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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벚꽃 - 조상진

벚꽃은 원래 한국과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에 분포했다. 하지만 해마다 4월이면 미국 워싱턴D.C.도 벚꽃으로 덮이곤 한다. 포토맥 강을 낀 워싱턴 공원과 제퍼슨 메모리얼을 중심으로 4000여 그루가 하얗게 또는 분홍빛으로 물들어 장관을 이룬다. 인근 지역까지 10만 그루가 넘게 자라고 있다.

 

이때 열리는 국립벚꽃축제(National Cherry Blossom Festival)는 세계적인 볼거리중 하나다. 미국은 물론 각국에서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벚꽃을 보기 위해 모여든다.

 

이 벚꽃 군락은 미국의 24대 대통령 윌리엄 태프트의 부인이 일본 방문시 벚꽃을 보고 감탄하자, 이에 대한 답례로 1912년 3000여 그루를 전달하면서 시작됐다. 한때 일본의 진주만 공습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으나 이승만 박사가 "벚꽃은 일본 꽃이 아니라 한국이 원산지"라며 구명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일본은 국화(國花)가 없으나 벚꽃이 그 대접을 받는다. 남쪽의 아열대 섬 오키나와가 1월에 꽃이 피기 시작해 북쪽의 섬 홋카이도는 5월에 가야 꽃이 핀다. 그 사이 도쿄, 교토, 오사카 등은 하나미(花見·벚꽃놀이)로 들썩인다. 마치 소풍철과 같다. 정원 공원 등에 일찍부터 돗자리를 깔고 음식과 술을 들며 즐긴다. 그런 풍습이 수백년을 내려왔다. 특히 절이나 성(城), 신사 등과 어우러진 명소에 저녁 조명이 켜지만 황홀경 그 자체다.

 

우리나라의 벚꽃은 일본보다 유서가 깊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승려 충담의 앵통(櫻筒) 기록(765년)이 세계 최초의 벚나무 기록으로 알려져 있다. 산림청 임업연구원은 2001년 DNA 분석을 통해 왕벚나무의 원산지가 제주 한라산이며 이것이 일본으로 건너간 것을 밝혀냈다.

 

우리나라도 곳곳이 벚꽃 명소다. 서울 여의도 윤중로를 비롯 속리산, 동학사, 제천 청풍호, 강릉 경포대, 전남 월출산, 울산 언양, 섬진강 일대, 경주, 하동-쌍계사 등이 유명하다. 도내 명소도 이에 못지 않다. 모악산 금산사, 무주 구천동, 전주-군산간, 완주 송광사, 정읍천변, 진안 마이산 벚꽃이 일품이다.

 

벚꽃은 두번 보아야 제격이라고 한다. 만개할 때의 화려함과 질 때의 아쉬움이다. 요즘 꽃구름처럼 피어났던 벚꽃이 꽃비처럼 떨어진다. 그 뒤에 파릇한 잎새들이 머리를 내밀고 있다.

 

/조상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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