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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1년간 폐쇄'…애매모호한 약수터 안내문

전주 학산 음용부적합 알림…오해 소지있어 시민들 혼,란 일부 마신뒤 복통 호소도

14일 오후 지정 폐쇄된 전주시 학산약수터에서 시민들이 약수를 마시고 있다. 이강민(lgm19740@jjan.kr)

전주 학산에서 길을 잃고 1시간여를 해매다 약수터를 만났다. 땀은 줄줄 흐르고, 목은 타던 터라 물을 뜨는 사람들 틈을 비집고 들어가 한 바가지 가득 약수를 시원하게 들이켰다.

 

아뿔싸! 학산약수터는 수질검사 결과 부적합한 음용수로 판명된 곳. 그래서 전주시 지정약수터에서도 제외된 상태다. 하지만 시민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약수터 정면에는 부적합한 음용수임을 알리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었지만 애매모호한 문구가 오히려 시민들의 혼란만 가중시킬 따름이었다.

 

14일 낮 12시 학산약수터에는 중년의 남성이 물통 한가득 물을 담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간간이 지나가는 등산객들도 약수를 떠 마시며 갈증을 달랬고, 약수를 담아가기 위해 물통을 들고 찾아오는 시민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유해한 균이 검출돼 음용수로 부적합한 것을 아느냐는 질문에 대해 시민들의 절반은 '그렇다'고, 나머지는 '잘 모른다'고 답했다. 문제는 약수터 정면에 설치된 안내판 때문에 발생하고 있었다.

 

'학산 약수터는 전주시의 수질검사 결과 2008년 7월부터 1년간 부적합 음용수로 판정되어(중략) 지정 약수터를 폐쇄하였습니다'라는 문구가 2009년 9월 설치된 안내판에 적혀있다. 2009년 7월부터는 음용을 할 수도 있다고 해석할 여지가 다분하다. 학산 약수터는 2009년 9월 4일 물을 떠 수질검사를 한 결과 총대장균군이 검출돼 부적합 판정을 받은 상태다. 하지만 이같은 내용은 약수터 옆에 설치된 또 다른 안내판에 부착된 A4용지에 작게 적혀 있을 따름이다.

 

주민 유모씨(46)는 "매일 오후 시간 선선해지면 할머니들이 약수를 뜨기 위해 장사진을 펼친다"며 "음식점에서도 이곳에 물을 뜨러 온다"고 말했다.

 

인근에 사는 70대 할머니는 "산에 갔다 올 때마다 한 바가지씩 약수를 떠 마셨는데 열흘 전 쯤 복통이 심하게 나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갔다 온 뒤로는 약수를 마시지 않는다"며 "다른 할머니들은 식수 삼아 물을 떠가는데 큰 탈이나 나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말하며 불안해했다.

 

전주시 맑은물사업소(옛 전주시 상하수도사업소)에 따르면 전주시 지정약수터는 좁은목과 완산칠봉약수터 2곳이다. 이전에는 학산약수터도 속했지만 수질검사결과 유해한 균이 지속적으로 검출됨에 따라 제외됐다.

 

또 좁은목과 완산칠봉약수터에는 자외선 살균기를 설치해 여름철에도 유해한 균이 잘 검출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지난 5월에는 좁은목 약수터에 4800만원을 들인 정비사업을 진행해 약수관, 조명등 교체와 배수로 정비, 자연석 쌓기, 화단 교목 식재 등을 진행해 현재 사업을 마친 상태다.

 

하지만 학산약수터는 지정약수터에서 제외돼 올해부터는 수질검사도 하지 않고 있다.

 

등산객 이진경씨(74·전주시 평화동)는 "균이 검출됐다고 무조건 약수터를 폐쇄할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자주 이용한다면 수질 개선을 위한 투자를 하는 것이 전주시가 해야 할 일이 아니냐"고 꼬집으며 "폐쇄 안내문이라도 제대로 적어놓아야 피해를 입는 시민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주시맑은물사업소 관계자는 "학산약수터에 자외선 살균기를 설치하려 했지만 이 터가 종중 땅이라 허락을 얻지 못했다"며 "현재는 지정 약수터에서 해제돼 전주완산구청에서 관리하고 있는 상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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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훈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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