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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백두산 관광' - 이경재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의 태산(泰山)과 화산(華山), 형산(衡山) 항산(恒山) 숭산(嵩山)은 중국에서 가장 유명하다 해서 이른바 오악(五岳)으로 불린다. 그런데 지금은 황산(黃山=1864m)이 더 주가를 높이고 있다. "오악을 보고 온 사람은 평범한 산이 눈에 들지 않는다. 그러나 황산을 보고 온 사람은 그 오악도 눈에 차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기송(奇松)과 기암(奇岩), 운해(雲海) 세가지를 '황산 삼기'(三奇)라 했고 여기에다 온천을 넣어 '황산 사절'(四絶)로 부르기도 한다.

 

중국 개혁개방의 설계자인 등소평은 1979년 7월 황산을 시찰한 뒤 "큰 희망을 갖고 황산을 세계에 알리라"고 지시했다. 그 뒤 황산은 엄청난 투자가 이뤄졌다. 지금은 중국인은 물론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명산이 됐다. 등소평은 관광객들에겐 놀랄만한 감동을, 나라에는 돈 버는 계기를 선사한 것이다.

 

우리의 영산 백두산(2750m)도 관광객으로 치면 이들 산에 뒤지지 않는다. 주말이면 1만여명까지 몰린다. 하지만 관광이 허용된 곳은 중국 쪽 뿐이다. 천지를 둘러싼 16개의 봉우리중 6개는 중국에, 7개는 북한에 속해 있고 나머지 3개는 공동 영역이다.

 

중국 길림성은 수백대의 버스와 짚차를 동원해 관광객들을 실어나르며 엄청난 수입을 챙기고 있다. 길림성 장백산관광교통유한공사는 관광사업을 주관하며 첫 매표소에서 268위안, 두번째 매표소에서 80위안을 받고 있었다. 우리 돈으로 대략 1인당 6만6천원을 입장료로 받는 셈이다. 버스와 짚차를 번갈아 타며 50여분간 이동한 뒤 북측코스는 100여m를 걷고, 서쪽코스는 1236개 계단을 오르면 천지에 도착한다.

 

매년 한국 사람들이 백두산 관광을 하느라 중국에 뿌리는 돈은 천문학적이다. 반면 그에 상응하는 대접도 받지 못하면서 안전마저 위협받고 있다. 안개 때문에 가시거리 50m도 안되는 꾸불꾸불 오르막 2차선 도로를 시속 70km로 달리는 판이다.

 

백두산 직항로를 통해 천지를 관광한다면 북한은 돈을 벌어 좋고 관광객은 비용을 절약하면서 훨씬 안전한 관광을 할 수도 있다. 10.4공동선언은 이미 백두산 관광을 명문화했는 데도 뒷걸음치고 있다. 등소평이 황산을 제일명소로 가꾼 것이 31년 전의 일인데 김정일은 왜 그렇게 하지 못하는가.

 

/이경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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