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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출판기념회 유감 - 조상진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특히 선거 일전 90일(3월 4일)부터 출판기념회를 불허하고 있어 지금이 대목이다. 도내에서도 도지사 후보를 비롯 교육감, 시장군수 지방의원 후보 등이 천둥 벌거숭이 뛰어들듯 판을 벌이고 있다.

 

출판기념회에 가보면 대개 행사장 입구에 유명 정치인과 각종 단체에서 보내 온 화환들이 즐비하다. 혼주가 하객을 맞듯 저자가 악수를 건네고 그 옆 판매대에서 책을 판매한다. 책값은 1만원 또는 1만원을 조금 넘지만 그만큼 내는 사람은 드물다. 적어도 3만-10만원이 든 봉투를 넣고, 일부 후원자들은 상당액을 쾌척한다.

 

행사는 식전공연, 내빈소개, 축사, 유명인 영상메시지, 저자의 걸어온 길 동영상, 저자 인사말, 기념촬영 순으로 진행된다.

 

이와는 달리 진보신당 노회찬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영화감독 변영주의 사회로 진중권, 김어준 등과 토크쇼를 벌여 신선함을 주었다. 같은 서울시장 후보인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 행사에는 정부 실세들이 대거 참석했고, 수익금 전액을 지진참사로 고통을 겪는 아이티에 기부키로 해 눈길을 끌었다. 또 각종 퍼포먼스로 참석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이같은 출판기념회의 효과는 다목적이다. 첫째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예비후보는 대중집회가 금지되어 있는데 한꺼번에 수많은 사람을 불러 모아 자신의 철학과 포부를 밝힐 수 있다. 광주시장으로 출마한 국회 이용섭 의원의 행사에는 민주당 지도부와 광주 전남 자치단체장 등 1만여명이 참석했다. 또 김용서 수원시장은 평일 근무시간에 월드컵경기장 웨딩홀에서 행사를 가졌는데 공무원과 업자 등 5500여명이 다녀갔다.

 

둘째 출정식의 의미를 갖는다. 기념식에 유력 정치인 등을 초대하고 동창회와 향우회, 각종 모임 등을 총동원해 세(勢)를 과시할 수 있다. 셋째 책값으로 걷어들인 억대의 후원금은 선거때 유용한 실탄이다. 이는 사용처도 밝힐 필요가 없어 더욱 그만이다.

 

하지만 출판기념회는 독(毒)이 될 수도 있다. 대필을 했거나 책에 실린 콘텐츠가 부실했을 경우가 그렇다. 책은 저자의 인격과 실력을 드러내는 증거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조상진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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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진 chos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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