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선거판을 들여다 보면 요지경 속이다.한달 가까이 경선 원칙을 만들면서 드러났던 일들이 상식선을 벗어났기 때문이다.개혁공천은 한낱 구두선에 불과하다.민주당이 수권 능력을 갖춘 정당이라고 보기에는 거리감이 생겼다.당 지지도가 오르지 않은 이유도 다 일리가 있다.계파 이익이나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너무 열중하다 보니까 엉뚱한 짓들을 많이 했다.
요즘 국회의원들은 오뉴월 가뭄에 단비라도 만냥 양 기세등등하다.메뚜기도 한철인데 주위에서 굽신거리는 사람들로 넘쳐나 연일 상종가다.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단체장은 물론 지방의원이 유급직으로 전환되면서부터 경쟁이 치열하다.머리에 테를 매는 형국이라서 국회의원 몸값만 치솟았다.주변 사람까지 호가호위하며 설친다.
기초단체장 경선 룰을 만들면서 예외가 원칙보다 많아져 바로 잡을 수 밖에 없었다.한마디로 웃기는 일이 발생했다.그것도 자기네 입맛에 맞는 떡만을 만들었다.세상 사는데는 상식과 순리가 있다.원칙도 없이 불공정하게 만든 룰을 몇몇 단체장 경선에 적용하라는 것은 언어도단이다.시장 군수들이 바로 잡아달라고 기자회견한 내용을 꾸짖는 국회의원도 있었다.불공정한 룰을 따르라는 것은 횡포요 유권자를 깔보는 것 밖에 안된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마구 덤벼드는 모습은 볼썽 사나웠다.중앙당에서 후보자 추천 시행세칙을 만들어 시도당에 보냈으면 그것을 준칙으로 삼았어야 맞다.국회의원들이 계파정치에 얽매여 맘을 비우지 못한 탓이 크다.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룰을 만들려다 들통난 셈이다.국회의원들이 모여서 짝자꿍 하면 모든게 될 성 싶지만 그렇지 않다.유권자는 바지 저고리가 아니다.국회의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살핀다.단지 표현만 안할 따름이다.
손 바닥 뒤집기하듯 만든 기초단체장 경선 원칙이 단일안으로 결말 났지만 뒷맛은 영 개운치 않다.기쁘다고 마냥 기뻐할 일도 아니고 슬프다고 슬퍼할 일도 못된다.잠시 국회의원들이 잡보장경(雜寶藏經) 3권 용왕게연(龍王偈緣)에 나오는 부처님 말씀 가운데 '유리하다고 교만하지 말라'는 말을 잊은듯 싶다.
/백성일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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