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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눈먼 보조금 - 백성일

요즘 전주 서민들이 더 뿔났다. 시내버스가 파업해 아침 저녁으로 버스 기다리느라 승강장에서 추위에 덜덜 떨고 있기 때문이다. 겨울에 찬 바람 맞고 버스를 기다릴때는 왠지 부아가 치민다. 성미가 급한 사람은 기다려도 차가 오지 않으면 택시를 잡아 타는 바람에 부담만 는다. 전세버스를 대체 투입했지만 불편은 여전하다. 서민들은 어디다 하소연도 못하고 경제적 약자라서 약만 오른다. 겨우 내뱉는 말이라곤 개XX들이라고 볼멘소리를 한다.

 

시내버스 파업으로 서민들만 괴롭다. 가진 사람들은 시내버스 파업에 따른 불편이 어떠한지 관심도 없다. 오불관언이다. 하루 14~16시간 꼬박 일해도 월급으로 150만원 밖에 받지 못하는 조합원들이 기습 파업을 벌였지만 사측에서 끄덕도 안해 여론만 악화되고 있다. 전주시내 5개 시내버스 회사들이 연간 시로부터 자그만치 100억원의 보조금을 받는다. 여기에다 2005년부터 경전철 도입을 위해 손실 보조금으로 해마다 15억원씩을 받았다. 그렇다면 운전사들도 먹고 살게는 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자가용이 보급되기 전만해도 운수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승객이 넘쳐 났다. 돈 세는 맛으로 사업했다고 한다. 부자 가운데 운수업 사장들이 많았다. 현금이 많아 위세가 당당했다. 차 한대만 굴리면 차 한대 늘리는 것은 일도 아니었을 정도로 돈 버는게 쉬웠다. 전주시내 버스는 출 퇴근 때마다 항상 콩나물 버스였다. 비좁은 공간에다 마구 승객을 짐짝 넣듯이 태우고 다녔다. 태워 주는 것 만으로도 감사했다. 서비스 같은 것은 생각지도 못했다.

 

이번 파업은 어느 정도 예상 됐었다. 쥐꼬리만한 월급 갖고서는 살 수 없다는 조합원들의 현실 인식이 비등점에 올라와 있었다. 문제는 시가 너무 업체 편에서 행정을 해왔기 때문이다. 5개 버스업체 대표들로 구성된 시내버스공동관리위원회가 요구만 하면 모든 걸 수용해줬다. 그간 시민과 각계 전문가가 포함되지 않아 누구 한테도 간섭 받지 않았다. 시가 특히 1억 들여 시내버스 경영진단 용역을 실시한 것은 보조금을 주기 위해 근거 자료를 만든 것 밖에 안된다.

 

아무튼 시 보조금이 눈먼 돈이 아니라면 시의회에서 사용 내역을 샅샅히 파헤쳐서 그 결과를 공개토록 해야 한다.

 

/ 백성일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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