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 20일 한국이 최고의 고가 명품 소비시장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다. 그리고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경우, 고가 브랜드 제품 소비에 따른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이 불과 5%에 불과했다고 한다.
명품 브랜드 소비에 대해서 일본인의 40%가, 중국인의 38%, 미국인의 27%가 나쁜 행위라고 생각한 반면 한국인의 경우, 22%만이 나쁜 행위로 간주했다고 한다. 비싼 명품 구입에 따른 도덕의식이 다른나라 사람들에 비해 약함을 드러냈다. 경기가 나쁠수록 역으로 명품 고가 상품이 더 잘팔리는것도 한국시장의 특징이기도 하다.
한국인의 명품 브랜드에의 집착 현상은 여려 원인이 있겠지만 부(富)의 과시욕과 신분 상승에의 욕구 표현이 아닐까 한다. 여기에다 과거 사치의식의 연장이기도 할것이다. 중종실록(中宗實錄)도 그 당시 사대부(士大夫)들이 초구(貂?)나 사라(紗羅)로 몸치장을 하고 옥개(屋蓋)없는 가마는 창피하다 하여 타지 않으려는 성향마져 있음을 개탄하고 있다.
여자들 역시도 머리 사치가 심하여 요란스런 가발을 못하도록 금령까지 내렸다고도 한다. 정종실록(正宗實錄)에 의하면 손에 들고 다니는 부채가 배 8,9필 값과 맞먹는 중국의 명나라 것이 유행했다는 것이다. 인조(仁祖)때는 사치가 어찌 심했던지 심지어 가마꾼마저도 우리나라에서 생산되지도 않는 금단(錦緞)을 입었다고 한다.
조선 사회에서는 결혼 적령기를 놓친 선비의 딸들이 항상 큰 사회 문제였다고 하는데 지방의 목민관은 이 혼기(婚期)를 놓친 처녀 총각들을 시집 장가를 보내주는 일도 그 임무의 하나였다. 그런데 처녀 총각들이 결혼 적령기를 놓치는 큰 이유는 결혼 예물로 중국에서 수입하는 사치스런 당물(唐物)을 사용하는 관례를 감당할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조선사회 한편에서는 선비정신이 살아있어 청빈(淸貧) 생활을 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이와 반대 현상도 있었던 것이다.
사치병은 최고의 상품만을 상품으로 인정하는 심리이다. 이런 심리에 편승해서 최고를 나타내는 외래어가 우리 주변에 범람한다. 예를 든다면 로열,골드,슈퍼, 디럭스, 프레지던트이다. 명품 브랜드 사용으로 인한 우월감만이 행복감은 아닐것이다.
/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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