 멘 위 아래층이나 가장자리 줄은 피한다고 한다. 서양 사람들은 멀리 밖으로 나아가 사는 곳이 고향이라고 보지만 우리는 자기가 태어난 곳을 항상 그리워한다.

 

 

 

  정읍을 고향에 둔 사람들이 효자동에 많이 살고 진안, 장수사람들이 진북동이나 우아동 쪽에 많이 사는 것도 고향 향수이기도 하지만 구심 지향적 심리이기도 하다. 중앙 중심적 사고가 세종시 문제에도 보이지 않게 파고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행정 복합도시라는 것은 남한 권력의 여러축이 옮겨가는 권력 이동의 성격도 있다.

 

/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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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균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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