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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공동선(共同善) - 조상진

새해를 전후해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와 장하준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를 읽었다. 그리고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를 봤다. 한결같이 재미있고 유익했다. 특히 영화는 감동 그 자체였다.

 

이들의 밑바탕에는 공동선(共同善) 즉'더불어 살기'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어찌 보면 메마르고, 개인의 행복만을 추구하는 세태에 울리는 경종과도 같았다.

 

두 권의 책은 지난해 사회과학 서적으로는 이례적으로 베스트 셀러 1·2위를 차지했다. 그럴만 했다. 익히 알려진 친근한 사례를 들어 쉽고 친절하게 설명하기 때문이다.

 

우선 '정의란 무엇인가'는 매년 1000여 명의 하바드대 학생들이 연속 수강할만큼 명강의다웠다. 아리스토텔레스에서 벤덤과 밀, 이마뉴엘 칸트, 존 롤스를 자유자재로 오간다. 그러면서 가격폭리, 상이군인훈장, 구제금융, 아프가니스탄 사태, 징병제, 대리출산, 매춘, 소수집단 우대정책 등을 예로 들며 행복과 자유, 미덕을 설명한다.

 

결국 샌델은 "정의란 미덕을 키우고 공동선을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다음'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는 주류경제학이 내거는 통념에 일대 반격을 가한다. 첫장부터'자유시장이라는 것은 없다'며 시작하는 것이다. 1980년 대부터 세계를 지배해 온 자유시장 이데올로기와 신자유주의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한다. 기업은 소유주의 이익을 위해 경영해선 안되며, 강대국이 주장하는 자유시장 정책의 허구성, 보수를 너무 많이 받는 미국의 경영자들을 통쾌하게 무너뜨린다. 이어 제조업의 중요성과 정부의 역할, 덜 효율적일 필요가 있는 금융시장 등을 주장한다.

 

선진국과 후진국, 부자와 가난한 자가 함께 살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며 "이제 불편할 때가 왔다"며 끝맺는다.

 

그리고 '울지마 톤즈'는 슈바이처 못지않은 삶을 살다간 이태석 신부의 얘기다. 그는 의대를 졸업하고 다시 신부가 되어 아프리카 수단의 작은 마을 톤즈에서 내전과 가난에 지친 원주민을 위해 8년간 헌신하다 48세의 젊은 나이에 대장암으로 삶을 마감한다. 그곳에서 그는 의사였고 선생님이었고 건축가였고 브라스 밴드를 만든 지휘자였다.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을 대하는 것이 바로 나를 대하는 것"이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한 것이다.

 

새해에는 '나누는 삶'이 더 많았으면 한다.

 

/ 조상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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