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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당선인의 오만 - 백성일

선거에서 승리의 기쁨을 뭐라 표현해야 할까.3년 묵은 체증이 확 내려 갈 정도로 상쾌하고 통쾌하고 유쾌할 것이다.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모를 일이다.선출직이 된다는 것은 가문의 영광이다.그만큼 가치 있는 일이다.경쟁율로 따지면 별 것 아니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복잡 다단하다.살아온 전 과정을 통째로 내걸고 심판을 받아야 하므로 그만큼 어렵다.선거는 3대(代)를 평가한다고 한다.

 

도지사 교육감 시장 군수 교육의원 도의원 시군의원 등 지방권력자가 새로 선출됐다.젖 먹던 힘까지 써서 당선된 사람은 승자로서 여유가 있겠지만 패자는 정신적으로 공허함에 휩싸일 수 있다.역전 드라마가 연출됐던 교육감 선거는 두고 두고 그 결과가 인구에 널리 회자될 것이다.단판 승부를 엮어낸 김승환당선인은 본인도 그 결과에 놀랐을 것이고 줄곧 여론조사에서 1위를 했다가 낙선한 오근량후보는 교육감 자리를 마치 도둑 맞은 느낌이었을 것이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기쁘다고 마냥 기뻐할 일도 아니고 슬프다고 슬퍼할 일만도 아니다.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다.조금만 교만하고 목에다 힘줬다가는 그냥 나락으로 떨어진다.지역 정서도 변해 가고 있다.예전 같지 않다.지금 당선인들은 오색영롱한 무지개 빛 속에서 꽃가마만 타고 있을 때가 아니다.초심을 가다듬어야 한다.자신의 공약을 어떻게 실천할까를 고민해야 한다.

 

국회의원들이 이번 선거를 앞두고 공천 과정에 잘못 개입했다가 역풍을 맞은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태산이 높다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대선 후보였어도 겸손하지 않으면 한방에 나가 떨어질 수 있다.밖으로 나타나는 겸손보다는 안으로 풍기는 겸허함이 더 중요하다.겸손이라는 라틴어 'Humilitas'는 어원적으로 '땅' 혹은 '흙'으로부터 왔다.땅에는 차별이 없다.겸손한 사람 역시 성이나 지위,빈부,인종 등을 따지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인다.

 

주역의 15괘가 겸괘(謙卦)다.겸괘는 땅 아래에 높은 산이 있는 형상으로 겸손함을 상징한다.선거에 승리해서 오늘의 결과에 만족하고 오만에 빠지면 패망의 지름길로 접어든다.힘 있는 자는 겸손해야 산다.

 

/백성일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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