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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밴드웨건효과 - 이경재

6.2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당과 예비후보들의 여론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언론사들도 여론조사 결과를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민의를 가늠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여론조사다.

 

여론조사는 표본 수와 방법, 질문 내용, 시기 등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여론조사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통계 소프트웨어와 기법이 발달해 적은 표본으로도 모집단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여론조사는 이제 과학이다. 고의성만 없다면 말이다.

 

여론조사에서 앞선 후보자에게 지지자가 몰리는 현상을 밴드웨건(band wagon) 효과라고 한다. 밴드웨건은 서부개척시대에 운송수단으로 쓰이던 역마차다. 악대를 선두에 세우고 요란한 음악을 연주하면서 사람들을 모았다. 사람들은 금광이나 신천지가 있다는 말만 믿고 무작정 따라가는 경우가 많았다. 밴드웨건의 무리들이 다른 사람을 따라 이리저리 이동하는 것처럼, 선거여론조사에서도 지지도가 앞선 우세자 한테 쏠림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제학자인 하비 라이벤스타인(1922∼1994)이 1950년에 발표한 '소비자 수요이론에 관한 논문'에서 처음 사용한 데서 유래했다. 자신의 주관이나 기호 보다는 같은 또래의 친구나 모임 등에서 구매하는 것을 따라하거나, 유명 스타가 나오는 광고를 보고 구매하는 행위 등을 밴드웨건효과로 설명하고 있다.

 

기업에서는 충동구매를 유도하는 마케팅활동으로, 정당이나 정치인들은 특정 유력후보를 위한 선전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 반대는 지지도가 열세인 후보 한테 동정을 보낸다는 언더독(underdog)효과다.

 

최근의 6.2지방선거 여론조사에서는 현역 단체장들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다. 몇곳을 빼고는 30% 이상 격차가 벌어졌다. 현역 프리미엄 탓이다. 정치신인들은 기가 죽어 있다.

 

하지만 공천기준도 정해지지 않았고 자신을 알릴 기회도 갖지 못한 시점을 감안하면 낙담만 할 일도 아니다. 무응답 비율도 40%대에 이른다.

 

밴드웨건효과는 실체도 모르고 친구 따라 강남 가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집단오류에 빠질 수도 있다. 선거판이 본격화되면 현역들의 가려진 실체들이 드러날 것이다. 밴드웨건효과로 이어질지, 언더독효과로 반전될지 두고 볼 일이다.

 

/이경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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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재 kjlee@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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