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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전북 몫 - 백성일

독재정권 시절에는 유별나게 관제데모를 많이 했다. 정통성이 약한 정권이라서 국민의 관심을 비정치적인 것으로 돌리기 위해 관 주도로 데모를 했다.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특수한 상황이라서 안보 관련 데모가 단골 메뉴였다. 학교나 행정 조직을 통해 강제로 사람을 동원했다.누구 하나 참가 못하겠다고 군소리도 못했다.정권안보를 위해 했던 관제 데모의 기억을 떠올리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요즘 도내는 LH 본사 유치로 뒤늦게 지역이 후끈 달아 올랐다. 조용하고 거룩하기만 했던 전북에 격랑이 일고 있다. 거리마다 유치 플래카드가 넘실대고 시내버스와 택시 등에도 '전북 몫을 찾아야 한다'는 문귀가 나붙겨 있다. 모처럼만에 관변단체들이 밥값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김황식총리의 26일 전북 방문을 앞두고 전북인의 의지를 한데 결집시키기 위해 24일 대규모 궐기대회가 예정돼 있다. 그러나 통 반장들을 참가시킨 이같은 관제데모가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전북은 그간 산업화가 미진해서 지역 발전이 다른 지역에 비해 크게 뒤졌다.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어 젊은이들이 고향산천을 등지고 타지로 떠난다.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 새만금사업도 외곽방조제만 막았지 내부개발이 언제 끝날지 하대명년이다. 현 정권이 말로만 관심을 갖는척 하지 진정성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4대강 사업에 밀려 우선순위에서 뒤쳐졌다.

 

지난 두 정권 때가 사실상 전북발전의 호기였지만 이를 살리지 못했다. 정치인들은 제각기 정권에 붙어서 고위직을 지낸 정도로 끝났다. 결국 지역만 낙후돼 타 지역과 격차만 벌어졌다. 지금 바깥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전북은 잠자는 것이나 다름 없다. 정치력 약화가 제일 크다. 시중에서는 김완주지사도 말로만 사즉생(死卽生)을 외칠 것이 아니라 이완구 충남지사가 세종시 건설에 반대할 때처럼 지사직을 걸고 강력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정부도 LH 본사 유치 문제를 지역감정의 해결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야 망국병이 서서히 치유될 수 있다. 특히 정부가 낙후도를 고려해서 LH 본사를 전북으로 유치하면 명분과 함께 실리도 챙길 수 있다. 아무튼 인구수와 정치적 고려를 통해 LH본사 유치문제가 잘못 매듭되면 전북 도민들의 엄청난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 백성일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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